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산의 형제 관측 실험】

이것은 한 관찰에서 시작되었다

주위로부터 저명한 교육자라고 칭송받던 한 노인이 말년에 두 명의 제자를 거두었다

그 두 제자는 사이가 몹시 나빴는데 부지런한 형 제자가 느긋한 동생 제자를 매사에 나무라는 식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노인은 훈련에 들어가기도 전에 형 제자가 동생 제자를 때리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노인이 크게 나무라자 형 제자는 잘못을 시인하였으나 일련의 행위는 점점 횟수가 늘어 이후로는 꾸준히 반복되었다

중재와 관찰이 반복되길 몇 밤째 노인은 결국 이 이유 없는 폭력 행위가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 두 제자 사이에선 시선과 주먹의 교환이 후천적인 학습의 개념을 넘어 이미 반사적인 영역이 되어있었던 것이다

형 제자는 동생 제자의 못마땅한 모습을 보고 때리는 일이 반복되자 결국 얼굴을 보자마자 때리는 지경이 되었고,

반대로 동생 제자는 맞고 따라가고 맞고 따라가는 일이 반복되자 되려 맞기도 전에 먼저 형을 찾아가게 되었다

이 현상은 형 제자가 하산한 뒤 해소되었다

형제지간이라는 게 원래 약간씩 매콤한 정도가 적당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