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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명청대 북경 천단의 변천과정

ㅁㄴㅇㄹ(125.138) 2023.09.05 15:59:06
조회 94 추천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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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초에 홍무제는 대사전(大祀殿)을 건립했는데,

현재 천단 기년전의 상징적이고 특이한 모습의

'원형 삼중지붕' 모습과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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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대사전은 평범하게 '장방형 전각'의 모습이었으며,

명대 초기에는 '대사전 내부'에서 천자로서 제사를 지내고 있었다.


사진 참고 : https://4travel.jp/travelogue/11508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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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대 말기·청대에는 전각 외부의 환구단에서 천제(대사)를 지냈던 것과 달리,

명대에는 대사전 내부가 대사의 공간으로 쓰이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홍무제 역시 처음에는 환구와 방택에서 야외 대사를 지내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대사를 지낼 때마다 이상할 정도로 비가 자주 내렸던 것이다.


야외에서 대사를 지낼 때마다 비를 자주 만난 것은 어쩔 수 없는게,

홍무제 시기에 명나라의 도읍인 남경은 1년 내내 습하고 강우일이 많았다.

거의 1년 내내 매달 강우일이 10여일 전후가 되므로, 야외 제사를 지내다가는,

크든 작든 비를 맞게 될 확률이 매우 높았던 것이다.


제사를 지내며 자꾸 비를 맞게 되자,

홍무제는 이를 '잘못된 예제 탓으로 벌어지는 재이'라고 주장하며,

대사를 지내는 예제의 변혁을 시도했는데,

본래 원구(圜丘)와 방택(方澤)으로 나눠서 지내던 천지제사를,

「아버지는 하늘 어머니는 땅(父天母地)」이라는 논리로 합사하고,

대사전의 실내에서 지내는 것으로 제도를 바꾸었던 것이다.


사실 이것은 '고대로부터 이어진 예법'을 어기는 상당히 파격적(!)인 변혁이었지만,

안휘성에서 태어난 주원장이 고향이 비가 자주 내리는 날씨라는걸 모를 리도 없고,

역시 고대로부터의 예전라고 하는데 자꾸 비 맞으니까 화딱지가 나서 바꿔버린게 아닌가 싶다.


물론 신하들은 열받은 주원장의 성질을 거스르면

뼈와 살이 분리되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인지,

상당히 파격적으로 예제를 바꿨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반발은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조카 건문제를 몰아내고 황제가 된 영락제는

남경보다 많이 건조한 기후인 북경으로 천도를 하게 되지만,

대사전의 제도는 홍무제를 그대로 계승하여,

남경의 대사전과 같은 평범한 건물에서 대사를 지내게 됐다.



또 다시 시간은 흘러서, 이 제도를 전환한 것은 명 세종, 가정제였다.


가정제는 명나라의 각종 예제를 전환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홍무제 때의 예전을 고쳐서, '천지분제'를 하였다.


대사전에서 실내 제사를 지내던 명대 초기의 예전에서,

고대로부터 제단으로 지내던 예전으로 돌아간 것이다.


또 이 때까지 태조(홍무제)·태종(영락제)를 천단에서 병배(並配)하던 것을,

영락제를 성조로 높히면서 병배에서는 제외하였고,

태조 홍무제만이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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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전은 가정제 때, 지금의 기년전과 같은 형식의, 독특한 3단 원형지붕의 건물로 바뀌게 된다.


다만, 이 때는 지금과 디자인이 조금 달랐는데, 지금의 기년전은 단일한 청가와를 쓰지만,

가정제 때 만든 대사전은 3단 원형 지붕이라는 기본적인 디자인은 같지만,

지붕을 이루는 기와의 색이 각 층마다 달라서, 이 합성 사진의 이미지처럼,

청색, 황색, 녹색이었으며, 또 최상단을 장식하는 구리 기둥이 없었다.


상단 지붕은 청색 기와로 '하늘'을,

중단 지붕은 황색 기와로 '땅'을,

하단 지붕은 녹색 기와로 '만물'을 상징했다.


이렇게 독특한 미학 센스를 반영하여 대사전이 만들어졌다.



가정제 시대에는 고대의 제도를 참조하여, 

남쪽의 천단과 북쪽의 지단으로 별도로 분리되었고,

동쪽과 서쪽에는 일단, 월단을 각각 설치하여,

명나라는 천지일월, 4개의 단을 만들게 되었다.



지금의 기년전은 청나라 때 고친 것으로,

삼색이던 기와를 모두 청색으로 통일했으며,

꼭대기의 구리 장식물도 본래는 없었는데,

천하를 통일한 청나라의 무력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달아놓은 것이다.


그리고 본래 대사전이던 이 건물은 기년제를 지내는 '기년전'이 됐다.


이렇게 대충 우리가 지금 보는 형태의 천단 구조는 청나라 때 완성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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