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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0년

우주 신 제국의 변방 깡촌 행성 지구

그곳에 있는 작은 연구소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연구소의 생체 실험체들이 탈출한 것이다.

특이하게도 전원 여성으로만 이루어진 이 슈퍼-돌연변이 실험체들은

혈관을 타고 흐르는 헬레리움(엘레리움) 덕분에 매우 뛰어난 신체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간수를 전부 때려눕히고, 무기를 빼앗고, 에어버스까지 탈취하여

마침내 연구소를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실험체들은 탈출하기 전날 꿈 속에서 보았던 신비로운 보라빛 여인의 부름을 따라 에어버스를 타고 날아갔다.

홀린 듯 도착한 장소는 아마도 수백년간 세상과 단절되어 있었을 어떤 고대의 비밀 기지였다.

비밀 기지에 터를 잡고, 주변 마을에 얼쩡거리던 실험체들에게

며칠 안 가 중무장한 지역 정부의 군대가 당도하였다.

지역 정부군은 이 비밀스러운 기지를 처음으로 열 수 있었던 우리에게 소유권을 보장해주는 대신

자신들과 계약하여 지역 정부의 적을 대신 처리해줄 것을 '제안'한다.

2600년의 지구는 개판이기에 지역 정부의 적은 널리고 널렸다.

일개 도적단부터 시작해서 좀비, 크리살리드와 같은 E-511 생명체, 극단적인 사상에 심취한 무력단체, 바다에서 올라오는 괴물들까지..

그러나 그 중에서도 가장 위협적이고 강대한 세력을 가진 적은 바로 '우주 신의 3대 세력'일 것이다.

무역 연합, 아카데미, 그리고 교단.

외계인에게 항복을 선언한 인류 기득권의 후손인 이 3대 거대 세력은

우주 신이 흥미를 잃고 방치한 지구를 떠나 지금은 우주라는 큰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절대적 을의 위치에 서 있는 지구인들과 그 지구인들을 대변하는 지역 정부를 착취하고 괴롭히는 것 만큼은 멈추지 않았다.

지역 정부 내의 몇몇 고위층은 자신들이 직접 상대하기 껄끄러운 거대 세력들을 제 3자를 이용하여 견제하고자 했다.

약탈자들이 무역 연합의 창고를 털어도 지역 정부는 죄가 없다.

현지 돌연변이 폭도에 의해 아카데미의 연구시설이 갑자기 불타올라도 지역 정부와는 관계 없는 일이다.

그런 역할을 우리에게 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선을 넘어버리고 3대 거대 세력의 이목을 너무 심하게 끌어버린다면,

그 강대한 우주신의 세력이 빠르게 지구의 기강을 잡을 것이고

지역 정부도 우리와의 계약을 '잊은' 채 순식간에 우주 신의 개로 돌변할 것이다.

요컨대 줄타기를 잘 해야한다는 말이다.

그리하여 실험실에서 탈출한 6명의 슈퍼-변이체로부터

X-Piratez, 혹은 해적스컴이라 불리는 장대한(400시간+) 서사시가 시작된다.

게임을 시작하면 시작 기지의 위치를 정할 수 있다.

UFO의 이동, 순찰 경로를 기준으로 스타팅 지점을 정하던 기존 엑스컴과 달리

 해적스컴은 스타팅 지역에 따라 다양한 보너스, 패널티를 주기 때문에 초반 진행이 크게 달라진다.

예를 들어 테베에서 시작을 할 경우,

테베 지역 정부의 광기 어린 여왕에게 어그로가 끌려서

그녀의 미친 게임에 놀아나게 된다.

이 '게임'의 난이도는 웬만한 오픈 엑스컴 유저라면 치를 떨 정도로 극단적인 플레이를 요구하기 때문에

초심자라면 테베 스타팅은 절대로 권하지 않는다.

유라시안 자치령에서 시작하면 지역 정부가 핵 하나를 선물로 주는데,

게임 후반까진 쓸 방법도 없는데다가, 기지 방어전에선 창고에 아이템으로서 존재한다..

이게 무슨 의미냐면 만약 적의 습격으로부터 기지를 방어하다가, 창고에 불이나 폭발이 번지면 

그대로 기지가 다 터지고 게임도 터지는 흉악한 물건이란 뜻..

비교적 쉽고 재밌는 스타팅 지역도 물론 존재한다. 

칼리 공화국에서 시작할 시 초반부터 바로 고용 가능한 8명의 캣걸 죄수를 주고,

투란이나 노드페더레이션 같은 경우 초반에 큰 도움이 되는 슈퍼 돌연변이 병력을 제공해준다.

대체로 함선 물류 이동량이 많거나 육지의 면적이 넓은 곳은 패널티가 큰 편이고,

바다 한가운데에 있거나 입지상 애매한 곳은 보너스가 많은 편이다.

이번 연재는 무난하게 투란 스타트를 해야겠다.

시작 기지의 모습

실험실을 탈출한 슈퍼 변이체들이 운명적으로 발견해낸 구시대 인류의 지하 시설이다.

시설의 원래 목적과, 여길 사용한 이들의 정체에 대해선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어쨋건 수백년 간 방치되어 있던 비밀 기지 치곤 상태는 좋은 편이고, 슈퍼 변이체들의 힘의 원천인 헬레리움이 나오는 구덩이가 있어

거점으로 삼기에 안성맞춤인 장소인 건 확실하다.

자, 그럼 연구를 시작하자...

해적스컴의 연구는 진짜 엄청나게 방대하고 디테일해서,

'어떤 연구를 해야한다'는 흐름을 잡기가 되게 힘들다.. 아마 입문에 가장 큰 장벽일 것이다.

그러나 어느정도 게임에 대한 감을 잡고 나면, 성장곡선이 굉장히 부드럽고 몰입이 잘 되는 해적스컴의 연구 시스템에 매력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해적스컴의 연구는 '연구원'이 아닌 '똑똑이'가 진행한다.

똑똑이(Brainy) 는 생체 배양기에서 만들어진 생체 컴퓨터 같은 슈퍼 변이체인데, 전국 각지의 이런 저런 집단에서 사용되고 있는 모양이다.

그런 이들이 우리가 제공하는 월급과 우리 기지에 있는 구 시대 인류의 연구소에 혹해서 모여들고 있다는 설정.

똑똑이 슈퍼 변이체는 지능은 매우 뛰어나나 현실 감각이 지나치게 떨어지고 실무에 대한 배경지식이 전무한데,

이 문제는 추후 연구에서도 실감할 수 있다..

진행할 연구 항목을 마우스-휠 클릭 하면, 이렇게 연구가 어떤 기능을 해금하는지, 어떤 선행 연구를 필요로 하는지, 얼만큼의 똑똑이가 투입되어야 특정 시간에 완료되는지 등등의 정보가 다 나온다.

여기 점 세개가 보이는가? 이 표시가 바로 연구에 필요한 똑똑이의 수를 의미한다.

 . 은 1명의 똑똑이

 - 은 5명의 똑똑이

 = 은 20명의 똑똑이

 # 은 100명의 똑똑이

가 투입되어야 하루만에 연구가 완료된다. 라고 기본적으로 정의되지만

실제로는 연구 진척률에 난수가 적용되고 비효율이라는 개념 역시 존재하기 때문에

얼만큼의 똑똑이를 투입한다고 딱 원한 시간에 맞춰서 연구가 완료되는 것은 아니다.

이 그래프를 보고 머리가 멍해진다면,

딱 세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1. 똑똑이를 특정 연구에 배치할 때, 상술한 표시를 고려하라.

2. 진행 상황은 '좋음' 과 '훌륭함'에 걸쳐있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3. 위 두 조건을 충족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어쨌건 진행 상황이 보통으로 나온다면 늦지 않게 연구를 완료할 수 있다.

하루만에 바로 완료한 첫 연구는 '근처 마을 방문'이다.

보고서 열람을 누르면 내용을 볼 수 있다.

근처 마을을 방문한 결과 로크나르라 불리는 돌연변이들의 수장 '잭'과 그의 암시장 세력을 알게 되었다.

잭의 마을에서 가장 기초적이고 원시적인 무기류를 살 수 있게 되었고, 슈퍼 변이체를 위한 큼지막한 사이즈의 옷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실험실을 막 탈출했을 때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차림새를 하고 있다.

무기 역시 근처 농장에서 털어온 듯한 원시적인 머스킷, 망치, 야구빠따, 대포와 같은 무기가 전부.

그나마 실험실에서 털어온 광선총이 한 정 있지만, 탄창이 딱 2개밖에 없어 중요한 상황에만 써야한다.

잭의 마을에서 물자를 좀 사온다면 지금보단 형편이 나아질 것이다.

허나 물자를 주문해도 아이템이 바로 도착하는 것은 아니다.

무언가를 주문할 경우 최소 하루에서 3일의 딜레이가 걸리며, 이 시간동안 적이 침공하거나 긴급 미션이 터지는 등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지금이 바로 그런 상황. 

아카데미의 구급정이 기지 근방을 날아다니며 우릴 찾고 있다.

실험실을 때려부수고 탈출했으니 당연히 추격이 붙을 수 밖에...

한동안 동북아시아를 날아다니던 아카데미 구급정이 훗카이도 해안에 착지했다.

기지의 고성능 레이더로 이 모든 걸 지켜보고 있던 우리는

구급정이 땅에 내려와 있을 동안 역으로 습격을 하기로 한다.

2명의 저격수, 2명의 생포역, 1명의 샷건, 1명의 방망이

이렇게 로드아웃을 짜고 6명의 슈퍼 변이체가 에어버스를 타고 급습에 나섰다.

아직 잭의 마을에서 물자를 받지도 못한 극극초반이라 무장 상태가 굉장히 열악하다...

하지만 걱정 마라.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선

평범한 인간보다 우리 슈퍼 변이체의 밤눈이 더 밝으니까!

착륙지 주변엔 적이 없다. 빠르게 산개하여 위치를 잡아주자.

빠따를 들고 있는 슈퍼 변이체를 정찰병 삼아 앞으로 나아가니

라스-차저를 든 아카데미 간호사를 조우했다.

만약 저 아카데미 간호사 뒤에 다른 적이 없고, 저 아카데미 간호사가 행동력을 다 소진해서 반응사격을 할 수 없는 상태라는 정보가 확실하게 주어진다면

야구빠따를 들고 달려가서 냅다 후려갈기는 게 가장 좋은 전략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너무 모호하다.

일단 다시 뒤로 뺀다.

적이 먼저 오길 기다리자.

잉?

턴을 넘겼더니

세명의 아카데미 간호사가 몰려왔다.

서있는 대형 각이 너무 예뻐서 참을 수 없었다

바로 화염병 던지기!!!!

아쉽게도 착탄 오차로 한명은 빗나갔지만

다른 두명은 불길에 휩싸였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불길에 휩싸이면...

아주 잘 보인다..!

이것이 오픈엑스컴의 도파민이자

해적스컴 초반부의 정수.

반응사격과 야간전 시스템을 이용하여 적턴에 내가 일방적으로 공격하기 전술이다.

물론 무기 꼬라지가 처참해서 생각보다 몇명 쓰러뜨리진 못했지만...

두 턴에 이은 일방적 반응사격에 불길 근처에 있던 아카데미 간호사들은 전부 쓰러졌고.

이제 어둠 속에 숨은 잔당들을 처리할 차례다.

적이 비교적 덜 위협적이거나,

고가치 표적이거나 할 땐

생포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근접 무기를 쓸 땐 적의 회피 보너스가 사라지는 측면이나 후방에서 패는 것이 가장 좋다.

생포는 총의 개머리판으로 치거나 몽둥이로 패거나, 전기충격을 가하거나 가스탄을 던지거나 방패로 치거나 무력화 마법을 쏘거나 심지어는 주먹으로도 가능하며

기관총이나 폭탄에 맞았는데 기적적으로 안 죽고 살아서 자동 생포 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또한 짧은 시간 안에 대량의 적을 학살하거나, 적의 지도자 목을 따버리는 경우

남아있는 졸개들이 사기가 떨어져서 무기를 버리고 패닉 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때 패닉에 빠지지 않은 적을 처리할 경우 나머지가 전부 생포 처리 된다.

첫 작전 깔끔하게 성공!!

아카데미 구급정의 소형 선박 엔진과 살아있는 간호사 넷을 온전히 확보하였다.

극초반에 이것들로 할 수 있는 건 없기 때문에

전부 팔아서 재정에 보태는 것이 좋다.

라스차저의 경우 연구용으로 하나 남기고 이후에 입수하는 건 전부 파는 게 좋으며

바민트 소총은 초반 저격총으로 쓸만하기 때문에 절대 팔지 말고 차곡차곡 모으자.

붕대, 의료보급품, 개인용 컴퓨터, 버섯 이런 것들은 쌓일 수록 좋고 팔아도 몇푼 안주니 굳이 팔 필요는 없다. 나중에 창고 공간 없으면 조금씩 팔던가 하면 될듯

크레디트 칩은 초반에 재정 쪼달릴 때 팔아서 급전 확보하는 용도로 좋으나, 게임 후반에 쓰이는 자원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아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