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1일 세계적인 반도체 강국인 네덜란드로 향해 '반도체 동맹'을 구축하기 위한 정상외교에 나선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전 빌렘-알렉산더 국왕 초청으로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기 위해 출국길에 오른다. 대통령이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는 것은 1961년 수교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핵심은 '반도체'다. 이날부터 3박5일 일정으로 숨 가쁘게 진행되는 네덜란드 국빈 방문에서 윤 대통령은 정부, 기업, 학계가 함께하는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윤 대통령은 반도체 대화체 신설 등을 통해 양국 간 반도체 협력을 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을 그리고 있다.

국빈 방문 일정 중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도 반도체 장비업체 ASML 본사 방문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AFP 통신 서면 인터뷰에서 "'반도체 협력'은 이번 순방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이라며 "ASML 방문은 반도체 동맹 관계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알렉산더 국왕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과 ASML 본사를 찾아 반도체 협력 강화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ASML은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기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는 기업이다.

윤 대통령은 외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ASML '클린룸'을 방문하는 한편 양국 주요 반도체 기업 대표를 만나 협력 확대 방안을 찾는다.

지난해 11월 양국이 수립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하는 것도 윤 대통령이 네덜란드에서 기대하는 사항이다.

윤 대통령은 공식환영식, 국왕 내외와 친교 오찬, 국빈 만찬, 상하원의장 합동면담, 마르크 뤼터 총리 회담 및 업무 오찬, 양해각서(MOU) 서명식, 한-네덜란드 비즈니스 포럼 등을 통해 전방위 관계 강화에 나선다.

윤 대통령은 가치 연대에 기반한 외교안보 협력, 첨단기술 연대에 기반한 경제안보 협력 등 두 축을 기반으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킬 계획이다.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양국 기업인 200여명이 참석해 반도체, 무탄소 에너지, 물류 등 여러 분야에서 협력 확대를 위한 MOU를 체결한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1907년 제2차 만국평화회의가 열린 리더잘(Ridderzaal)과 이준 열사 기념관을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 방문한다.

윤 대통령은 독립운동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두 장소를 찾아 독립운동 정신을 되새기고, 100여년 만에 글로벌 강국으로 성장한 국가 위상을 재확인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