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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명동성당 건축과정의 우여곡절

ㅁㄴㅇㄹ(125.138) 2023.09.06 13:17:54
조회 109 추천 0 댓글 0
														

영희전(永禧殿)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aks.ac.kr)


원래 명동대성당 터는 판서를 지낸 윤정현의 저택이 있던 자리로 바깥채만 60여 칸에 달하는 커다란 규모였다. 천주교는 이 땅을 1833년 매입한 뒤 국내 정세를 살피다가 1877년 본격적인 정지작업에 들어갔다. 그러자 조선왕실은 성당 자리가 영희전永禧殿(역대 임금의 영정을 봉안한 곳)의 주맥에 해당한다는 풍수지리적인 이유를 들어 작업중지와 함께 소유권 포기를 강력히 요구했다. 열왕列王들의 영정을 내려다보고 조선 정궁을 한 눈에 조감할 수 있는 지정학적 위치가 용납 안 됐던 것이다.


3년간 계속된 분쟁이 프랑스 공사관의 중재 노력으로 왕실 측의 양보를 얻어내 착공하기에 이르렀다. 당시 조선사회에는 양옥을 지을 만한 기능공이 없어 목수, 벽돌공, 미장이 등을 중국에서 데려와야 했다. 파리 외방전도회 지원으로 완공된 성당 공사비는 6만 달러(약 150만 냥)의 거금이었다. 그때 성인의 한 달 급료가 보통 4달러였다. 축성공사를 설계 감독한 코스트 신부는 약현성당과 용산신학교도 지어 한국가톨릭 근대건축사에 중요한 인물로 기록되고 있다.


100년간의 박해 뒤에 서울 종현의 언덕 위에 ‘종현성당’이 들어선다. 1892년 착공하여 1898년 완공한다. 이보다 앞서 주교관 건물이 들어섰다. 1890년의 일이다. 건물들이 들어서기 전 1883년부터 땅을 매입했다. 1886년 한-불 수호조약 이후 1888년 6월 주한 프랑스공사로 프랑시(Collin de Plancy·葛林德)가 부임했다. 그런데 그해 조선 정부(당시 외부(外部))는 토지 소유권을 억류한다. 정부는 인근 ‘영희전’(永禧殿)의 맥을 끊기 때문에 그곳에 집을 지으면 안 된다면서 환지를 제안하기도 했다. 블랑 주교(Blanc, Joannes Marie·白圭三·1844~90)에 의해 거절되었지만, 여기에는 한-불 수호조약에 의해 서양식 성당을 지을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것이 관련되어 있다. 하지만 1890년 초(구정)에 이르러서야 억류가 해제되었다. 프랑시의 노력이 컸지만, 당시 국제관계가 복잡해짐에 따라 조선 정부의 외교적 필요성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다면 서양식 성당을 지을 수 없도록 되어 있는데 어떻게 고딕식 성당이 들어섰을까? 종현성당의 설계자는 코스트 신부(Eugène-Jean Georges Coste·1842~96)였다. 코스트는 ‘100년 동안의 박해로부터 쟁취한 종교의 자유’의 상징물을 만들고자 했고, ‘승리의 표현’이며, 비신자들에게 ‘신앙의 완전성’ 증거로 보여주고 싶었다. 코스트뿐만 아니라 1891년 2월 조선에 공식 입국한 뮈텔 신부(Gustave Charles Marie Mutel·閔德孝·1854~1933)의 ‘신앙의 자유획득 운동’도 한몫했다. 뮈텔과 코스트는 신앙의 상징은 오직 고딕성당 양식으로만 구현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경복궁, 창덕궁과 종묘를 마주 바라보는 정면의 언덕 위에 높이 서서 조선의 왕궁을 내려다보려 했던 것이다. 나아가 100년간의 박해에 보상을 받고자 했다. 그러나 이것은 요즘 세태로 봐도 영락없이 민원이 들어왔을 법한 일이었다.


근처에 태조와 세조, 원종, 숙종, 영조 등의 어진이 봉안된 영희전이 있고

궁궐을 내려다보는 건축물로서, 당시의 예법적 기준에 매우 어긋남.


프랑스 공사관의 압력이 없었으면 세워지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음.

프랑스의 압력을 등에 엎고 나서야 겨우 세워질 수 있었던 것.


최근의 이야기지만 ‘왕릉 아파트’ 같은 건축물이었던 것임.

요즘에도 어느 정도 논란이 되는데, 당시 기준이었으니까,

왕실에 얼마나 불쾌감 주는 건물이었을지는 알만함.


조선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나라였으면 

저 위치에는 세워지지 못했을 것임.

다른 위치에 세우도록 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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