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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의외로 마녀사냥 꽤 성행한 문화권...

ㅇㅇ(125.186) 2023.08.20 00:53:18
조회 539 추천 11 댓글 1
														

예케 몽골 울루스



물론 근세식은 아니고 중세식



중세 이슬람/기독교, 또는 한족 역사가들은 몽골 샤먼(qam)들의 '요술'을 한데 뭉뚱그려서 인식했지만, 몽골인들 본인은 공인된 샤먼의 의식과 '금지된' 요술쟁이의 마술(sihr) 사이를 엄격히 구분했고, 샤먼들의 일 중에는 이런 '불법' 마술사를 때려잡는 일도 있었음. 예컨대 몽골 관습 중에는 횃불 둘 사이를 지나 정화되는 의식이 있는데, 이건 '마술이나 독을 예방'하기 위해서 한거고, 당대 몽골인들은 실존하는 물리적 위협인 독과 마술 사이를 분간하지 않을뿐더러, 실제 존재하는 독도 샤먼의 의식으로 정화하려 했음



이렇게 나쁜 마술이 존재하는걸 믿은 몽골 제국은 13세기 중반에 일련의 마녀사냥을 겪게 되는데, 처음에는 샤먼들이 자기 권위를 높이려고 주도한 것으로 여겨짐. 윌리엄 루브룩의 순례기를 보면 샤먼들이 자연현상을 마술의 증거로 자기가 죽이고자 하는 놈들한테 덮어씌웠단 얘기가 있는데, 프란치스코회 수사인 저자가 샤먼 극혐하는걸 감안할때, 암만 샤먼들이 사악하게 굴은 거여도, 사회적 분위기 자체가 이미 몽골인들이 '마술'에 대해 극도로 경계했기에 이런 마녀사냥을 주도할수 있던거고, 라시드 앗 딘도 몽골인들은 마술을 아주아주 혐오한다(va čūn Muġūl siḥr-rā biġāyat munkar mībāšand)고 적음. 몽골사회 외부에서 보는 역사가들이 일신교 애들이 많아서 샤먼(qam)이 마술(sihr)한다고 적을 때도 가끔 있는데 이게 엄연히 다른거였음



그리고 곧 이 '마녀사냥'은 중대한 변화를 겪는데, 원래는 샤먼들이 로컬 사회에서 적당히 만만한 하층민 담구면서 자기 위세 확인하던거에서, 탑클래스의 정쟁 도구로 바뀜. 코단을 저주한 혐의로 처형된 퇴레게네 카툰의 측근 파티마가 구육의 모후파벌 숙청 시범케이스로 스타트를 끊었고, 파티마 마술부렸다고 찌른 증인인 시라도 본인도 마술부렸단 혐의로 당해서 죽었고, 오굴 카미시도 몽케한테 마술 부렸다고 사형당했고, 훌레구의 주치계 숙청에도 (라시드 앗 딘 초판기준 발라가 - 딴 버전에선 투타르 처형) 마술 혐의가 나옴



여기서 '마술' 프레임의 유용성을 엿볼수있는데, 파티마 같은 노예출신이야 그렇다고 쳐도, 앵간하면 '그냥 적대파벌이라 그랬다' 정도로 대놓고 죽이기는 좀 거시기한 고귀한 혈통 거물들도 어차피 물리적 증거 같은거도 있을리 없어서 증인(보통 상대방측 하인 한둘 빼오는 패턴이 일반적으로 보임)의 눈물만이 증거인 '마술' 죄목을 갖다붙여 죽이면, 어느 정도 몽골사회를 납득시킬 명분이 됐음. 칭기즈 칸이 구전했다던 야사에서 금지한 거라, 일단 마술로 누구 저주했으면 죽이긴 해야지... 의 분위기가 조성되었기 때문



특히 일칸국에서 이런 고위층 마녀사냥이 꽤 히트했는지 아르군 칸 때도 궁정 샤먼들이 칸의 건강악화를 마술 탓해서 토가차크 카툰 외 여자 수 명을 강에 던져죽였다는 얘기도 있고 그럼




Konstantin Golev, Intra-Mongol Diplomacy and Witch-Hunt during the Dissolution of the Empire: the Witchcraft Trial at the Court of Hülegü


Konstantin Golev, Witchcraft and Politics in the Court of the Great Khan: Interregnum Crises and Inter-factional Struggles among the Mongol Imperial Elite. The Case of Fāṭima Khat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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