다시 대학생이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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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시 대학생이 된다면 뭘 할까.

사실 대학생이라는 신분이 딱히 많이 뭘 할 수 있는 것 같진 않다.

알바도 좀 하고

여행도 좀 가고

동아리 활동도 하고

봉사활동 좀 해보고

대외활동 좀 하고

술 마시고 당구 치고 미팅도 좀 하고 소개팅도 하고

연애도 좀 하고

뭐 랩실 들어가거나

과제 좀 하고

시험기간에 밤도 좀 새고

또 뭐 있나.. 왤케 대학생이 뭘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지.

아니다. 사실 취준생이나 사회인보다는 할 수 있는 게 훨 많다.

다시 대학생이 된다면 너무 불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좀 차분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꾸려가면 좋을 것 같다.

난 너무 방탕했고, 부르는 술자리는 마다하지 않았으며,

출석 체크를 한 뒤엔 몰래 빠져나와 당구장으로 향했다.

차라리 진득하게 혼자 있는 시간을 많이 가져보는 것이 대학생에게는 좋은 것 같다.

나중 되면

혼자 있을 시간이 별로 없다.

책 읽고.. 책도 딱 대학생 때 읽으면 좋은 책들이 많다.

나이 먹어서 읽으면 도움도 안 되는 책. 대학생들 읽으라고 쓰여진 책들..

추천은 못한다. 나는 못 읽었기에 뭐가 좋은지 모른다.

학과 공부도 벼락치기 안 하고 진짜 호기심이 동해서 해보고..

교수님 찾아가서 물어보고... 진로 얘기도 나누고..

나는 다시 대학생이 된다면 뭘 하면 좋을까.

일단 장학재단에서 학기당 150만원씩인가 빌려주는데

그걸 8학기를 다 빌릴 거다. 그럼 1200만원이다.

그걸로 뭘 좀 해보든가 하면 좋을 것 같다.

취업하고 나면 갚으면 되니까.

내가 다시 대학생이 된다면.. 아마도 잘 모르겠다.

학생도 아닌 것이 사회인도 아닌 것이

중간자적인 존재로 방황했던 느낌이 강하다.

개강은 항상 묘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덜 묘했다.

졸업 조건 만족하려고 몇 달 개고생 하고 자기소개서나 쓰고 그랬지.

확실히 대학에서는 친구들을 한명한명 깊게 사귀는 것보단

그냥 한 무리에 섞여 들어가는 것이 나중에 사회나와서 좀 더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건 잘 모르겠다. 나는 좁고 깊게 사귀었음.)

정보 같은 거라든가, 사회에 나가서는 친구를 새로 사귀기 힘들기 때문에

대학 친구들이 '친구'가 된다.

어떤 느낌이냐면..

대학생 때는 '대학교 친구보단 중고등학교 친구지' 하지만

사회인 때는 '직장 동료보단 대학교 친구지'가 되는 것 같당.

개강 화이팅-!

개강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