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가 말하기를 "근래에 옥천산에 삼랑신(三郞神)이 내려왔는데,

귀졸을 다스리고 병마를 제압하니, 그 영험함이 대단한 역신(疫神)이라 합니다."고 하였다.

육손은 본래 "선비가 어찌 귀무에게 의존하겠는가?"며 거절하였으나,

약을 써도 병에 차도가 없자 결국 무당을 불러 굿을 하게 되었다.

육손이 부하를 시켜 무당을 부르자, 삼랑신을 섬기던 여무(女巫)가 찾아와서

굿을 하다 갑자기 신(神)이 내렸는데, 여무가 눈을 하얗게 뒤집더니,

얼굴이 갑자기 대추처럼 붉어지고, 굵은 남자 목소리로 호통을 치는 것이었다.

"육백언아!

네가 군주에게 신의(信義)를 어겼거늘 감히 살고자 하느냐!

신하는 감히 군주 앞에서 두 마음을 품어서는 안되거늘,

너는 궁중의 말을 쥐새끼처럼 엿듣고 누설하였으니,

너는 저자거리에서 기시되어야 마땅한 난신적자이니,

너를 오늘 죽이고야 말겠다!"

육손이 여무의 목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얼굴이 하얗게 되어 피를 토했다.

"이는 관우의 목소리가 아니냐!"

옥천산의 삼랑신은 관삼랑(關三郞)이라 하는데, 

관우가 죽은 뒤 그곳의 신령이 된 것이었다.

"관장군은 부디 노여움을 푸십시오. 제가 장차 장군의 묘를 손질하겠습니다."

육손이 놀라서 혼절하려 하자, 아들 육항이 와서 육손을 부축하며, 관우의 신령에게 호소하였다. 

"네 아들은 효자이니 그의 충효를 봐서 오늘은 살려주겠다."

그러자 관우의 형상으로 소리치던 여무가 즉시 혼절하며 관우의 신이 떠나게 됐다. 

육항은 기절했다 깨어난 여무를 돌려보내고, 병사들을 보내 삼랑묘를 수리하도록 했다.

육손은 관우의 신령에게 꾸지람을 듣자 부끄러움을 느꼈고,

병이 깊어져서 끝내 일어나지 못하고 마침내 죽고 말았다.

형주 사람들은 "관우가 여몽을 저주해 죽이고, 육손도 죽게 했다."고 수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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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병신 GOAT는 관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