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압)밑에 사가현 면적 얘기 나와서 써보는 일본의 행정구역 이야기

ㅇㅇ · 2019.11.20 17:01:44

읽기 전에) 이 글은 그냥 기본적인 개념만 설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보면 시시할수도 있는데 이것도 모르는 사람을 위한 글이니까 이해해주길 바래

아까 사가현 면적이 관악구만하냐는 글을 봤는데 뭐 외국이니까 모를수도 있다고 이해는 감

근데 거기 사는 사람이 들으면 '전라남도? 거기 서울보다 넓냐?' 같은 소리로 받아들일수 있으니까 그렇지

아무래도 애니에서 사가를 워낙 시골에 깡촌으로 묘사를 해놓다보니까 그런거 같은데...

일단 알아둬야할게 성지순례로 유명한 다른 애니인 선샤인의 누마즈'시'나 걸판의 오아라이'정'같은 경우는 도시나 마을 정도의 크기이지만

사가'현'은 하나의 지역 단위라서 'ㅋㅋ 그거 어차피 깡촌인데 대충 둘러보다 오면 되는거 아님?' 수준으로 생각하면 큰코 다칠수도 있음

물론 사가시, 카라츠시, 우레시노시 같이 그중에 한 동네만 돌아다닌다면 틀린 말도 아니지만 여러 동네를 돌아다니려면 이동시간도 신경써야한다는 거임

애초에 사가시에서 카라츠시까지 기차로 한시간 넘게 걸린다는 것부터 결코 작은 동네가 아니란걸 알수 있겠지만

서론이 길었는데 일본의 행정구역이 어떻게 되어있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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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총 47개의 도도부현(都道府県)으로 이뤄져있고, 여기서 사가현은 41번에 있음

우선 아무리 지리에 관심이 없어도 일본이 크게 혼슈, 홋카이도, 큐슈, 시코쿠 이렇게 4개의 섬으로 이뤄져있다는거 정도는 알고 있겠지?

근데 유일하게 오키나와현은 본토에서 멀리 떨어져있기도 하고, 1879년까진 류큐 왕국이라는 아예 다른 나라였기 때문에 이중 아무곳에도 포함되지 않아

그리고 가장 큰 섬인 혼슈의 경우에는 워낙 넓고 인구도 많기 때문에 토호쿠(東北), 칸토(関東), 추부 (中部, 간혹 동해에 접한 지역을 호쿠리쿠北陸, 태평양에 접한 지역을 토카이東海로 나누기도 함), 킨키(近畿, 또는 칸사이関西), 추고쿠 (中国) 등으로 나누기도 하는데

이건 그냥 우리나라에서 영남, 호남 하듯이 전통적으로 지방을 나누는 개념이지 행정구역하고는 다르다고 보면 돼

가끔 이 지방을 기준으로 도도부현을 합쳐서 9~13개 정도의 주로 나눈 다음에 자치권을 확대시키자는 도주제(道州制)가 일본 국회에서 논의되기도 하는데 솔직히 실현 가능성은 별로 없어

다시 행정구역 얘기로 돌아가자면 도도부현은 말 그대로 행정구역의 종류인 도(都), 도(道), 부(府), 현(県)을 한데 부른 말이고, 이중 가장 일반적인 행정구역은 현이야

내가 아랫글 댓글에다 한국의 도랑 비슷한 개념이라고 하긴 했는데 사실 최상위 행정구역인것만 비슷하지 도랑 성격이 좀 달라

우리나라의 행정구역은 팔도였다가 점점 도 하나의 인구나 경제력이 비대해져서 남북도로 가른거기 때문에

하나의 도 내에 여러개의 주요 도시들이 있고 이때문에 가끔씩 '원주가 춘천보다 인구가 더 많은데 왜 도청은 춘천에 있냐' 하는 식으로 갈등이 일어나기도 해

하지만 일본에선 이럴 걱정이 별로 없는데 왜냐하면 일본은 원래 다이묘들이 통치하는 번(藩)으로 나뉘어져 있다가 메이지 유신때 폐번치현(번을 폐지하고 현을 설치함)을 단행했는데

이때 다이묘들의 힘을 약화시키기 위해 수백개의 번을 중앙정부의 통제를 받는 현으로 치환하고 나중에 행정상 편의를 위하여 하나의 주요 현을 중심으로 다시 합친 것이기 때문에 현 내에 중심이 되는 도시는 대부분 하나뿐이거나 여러개 있어도 서로 연담화되어있기 때문이야

사가현-사가시처럼 대부분의 현의 이름이 현청소재지와 동일한 이유도 이것 때문이고

물론 이것도 완벽한 시스템은 아니라서 주변 현들에 비해 경쟁력이 없는 현이 생길 가능성이 크고 그중 하나가 사가현... 읍읍

사실 우리나라도 1895년에 폐번치현을 벤치마킹해서 전국을 23부로 나누는 개혁을 단행한 적이 있으나 (현이 아닌 이유는 조선시대에 현은 군보다도 계급이 낮은 깡촌중에 깡촌을 뜻했기 때문)

보다시피 무주랑 여수를 하나로 묶는 등 생활권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탁상공론이었기 때문에 1년만에 폐지되어버렸지

면적 얘기를 하자면 일본의 43개 현의 평균 면적은 약 6,647.47km2로 한반도 전체에 대입시켜보면 대충 30개 정도 들어간다고 할 수 있어

사실 한반도의 면적은 혼슈의 면적과 상당히 비슷한데 혼슈는 31개의 현, 2개의 부, 1개의 도(都)로 이뤄져있고 부와 도는 현 중에서 약간 작은 것과 면적이 비슷하기 때문에 참고하면 좋고

대한민국 정부기준으로 한반도에 도가 14개 (남한 8개+북한 5개+제주도)이기 때문에 하나의 도를 2~3개로 나눈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해도 될듯

북한에서 김일성이 제멋대로 도를 좀더 잘게 나눠서 9개로 만들어놨기 때문에 이거랑 비슷하다고도 생각할 수 있는데 솔직히 이것도 제대로 개편한 건 아닌지라...

다만 사가현은 도도부현 중에서 굉장히 작은 편인 2440.68km2라 밑에서 6번째로 한국의 일반 도 중에서 가장 작은 충청북도의 1/3 정도임

그나마 1850km2의 제주도보단 더 크니까 다행이지 ㅋㅋㅋ

부는 오사카와 교토 단 두곳에서만 존재하는 행정구역이야

시행 초기에는 주요 대도시나 개항장에 설치하여 일반 현보다 권한이 더 많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지금은 그저 이름만 다를뿐 사실상 현과 동일하다고 보면 돼

도(都)는 유일하게 수도인 도쿄만이 사용하는 행정구역이야 (한자가 도읍 도자인 것만 봐도 알 수 있겠지?)

원래는 도심 지역인 도쿄시와 교외 지역인 도쿄부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1943년에 둘을 합치면서 새롭게 생겼어

한가지 특기해야할건 도는 부나 현과 다르게 산하에 자치 기능이 있는 특별구를 둘 수 있어

다른 대도시들도 산하에 구를 둘 순 있지만 이런 일반구들은 자치 기능이 없어서 주민들이 구청장을 뽑을 수 없는 반면에

도쿄도의 특별구들은 주민들이 스스로 구청장과 구의원들을 뽑아서 지역내 조례를 만들도록 할 수 있는 권한이 있지

우라나라의 특별시나 광역시는 구청장을 뽑을 수 있지만 수원이나 창원같은 도 산하의 대도시에 있는 구청장은 시장이 임명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아무래도 얘기가 길어질거 같으니 이건 다음에 기회가 되면 자세하게 설명하도록 할게

그리고 가끔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도쿄시(市)는 이제 더이상 존재하지 않아

이전에 도쿄시였던 23구를 하나로 묶어서 도쿄시라고 할때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도쿄 23구 또는 도쿄도 구부(区部)라고 하지

마지막으로 도(道)는 유일하게 홋카이도만이 사용하는 행정구역이야

한국어에서 都와 道의 발음은 동일하지만 일본어에선 と와 どう로 구별할 수 있어

면적이 약 80,000km2로 일본의 행정구역 중에 압도적으로 넓고 두번째로 넓은 이와테현보다 5배는 넓지

이 얘기만 들으면 땅만 넓고 인구가 별로 없어서 그런거 아니냐고 할수 있겠지만 사실 홋카이도의 인구는 5백만이 넘어서 인구 80만인 사가현의 6배정도 되거든 ㅋㅋㅋ

게다가 중심도시인 삿포로는 인구가 2백만 가까이 되는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대도시고 우리나라의 대전보다도 더 큰 도시야

사실 처음에는 여기도 중앙의 삿포로현, 남쪽의 하코다테현, 동쪽의 네무로현으로 나눠진 적이 있어

하지만 그당시만 해도 홋카이도는 거의 미개척지였기 때문에 4년만에 아예 하나로 합쳐버린게 지금까지 이어진거지

지금은 왠만한 곳은 다 개발됐기 때문에 가끔 다시 현으로 나누자는 의견도 나오지만 이제 인구도 줄어드는 판에 굳이 그래야할 필요성이 없기 때문에 현실성은 낮아

대신 면적이 넓다보니 도청에서는 행정상의 편의를 위해 14개의 진흥국으로 나눠서 관리하고 있어

원래는 간단하게 몇줄 쓰고 말 생각이었는데 쓰다보니까 너무 길어졌네;; 설명충 같다면 미안

도도부현의 하위 행정구역인 시정촌에 대해서는 다음번에 쓰도록 할게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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