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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노태돈 교수님은 연개소문 진짜 극혐하시는 듯앱에서 작성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03 13:07:03
조회 786 추천 5 댓글 9
														


정통성이 결여된 그의 정권과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그는 불가불 강압책을 쓰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며, 나아가 자신의 후계 구도에 집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에 따라 자기 아들들과 형제를 요직에 앉혔다. 아무리 귀족제사회였다고 하여도 왕이 아닌자가 귀족회의를 무력화시키고 권력을 장기간 독점하고 그 일족이 위세를 떨치니, 자연 여타 귀족들의 불만 또한 적을 수가 없는 바이다. 무엇보다 문제는 그의 정권이 일정한 제도화된 권력체계를 확립치 못하였다는 데있다. 이는 그의 사후 권력 승계의 측면에서 그 문제점을 노출하였다. 그의 아들들이 권력을 승계하였다지만, 일단 그의 아들들 사이에 갈등이 터지자 그것을 수습하는 다른 제도적인 장치가 전혀 작동하지 못하였다. 장자인 남생은 당으로, 그의 동생인 연정토는.신라로.투항하여 결정적인 파국을 초래하였다. 왕이나 귀족회의는 권력의 혼돈 상황에 대해 어떤 수습책도 강구하지 못하였다. 권력을 연개소문 1인에게 집중시켰고, 이를 강압적으로 집행한 결과, 그가 죽자 내재되어온 모순이 폭발하게 되었던 것이다. 곧 고구려 멸망의 직접적인 동인이었던 그의 사후 벌어진 최고권력층 내부의 분열과 갈등은 연개소문 자신이 뿌려놓은 씨앗의 결과였다고 할 수 있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우리 역사의 중요 고비에서 등장한 정치가 연개소문의 치적은 결코 긍정적인 평가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당과의 대결이 급박한 상황일수록 남쪽의 신라와의 사이에 평화가 절실한데, 그는 신라의 평화 제의를 거부하였다. 이는 결국 고구려에 치명타가 되었다. 한반도에서 나라가 나누어져 대치하고있는상황에서, 서로간의 항쟁이 외부의 세력에 대한 대응력을 약화시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물론 삼국 말기에는 아직 삼국을 아우른 차원의 동족의식이 실제적인 의미가 없던 시기였지만 전략적인 측면에서는 동일하다. 그런 면에서 그의 대외정책은 무모한 강경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대내적으로 그는 대규모 유혈정변을 통해 집권한 후 강력한 권력을 구축하려 하였고, 권력을 아들에게 세습하였다. 그에 따라 억압적 권력행사가 불가피하게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자연히 이는 여타 귀족들의 불만을 야기하였으며, 무엇보다 기존의 권력 장치들을 무력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그에게 집중된 인격화된 권력은 그가 죽자 엄청난 권력의 공백을 초래하였다. 그의 아들들간에 권력 투쟁이 벌어졌을 때, 왕이나 귀족회의 등 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어떤 권력장치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였다. 일반적으로 말해 인격화된 권력은 제도화된 권력에 비해 자의성이 강하며 폭력에 일방적으로 의존할 수밖 에 없다. 그런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사회적 통합과 정치적 결속은 기대하기 어려운 바이며, 결국 비극적인 결과로 끝나게 된다. 이런 면을 연개소문 정권이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

연개소문은 웅장한 용모에 걸출한 담력과 위엄을 겸비한 인물이었다. 그와 김춘추의 담판을 통해.추론해 볼 때, 그는 5~6세기에 동북아의 패자로서 군림하던 고구려의 영광을 자기대에 재현하려는 야망을 지녔고, 이를 위협하는 당제국과 자웅을 결하는 데에 주저하지 않았다. 이와 같은 그의 호기로운 기개와 야망은 낭만적인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한다. 그러나 연개소문의 정책은 대내적으로 국가적 결속력을 높이고 대외적으로 국제정세에 현명하게 대처하여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고구려를 지키는데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못하였다. 그런면에서 그는 부정적인 의미의 ‘실패한 정치가’였다고 할수있겠다.



노태돈, 「연개소문(淵蓋蘇文): 무모한 대외강경론자, 포악한 권력자」, 2002.





이게 교양 서적에 실은 기고문이라서 좀 편하게 말씀하신 거 같은데, 기고문 제목부터 진짜 싫어하시는 게 느껴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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