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중국 무술 쿵푸 하면 태극권, 팔괘장, 형의권, 당랑권 같은 북소림류가 주종이였다.

중국 현지에서든 국내에서든 북소림권을 수련하는 사람들은 은근히 남방권(남소림)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중에 특히 영춘권은 더욱 무시받고 천대 받았었다. 영춘권은 참장/기마식 같은 낮은 자세와 투로(鬪路/形)위주로 수련되는

대부분의 중국 권법들의 체계와는 다른점이 많았다. 그리고 여자가 창시하였다는 전승도 한몫을 더했다.

또한 옛날엔 영춘파는 도장을 세워 대중들에게 널리 전파하려하지 않았던 탓도 있어서 영춘권은 중국 대륙에서 인기가 별로 없었다.

물론 현재는 불산과, 홍콩에서 대중적으로 제자들을 길러낸 엽문의 활동과 액션 스타 이소룡 덕분에 세계적으로 명성이 있는

권법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북소림 권법을 수련하는 사람들중에는 남권 특히 영춘권을 무시하는 사람들은 여전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한국 쿵푸계 원로들중 하나인 인천 팔괘장의 노수전의 아들 노수덕 노사가 제자들을 선수단으로 꾸려 대만에 간적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선수단은 엽문의 조카인 노문금 노사의 영춘권을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노수덕 노사는 저런 질떨어지는 무술은 쳐다보지도

흥미를 갖지도 말라며 영춘권을 평가절하 하였다한다. 당시 노수덕의 선수단으로 참가했던 어떤 관장님도 듣도 못했던 영춘권을 보고 나서

우뚝하니 꼿꼿히 서서 팔만 허우적 거리는 듯한 투로들을(소념두나 표지를 본듯하다.) 보면

무슨 강시춤 같기도 해서 무술의 풍격이 없어보이긴 했었다고 말한적이 있었다.

팔괘장이나 태극권 형의권 당랑권 소림권 같은 거에 익숙해져 있던 당시 한국 쿵푸계 사람들에겐 영춘권은 생소하고 괴이해 보였을 것이다.

몇년전에 내가 무기술 일부에 관심이 있어서 일산쪽에 위치한 중국무술(쿵푸/우슈) 도장을 방문한적이 있었는데 내가 영춘권을 수련했다하니

영춘권보다는 태극권이나 형의권 같은것이 깊이가 있다며 그런 깊이 없는 무술은 하지말라고 나에게 조언이랍시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뿐만이 아니다. 내가 아는 어떤 영춘권 수련자는 태극권에 관심이 좀 있어서 교대 부근 어디 도장에 방문을 했다가 영춘권을 했었다 하니

멸시를 받고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내가 말한 일화들 처럼 북소림권 북방권법들을 했던 다수의 사람들은 하나 같이 영춘권을 평가절하고 무시를 했다.

(특히 태극권사들이 매우 심했는데 태극권사들은 영춘권 뿐 아니라 다른 외가권으로 분류되는 권법들을 다 평가절하는 모습들을 많이 보여왔다.

특유의 뜬구름 잡는 소리를 잘하며 타문의 권법들을 깎아내리기에 바뻤다. 물론 모든 태극권사들이 다 그런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다만 홍가권 같은 남소림권을 수련한 사람들 다수는 영춘권에 대한 진가를 잘 알고 있었고 대우를 해주었다.

다행히 2000년대 초중반 쯤되어 점점 영춘권에 대한 인지도가 생기고 영춘권 도장들이 생겨나니 그제서야 몇몇 기존의 다른 쿵푸 도장들도 관심을

겨우 갖기 시작했던것 같다. 앞으로 국내에 영춘권에 대한 인지도가 더욱 많아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