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밤낮 동안 전투가 끊이지 않았다. 자제위 중기병대는 사라센군 포병대를 향해 돌격하였다. 

또 다른 중기병대가 사라센군 우측면으로 돌진했다. 

1차 돌격 후 사라센군과 난전이 벌어지려고 하자 중기병대는 물러나 전열과 무기를 정비했다. 

이후 2차 돌격을 감행해 다시 사라센군 보병을 짓밟았다. 

중기병의 돌격은 맹렬했어도 보병대의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백병전이 벌어지면 수적으로 우세한 사라센군에게 불리했다. 

친위대원들은 전장 곳곳을 다니며 사라센의 노예들을 급습했다. 

이교도 술탄에게 징발된 이들은 전쟁물자를 나르며 사라센군에 협조하고 있었기 때문에 반드시 제거해야 했다. 

사라센군은 이윽고 로마군 보병방진까지 밀고 들어왔다. 소수의 친위대원들이 선두에서 사라센군을 저지했다. 

백병전이 펼쳐지자 피아구별 없이 숱한 전사자가 발생했다. 

보병방진이 무너지고 달려든 사라센 기보병도 모두 죽거나 전투불능이 되었다. 투사무기를 장비한 용병대와 사라센군 사이에 잠시 동안 사격전이 벌어졌다. 

자제위 중기병대가 후퇴하는 사라센군을 덮쳐 큰 전과를 올렸다.  

모레아 창병대가 보강되고 유격전을 이어오던 친위대도 합류하여 로마군의 보병 방진은 더 강해졌다. 

주로 브리타니아로부터 충원되어 흔히 켈트친위대라고도 불리는 바랑친위대, 고전 방식으로 재건된 모레아 출신의 로마 창보병, 

프랑크와 부르고뉴, 제노바와 크레타 등지에서 온 석궁병과 궁수들.

친위대원 한 명이 보병대 선두에 서서 말했다. 

"이 한 번의 전투에 우리의 모든 걸 걸자. 더이상은 지쳐서 싸울 수도 없다. 지쳐있는 건 이교도 적들도 마찬가지이다. 

적들은 수적으로 우세하지만, 무장과 전투력은 우리가 압도적이다. 오늘 우리는 이기거나 죽거나 한 가지만 선택할 수 있다.

기독교도의 명예를 걸고 싸우자!"

최후의 로마군은 이어질 사라센군의 돌격에 대비했다. 

이때 장창을 든 로마 기병들과 함께 중무장한 지휘관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