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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번역,웹연재] 현자의 제자를 자칭하는 현자 273화 - 골동품 투어

M_G_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02.13 03:25:30
조회 312 추천 6 댓글 2
														

본 역본은 웹연재 기준 260화부터 번역을 시작하고 있으며 이는 서적판 기준 13권 이후의 내용을 담고 있음.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가능하면 1권부터 13권까지 읽고서 보는 것을 권장하고


역자가 아마추어라 번역할 때 번역기를 참고하는 경우도 있으니 양해 부탁하며


오타나 오역 등 지적은 적극 수용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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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 골동품 투어


카테노프 시대의 번영과 쇠퇴. 미라는 어딘가 그리운 기분으로 친구를 떠올리며 계단으로 걸어갔다.


'500년전의 명품이라면 정령이 깃들어 있을 가능성도 있을 것 같다만...'


카테노프 시대의 물건이라면 지나간 세월로 볼 때 정령이 깃들기엔 충분하다. 미라는 뭔가 보이지 않을까 하고 계단을 들여다 보았지만 막다른 벽만 보일 뿐이었다.


카테노프 시대에 만들어진 예술품은 왕명의 내용 때문에 폭넓은 분야를 망라하고 있었다.


예술의 소재는 조각이나 회화같은 기초적인 것 뿐만 아니라 존재하는 모든 것이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건축물부터 식기까지, 거리는 졸작부터 명품까지, 다양한 작품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미라가 원하는 가구도 당연히 포함하고 있었다. 예술품으로서 사랑받는 구시대 가구라면 정령이 깃들어있어도 이상할 게 없는 것이다.


'대화의 내용으로 보아하니, 이 위층에도 상품이 놓여있는 모양이다만...'


미라는 앞서 들었던 점주와 손님이 주고받은 대화, 특히 손님이 '상품의 종류가 훌륭하다' 라고 하던 말을 떠올렸다.


상품의 종류. 즉 이 위층에는 앞서 얘기한 카테노프 시대의 골동품이 몇 개나 놓여있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래도 어쩌면 아직 놓친 골동품이 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한 미라는 조사하듯 점내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대강 돌아본 시점에서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헌데 뭐어, 생각해보니 납득이 가는구먼.'


여러 가지 골동품이 진열된 1층은 물건의 분야, 그리고 종류가 풍부하여 보는 것 만으로도 즐길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되어있었다. 그런데 그 속에는 있을 것 같지 않은 물건들도 있었다.


그것은 고액상품이다. 최저가가 10만리프인 것으로 볼 때 어느것이나 고액상품이라 할 수 있었다. 그래도 골동품이라는 범주 내에서 보면 아직까지는 저렴한 편이다.


그걸 전제로 점내를 다시 한번 확인해보니 1층에는 50만을 넘는 물건이 하나도 놓여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 사실을 참고하여 아까전의 점주와 손님의 대화를 되돌아보면, 이 가게의 본모습이 보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알고서 보니, 기분 탓인지 모든게 낡아 보이진 않는구먼."


오랜 역사가 소중하게 계승되어 온 고액의 골동품들은 모두 2층에 진열되어 있겠다는 결론에 다다른 미라는 1층에 진열된 가구들을 바라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여기에 있는 물건들은 골동품이긴 하지만 아직 정령이 깃들 정도의 세월은 흐르지 않은 거겠지.


그 때였다.


"이런이런, 젊은 편이신데도 보는 눈이 있으시군요. 그 말대로, 이 곳에 있는 물건들의 연대는 백년 갈까 말까 하는 것들뿐입니다. 골동품이라 하기엔 조금 덜 오래됐지만 장래적으로는 확실히 가치가 높아지는 물건들이죠."


아마 미라의 중얼거림이 들렸던 것이리라. 점주가 흐뭇한 표정으로 말을 걸어왔다.


"호오, 역시 그랬던 거군.... 해서, 더 오래된 물건은 위층에 있는 것이냐?"


예상대로 1층에 전시된 물건들은 정령이 깃들 정도의 연대는 아닌 모양이다. 점주의 말을 듣고 추측할 수 있었다는 듯이 미라는 본론을 꺼냈다.


"연대로 가치가 정해진다고는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만, 그렇네요. 귀중한 물건들은 모두 2층에 갖추고 있습니다."


점주의 대답은 미라의 예상대로였다. 역시 위층에는 여기보다 훨씬 오래 된 물건이 있는 것이다. 어쩌면 그 중에 미라가 원하던 것이 있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상황과 형평상으로 생각해보건대, 2층은 VIP전용인 것이 분명했다. 그에 반해 미라는 초면인데다가 겉모습에 위엄의 조각조차 없는 소녀였기에, 그저 부탁하는 것만으로 귀중품이 모여있는 2층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았다.


"2층을 보여줄 수는 없는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묘안이 떠오르는 것도 아니었기에 미라는 그렇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다. 그러자, 역시라고 해야할지 점주는 조금 걱정스러운 표정을 띠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만히 미라의 모습을 바라보더니 약간의 텀을 두고 나서 기회를 엿보는 것처럼 입을 열었다.


"그런데 착각한 것이라면 죄송하지만, 그 모습을 보아하니 정령여왕님이라고 판단했습니다만.... 맞으십니까?"


그렇게 물어온 점주의 얼굴에는 노골적인 기대가 떠올라 있었다. 그리고 미라는 그 물음의 의도를 짐작했다.


지금 화제가 되고 있는 미라의 이명인 『정령여왕』 은 상급 모험가의 증거이기도 하며, 이렇게 이명이 붙어 소문이 날 정도의 모험가가 되면 위세가 좋아지는 것은 상식이었다. 고급스러운 희소품이 모여있는 VIP 전용의 2층에 발을 들이는데 어울리는 직함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아~, 음. 세간에서는 그렇게 부르고 있는 모양이더구나."


이 타이밍에 그 사실을 언급해 온다는 것은, 이를 긍정하는 것으로 떳떳하게 2층의 입장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리라. 그렇게 이해한 미라는 그렇다고 해서 너무 초조하게 굴지는 않도록 주의하면서, 어딘가 과장된 태도로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아아, 역시! 소문대로의 아름다움, 그리고 가련함. 제 눈이 잘못된 것은 아니었군요! 거참, 소문의 그분을 맞이하는 일이 가능하다니 더없는 영광입니다! 아,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기대했던 대로, 라기보단 염원이라고 해야할까. 그렇게 환하게 얼굴을 피운 점주는 그렇게 말하고는 쿵쿵거리며 카운터까지 달려갔다. 미라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반응이 어딘가 틀리다는 생각을 하면서 문득 고개를 갸웃했다.


조금 전 점주의 표정은, 큰돈을 놓칠 가능성이 있는 거물을 맞이한다기보다는 그저 유명인을 만나 반가운 것으로만 보였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그 느낌이 맞았던 것인지, 발걸음 가볍게 돌아온 점주는 색종이와 펜을 손에 들고 있었다.


"실은 제 딸이 정령여왕님의 열렬한 팬인 듯 해서요. 괜찮다면 사인을 받을 수는 없을까요?"


점주는 간청하는 듯한 눈으로 더욱 표정을 빛내며 색종이와 펜을 내밀었다. 과연 사인을 받고 싶어하는 사람은 딸인 걸까 아니면 점주 본인인 걸까.


그렇다고 그걸 확실히 안다고 해봐야 별 의미는 없었다. 미라는 조금 생각하더니 "음, 괜찮다." 라고 대답하며 색종이와 펜을 받아들었다.


'흐~음, 사인이라.... 아무래도 기회가 온 것 같구나!'


미라는 기뻐하면서도 애써 차분한 태도로, '엄청 익숙한 일인 걸요' 라고 하는 것 처럼 펜을 놀렸다.


그란 링스에서 학스트하우젠까지 가던 도중 미라는 『정령여왕의 미라』 로서 제대로 사인 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란 링스에서 정령여왕이라는 이명으로 불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는 언젠가 꼭 필요하게 되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너무 자만한 행동이었던 것일까. 그래도 이번에 그 경험이 도움이 되어 늘상 해온 익숙한 작업인 양 훌륭한 사인이라고 인정할 수 있었으니 세상일은 모르는 것이다.


"헌데 2층 말이다만, 어찌 되는 겐가?"


미라는 사인을 다 써낸 상황에서 곧바로 건네주지 않고 애간장을 태우듯 '이걸 갖고 싶다면, 알지?' 같은 분위기를 풍기며 재차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게 효과가 있었는지, 아니면 원래 그럴 생각이었는지, 점주는 "물론, 안내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하고 기세좋게 대답했다. 그리고는 지시를 기다리는 충견처럼 색종이를 응시한 채, 양손을 안절부절 못하게 하고 있었다.


"그런가 그런가. 그럼, 잘 부탁하네."


아무래도 2층을 확인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새로운 가구정령과의 만남의 가능성이 이어졌다. 일단 안도한 미라는 색종이와 펜을 점주에게 돌려준 뒤 당장이라는 듯이 계단 앞에 섰다.


"감사합니다. 곧바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그리 말하자마자 점주는 즉시 카운터로 달려가더니 소중한 색종이를 선반에 넣었다. 그리고 옆에 있던 직원에게 무언가 말을 건네고 난 다음 미라 곁으로 돌아왔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그럼 2층 프리미엄 룸으로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가볍게 인사를 건넨 점주는 부드러우면서도 빈틈없는 표정으로 계단을 올라갔다. 일과 사사로운 일의 경계는 모호해보였지만, 그 전환은 빠른 것 같았다.






"이건 정말이지.... 훌륭한 물건들 뿐이구나."


점주의 뒤를 이어 대망의 2층으로 올라간 미라는 그곳에 펼쳐진 광경에 숨을 삼켰다. 1층에도 꽤 볼거리가 있었지만, 이 2층을 눈으로 보고 나니 그건 빙산의 일각*조차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이곳은 역사로 가득 차 있었다.

(의역. 원래는 前座)


2층에는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넓게 트인 공간에 다양한 골동품이 진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아무래도 뭔가 분류별로 나누어져 있는 것 같았고, 구획마다 인상이 완전히 바뀌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라는 앤티크라는 장르에 대해서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아는 것은 친구 돌핀이 얘기하던 범위 내에서도 극히 일부, 무구의 종류에 한정한 것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눈 앞에 있는 물건들은 그런 미라의 눈에도 특별히 비치는 것들 뿐이었다.


"감사합니다. 이곳 앞쪽부터는 예술계의 전환기가 되었던 카테노프 시대에 만들어진 물건들이라서, 보시다시피 절묘하게 세공된 일품들 뿐입니다."


미라의 반응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혹은 원래 그런 성격인건지, 점주는 아주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그곳에 진열된 물건들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우선은 카테노프 시대의 골동품이다. 그것은 금은같은 알기 쉬운 호화찬란함이나 반짝반짝 빛나는 것과는 또 다른, 그저 사람의 기술만으로 만들어진 웅장하고 화려한 아름다움을 발하고 있었다.


카테노프 시대에는 예술을 즐길 여유가 없는 일반 시민에게까지 생활에 예술을 도입하라는 왕명이 떨어졌었다. 하지만 일반인이기에, 비싼 소재나 장식에 필요한 금은 보석같은 종류를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때문에 조각칼 하나만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세공물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이 『카페 크래프트 벨 골동품점』 에서는 카테노프 시대 예술품중에서도, 일반층에서 사용하던 물건들을 많이 수집한다고 한다. 평소 사용하는 도구부터 크고작은 다양한 가구들, 그리고 문짝같은 것까지 신기(神業) 처럼 느껴질 정도로 정교한 세공품들이 이곳에는 즐비했다. 그것은 틀림없이 단순한 골동품이나 가재도구같은 범주 내에서는 이야기할 수 없는, 예술작품 그 자체라 할 수 있었다.


"이야기로는 들어왔다만, 카테노프 시대에는 이정도나 되는 물건들이 데굴데굴 굴러다녔다는 것인가. 정말 터무니없구먼."


미라는 무척 감탄하면서 그곳에 진열된 물건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았다. 목적은 가구정령이지만, 좀처럼 그 압도적인 예술성에 눈을 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찾는 것은 가구뿐이었을텐데, 깨닫고보니 카테노프 시대의 모든 것을 둘러보고 있었던 것이다.


"흐~음, 보이질 않았구먼."


카테노프 시대 에리어를 빠져나간 미라는 왔던 길을 되돌아보며 툭 중얼거렸다. 시간으로만 따지면 십여 분 정도였지만, 중후한 역사에 닿은 것만 같은 만족감이 남아있었다. 그러나 목적이었던 정령의 모습은 결국 이곳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사람의 감성이란 것은 정말 어마어마한 것이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미라 공이 찾는 나의 권속은 그 안에는 없다고 할 수 있겠지.』


아무래도 정령왕도 감상하고 있었던 모양인지, 감회가 깊은 듯한 목소리가 미라의 머릿속에 울렸다. 그리고 동시에 정령왕은 카테노프 시대의 가구에는 정령이 깃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그 이유는 예술성이 너무 높기 때문에 가구로서의 본질이 애매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무리 소중히 쓰였더라도 그것이 원래의 용도대로 소중하게 다뤄지고 있던 것이 아니라면 정령이 깃들 그릇은 될 수 없다고 한다. 그것이 만들어졌을 때 제조자가 담은 소망과 이를 손에 넣은 사람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며, 그것들이 합쳐져 오랜 세월동안 쌓이면 그릇이 되어 정령이 깃든다는 모양이다.


『과연 그렇군.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과 그 방법 역시 영향을 미치는 게로구만.』


『그런 것이지.』


세월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사용되어 왔는지 역시 정령이 깃드는 데에는 중요하다고 정령왕은 말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확실히 예술적 요소가 억지로 담긴 카테노프 시대의 가구들은 정령이 깃들기에는 조건이 까다로운 것 같았다.






"자, 다음으로 안내드릴 곳은 이쪽입니다. 연대는 200년 정도 전에 만들어진 명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앞서가던 점주의 앞에는 카테노프 시대와는 닮았지만 어딘가 다른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정해진 동선이 있는 모양인지, 점주는 구획의 가장자리에서 들어가듯이 미라를 안내하고는, 그 앞에서 이 때라는 듯이 설명하기 시작했다.


"일찍이, 그 카테노프 시대에 매료된 장인들이 그 손으로 직접 당시를 재현하고자 시작한 운동이 있었습니다. 대륙 남동부에 있는 작은 마을을 중심으로 벌어진 이 운동은 이윽고 남동부의 여러 주요 도시에 영향을 미치는 큰 파도가 되었고, 예술가들이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여 또 여러 명작을 낳게 된 것입니다."


점주는 역사 배경을 술술 말해가면서도 여기저기에 전시된 물건들을 소개해 나갔다. 카테노프 시대에 매료되었다고 점주가 말했듯이, 이것들은 확실히 일상생활용품이면서도 예술적인 측면을 겸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점주를 따라 동선대로 나아가니, 그 모양이 서서히 변해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생활의 모든 것에 예술을, 같은 기초적인 신조는 그대로였지만, 디자인 등이 현대적인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점주는 동선을 따라가는 것으로 시간의 흐름 또한 흘러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동선대로 나아감으로써 재현운동의 시간에 의한 변천사를 알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던 것이다.


"이 부근은 중기때의 작품이군요. 여기서부터 변화가 여실히 나타나게 될 겁니다."


점주는 아이같은 미소를 띠우고 해설을 계속했다. 그 모습은 말하기를 좋아한다기보다 공유하는 것을 좋아하는 모습이었고, 부디 미라도 그것을 실감해달라는 마음을 드러내고 있었다.


"호오, 어디어디."


카테노프 시대보다 3백년이나 뒤에 만들어진, 그 당시를 본뜬 물건들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어떻게 변화해가는지를 미라는 찬찬히 관찰했다.


점주도 바짝 달라붙어 자세한 내력을 말했다. 사람에 따라서는 답답하다고 느낄 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지만, 미라는 지금을 즐기고 있었다. 점주의 정확한 해설은 어느것도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것 뿐이며 무엇보다도 훌륭하게 전시된 물건들이 역사의 박물관같은 즐거움을 만들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과연, 색깔이로군. 나아감에 따라 색채가 풍부해지고 있는 것 같다."


동선이 후기 작품군에 들어선 시점에서, 미라는 이거다 라고 말하듯 그렇게 말했다. 소도구부터 가구, 건축자재의 일부까지 다양한 골동품이 진열된 통로속에서 미라는 시대가 지날수록 채색된 물건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말대로, 정답입니다! 이 중기때부터 안료*나 염료부터 시작하여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술 약진이 일어나 많은 영향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카테노프 시대의 재현운동은 점차 개혁으로 변환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안료 : 광물질 또는 유기질의 백색 또는 유색의 고체 분말로 물에 녹지 않은 착색제의 총칭.)


이때라는 듯이 칭찬하기 시작한 점주는 더욱 기세를 올려 발걸음을 진행시켜 나갔다. 그리고 다다른 곳은 후기의 작품군이 진열된 동선으로 마치 동화나라처럼 부드러운 색채로 가득 찬 공간이었다.


점주가 말하길 중기부터 후기에 걸쳐, 특히 안료나 염료의 가격이 내려간 것으로 색채가 풍부한 명품이 잇달아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 결과 재현운동이 시작된 도시에는 마치 무지개에 싸여 있는 것처럼 알록달록한 경치가 펼쳐져 있었다는 모양이다. 이 때문에 도시는 지상의 무지개 등으로 불렸다는 듯 했다.


"유감스럽게도 당시의 도시는 대전으로 멸망해버려서 지금은 불사와 마물의 땅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스트라이프 왕국에 있는 포네이쇼 마을에서 그 당시를 재현하려는 운동이 벌어지는 것 같아서요. 세공 등이나 섬세한 부분등에 대해서는 역시 재현이 어려웠던 모양입니다만, 컬러풀한 마을이라는 면에서는 꽤 훌륭했었습니다."


장사이자 취미였던 골동품을 찾아 대륙을 돌아다는 일이 많은 점주는 중간중간에 관광도 즐기는 모양인지 "그 거리는 볼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라며 미소지었다.


그렇게 차근차근 알기 쉽게 설명하던 점주는 동선의 종점, 가장 크고 가장 멋진 그림 앞에 멈춰섰다. 그 그림은 열쇠가 달린 큰 진열장 안에 담겨 있었고 주위에는 방범용인 술구로 둘러싸여 있었다. 대단한 물건인 모양인지, 지금까지 봐 온 것중에서 가장 엄중한 상태로 되어있었다.


"호오, 이것이.... 확실히 훌륭하구먼."


미라는 그 그림을 보고 감탄사를 터뜨렸다. 그러자 점주도 "그렇죠?" 라며 기분 좋게 웃었다.


그 그림은 150호*정도로 폭이 2미터는 넘는 커다란 그림이었다. 그리고 그 커다란 캔버스에는 그야말로 무지개가 물들었다고 할 수 있는 색채가 풍부한 도시풍경이 자세히 그려져 있었다. 그렇다, 그것이야말로 지상의 무지개라고 불리운 지난날의 도시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호 : 1호가 엽서 두 장정도 크기)


그 박력과 선명함은 예술에 관심이 없는 사람조차 발길을 멈추게 할 정도로 매력적이라서 미라 또한 무척이나 마음을 사로잡히고 있었다.


"저는 처음 이 그림을 보았을 때, 그 때의 재현운동은 모두 이것을 낳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점주는 감회한 듯이 그림을 바라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 것처럼 눈을 감았다.


"이, 카테노프 시대 못지않은 명작을 만들어낸 200년 전을 우리는 그 발기인*인 블랑슈・라・레버리 백작에게 경의를 담아, 레버리기, 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발기인 : 앞장서서 어떤 일을 할 것을 주장하고 그 방안을 마련하는 사람)


그렇게 설명을 끝마친 점주는 천천히 눈을 뜨고는, 카테노프 시대의 도시 풍경도 보고 싶었다며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깊은 역사가 있는 것이로구먼."


무언가 깨달은 듯한 기분이 든 미라는 주인과 똑같이 그림을 바라보며 감회가 새롭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거리 풍경은 유채로 그려져 있었지만 마치 부드러운 수채로 그려진 것처럼 보였다. 훌륭한 작품을 볼 수 있었다고 만족한 미라는 점주와 함께 예술의 아름다움에 잠겼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잠시 뒤 미라는 깜빡했다는 듯이 본래의 목적을 떠올렸다. 방심하다간 금방 점주의 페이스에 넘어가게된다. 이대로 점주와 계속 어울리다가는 날이 저물 것 같았다. 그 사실을 깨달은 미라는 허둥지둥 왔던 길을 되돌아 보았다. 그러자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멋진 그라데이션을 자아내는 물건들이 시야에 들어와서, 다시금 훌륭하다며 감탄해버리고 말았다.


'어이쿠, 안되지 안되지.'


다시 정신을 차린 미라는 그곳에 진열된 가구를 중심으로 확인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이 가구들 역시 카테노프 시대의 흐름을 이어받은 내력이 있어 예술성이 강했기 때문에 정령이 깃들어 있는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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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오래걸렸네 죄송죄송


+) 2/14.13:27, 오타 및 가독성을 고려한 문맥 수정


https://youtu.be/XIYK11BJ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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