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對)사라센 전투는 뜻밖이지만 제국군이 선전하고 있었기 때문에 라틴용병대는 당장 참전할 필요가 없었다.

"헥사밀리온 이북으로 투르크를 몰아낸 일에 대한 보복으로 투르크 본대가 테살로티키를 공격할 것입니다.

대장께서는 휘하의 용병단을 이끌고 최일선에서 방어를 펼치고, 전제공전하께서 허용해주시는 범위 내 수비대를 지도해주시길 바랍니다."

전장 전역을 휘젓고 다니며 친위대는 술탄의 추종자들을 찾아 살해하였다.

사라센의 대병에 짓눌릴 것 같았던 친위대는 한 차례 병력보강을 받고 오히려 역습을 가해 사라센군을 밀어냈다.

전열을 재정비한 사라센군의 다음 공격이 예상되자 친위대는 언덕 위에 진을 치고 사라센족을 기다렸다.

화포까지 대동한 사라센의 대병이 몰려왔다.

제국의 휘장이 그려진 원형방패를 짊어지고 양손으로 육중한 전쟁도끼를 쳐든 켈트(바랑)인들은 언덕 아래로 쇄도하여 사라센군을 덮쳤다.

친위대의 충격전술에 사라센은 언덕 저 아래까지 밀려나고, 이렇다 할 교전도 없이 퇴각하였다.

연전연승하던 친위대 앞으로 로마군단 모두에게 존경 받는 지휘관이 나타났다.

바로 콘스탄티노폴리스의 고귀한 자공(紫公/포르피로게니토스)전하이자 모레아의 전제공(데스포테스)전하이며,

제국 연합군의 용맹하고 현명한 도총관인 콘스탄티노스 드라가세스 친황전하(H. I. H.)였다.

햇살이 드러나자 친위대의 강철무구가 이를 반사하며 찬란한 빛을 내뿜었다.

친위대는 전제공전하를 보고 사기가 올라 장검을 높이 쳐들고 소리쳤다.

"로마제국 만세! 모레아 만세! 전제공 만세!"

승전을 다짐한 친위대는 전투도끼를 꺼내들고 다시 전장으로 향할 준비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