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 요안네스의 동생, 선황 마누엘의 아들로 콘스탄티노폴리스의 자공(紫公/포르피로게니토스)으로 태어나 모레아의 전제공(데스포테스)으로서 

로마세계 최후의 보루를 재건하고 지금은 부활한 군단의 지휘를 맡은 콘스탄티노스 드라가세스 팔레올로고스가 로마군 앞에 섰다. 

선두에 서 있던 친위대원이 크게 소리쳤다. 

"공친황전하(H. I. H. The Despte of Morea) 만세!" 군대가 화답했다. "전제공 만세! 드라가세스 만세!"

"로마제국의 재건과 기독교세계의 해방을 위해 모인 명예롭고 용감한 전사들이여, 

어렵게 군대가 재건됐다고는 하나 적들은 아직도 우리보다 많고 여전히 변절한 기독교도와 수많은 이교도 종족이 술탄을 추종하고 있소. '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절하지 않고 이 전장에 서 있는 그대들 로마인들과 동맹군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하는 바이오.

아주 오랫동안 타성에 젖고 패배에 길들여져 연명하는 일에만 급급해 스스로가 누구였는지조차 기억하지 못 하던, 

이 나라가 다시 일어나 정당한 명분을 위하여 싸우게 되었소. 

어느날, 나라의 주인된 자들이 더이상 적국의 군주에게 고개를 조아리지 않아도 되며, 영토와 백성을 잃을까봐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될 때,

우리 백성들이 적의 말발굽에 짓밟히지 않고, 살인과 강질로부터 자유해졌을 때, 그렇게 해서 우리가 비로소 생존 그 자체가 아닌

정의롭고 명예로운 일에 몰두하여 다시금 세계만방에 참된 로마 문명의 빛을 발하게 되면,  

만약 정말로 그런 날들이 오게 된다면, 훗날 사람들은 그대들을 기억하며 이렇게 말할 것이오.

그들이, 레오니다스와 페리클레스, 알렉산드로스와 카이사르, 벨리사리우스와 바실레오스, 그리고 마누엘보다도 더 위대한, 우리 헬라와 로마 영웅이었다고. 

"신께서 우리와 함께하신다! 개슬람 박멸!" 

우리 정치구조는 항상 튀는 누군가가 나와주기를 가장 갈망하는 형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튀는 누군가가 나오면 배척했다. 

심지어 대다수의 사람들은 대부분의 시간 동안, 그들의 신체와 명예와 생명과 영혼을 파괴하는 일에 가장 열심이었다.

정말 많은 훌륭한 인재와 애국자들이 그렇게 파괴되었다. 때문에 콘스탄티노스를 보고 있으면, 희망과 절망이 동시에 전해져온다. 

사라센군이 다시 대병을 몰아 쳐들어왔다. 

정면이 아닌 좌측면으로 치고 들어온 사라센군을 친위대가 막아섰지만 선두에서 치고 온 낙타기병을 당해내지 못 했다. 

이때 전제공전하가 이끄는 자제위 중기병대가 사라센군을 후미에서 덮쳤다. 

기창돌격으로 사라센군을 깨끗이 밀어낸 중기병대는 뒤이어 적의 포병대를 도륙했다. 

전장 곳곳에서 대열을 이탈한 사라센군이 자제위 중기병대의 먹잇감이 되었다. 

일단의 중기병대가 사라센군과 가까운 지점에 흐르는 강을 건너와  적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전투가 이어졌다. 사라센군의 저항도 아주 필사적이었다. 

사라센군이 대열을 한데 뭉쳐 로마군에 대항하였다. 중기병대의 돌격이 일단 저지되는듯 보였다. 

이때 로마인의 불을 내뿜는 전쟁수레가 사라센군의 점령지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었다. 

체이로시폰이라 불리는 이 무기는 사라센군의 모든 전쟁물자와 구조물을 물로도 꺼지지 않는 불로 깡끄리 파괴하였다. 

체이로시시폰을 앞세운 자제위 중기병대와 친위대가 사라센 잔당을 향한 최후의 총공세를 개시했다.

사라센군이 대열을 만들어 로마 중기병과 친위대를 필사적으로 막아섰지만,

체이로시폰이 자기네 진영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모습은 속절없이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이제 저항하는 사라센군도 몇 남지 않았다. 그들은 전투블능의 상태에 놓이게 되었고, 전장은 로마군이 완전히 장악하게 되었다. 

로마인들이 다시 한번 승리한 것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