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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등이 아치형으로 굽혀지고 입꼬리에서 피가 흘러내리면서, 펄그림의 말이 끊겼다. 루시우스는  펄그림의 척추를 관통한 자신의 송곳이야 말로 고통의 원인이라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세 명의 전사 모두 고통스러운 기교를 부리고 있기 때문에 확신할 수 없었다. 

파비우스는 펄그림의 활력징후를 점점 더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들것 주변을 맴돌았다.

"그를 죽이고 있잖아." 파비우스가 다급하게 말했다. "너희들 중 하나는 멈춰야 해"

"아니." 마리우스가 말했다. "고통이 데몬을 몰아낼 것이야. 놈은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에 펄그림에 대한 지배권을 포기할 것이다."

"어리석군!" 파비우스가 말을 끊었다. "데몬과 같은 것들이 숙주의 파괴를 두려워한다고 생각하는가? 일단 물리적 그릇을 파괴한다면, 그 본질은 간단히 워프와 결합할 것이라고."

중략

"그렇다면 신경 기생충 장치를 사용할 시기가 온 것 같군." 마리우스가 말했다. "네가 디아스포렉스 하이브리드 캡틴으로 만든 것 말이야."

파비우스는 동의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였다. 루시우스는 아포세카리가 단지 그런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허리를 낮게 구부린 그는 펄그림의 머리에다 헬멧을 씌우고, 은빛 금속에다 얇고 투명한 플라스틱 튜브를 부착했다. 튜브는 바독을 가로질러 윙윙거리는 한 기계로 통했다. 그것은 인간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어보이는 생명체가 설계한 것으로 보였다. 그것은 인간들의 청각적 인식을 넘어, 현실 속에 존재하는 복잡한 빛과 소리와 함께 고동쳤다. 루시우스는 그것의 무지갯빛 수은 같은 액체가 투명한 관을 따라 프라이마크 속으로 열심히 열심히 박동 하는 광경을 지켜보았다.

카에소론이 파비우스의 가슴을 쿡쿡 찌르며 말했다. "네가 거짓을 말했다면, 네 악취나는 영약 중 그 어느 것도 내가 널 죽이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야."

반짝이는 액체가 펄그림의 몸에 들어섰고, 아직 상상도 하지 못한 감각을 발견한 관능주의자의 헐떡임이 그의 입술에서 빠져나왔다. 눈을 부릅뜬 펄그림은, 반쯤 잊혀진 친구들과 옛사랑과의 금빛 기억에서 깨어나는 몽상가처럼 스스로를 둘러보았다.

"아, 내 아들들아." 마치 고문의 고통이 나비 날개의 부드러운 애무에 지나지 않는다는 듯이 그가 말했다. "여긴 어디지?"

(중략)

마침내 펄그림의 몸이 안정을 되찾고, 만족스러운 안도의 한숨과 함께 다시 들것에 내려앉았다. 그의 사지는 차가운 금속 위에 자리 잡았고, 파비우스는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누런 이빨과 반짝이는 독사의 혀를 드러냈다. 

"이제 내가 뭘 어떻게 하면 될까, 퍼스트 캡틴?"

"그것이 진실되게 발설하도록 강요할 수 있는가?"

"물론이지,." 파비우스가 그에게 말했다.

파비우스의 신속한 확신에 눈살을 찌푸리며, 루시우스는 그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긴 것을 아포세카리가 쉽게 익힌 것처럼 보이는 것에 대해 의아해 했다. 그는 펄그림의 육체에서 송곳을 빼고선 들것 주위를 돌며 파비우스 옆에 섰다. 만약 파비우스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그는 파비우스를 죽일 것이다.

아포세카리의 긴 외투에 있는 얼굴들은 차가운 조수 위에서 오르내리는 것처럼 구부러졌다. 그것들의 무언의 울부짖음은 루시우스에게 고통을 끝내 달라고 간청했다. 검술가는 그것들을 무시하며, 대신에 파비우스를 죽여야 한다면 송곳으로 찌를 가장 좋은 곳을 계산했다.

아포세카리는 루시우스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는 듯 보였고, 그의 손가락은 마치 신전 오르간의 건반을 연주하는 마에스트로처럼 외계 장비를 조작했다. 펄그림이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느끼면서, 얼굴이 일그러지며 혼미한 미소를 지었다.

"오, 나의 아들들아...." 프라이마크가 숨을 쉬었다. "진실을 원하느냐? 이 얼마나 솜씨가 모자란가. 자네들은 진실이야 말로 가장 위험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는가?"

"네놈의 시간은 이제 끝이다, 데몬" 마리우스가 으르렁거렸다. "우리 군단 사이에서 네놈이 설 자리는 없다. 네놈은 사악한 존재일 뿐이지"

펄그림은 웃으며 말했다. "아, 마리우스, 자네는 나를 악이라고 부르려고 하지만, 선과 악이 대변하는 진리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럼 말을 무의미하지. 그래, 진실을 바라는가? 내가 자네에게 내려줄 것이야. 만약 자네들이 우주가 완벽한 복잡성의 마지막 단계를 향해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고, 그것이 피할 수 없는 목적지라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그 과정을 방해하는 모든 것들을 악으로 정의되어야만 하네. 같은 논리로서, 이 진행 중인 여행을 촉진하는 그 모든 것들은 확실한 선이지. 나는 그 '완벽한 복잡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나의 승천을 방해함으로써, 자네는 악을 위해 행동했을 뿐이야. 이 방에서 나 혼자만이 '선'인 것이지!"

"넌 우주의 본질과 선과 악에 대한 터무니없는 이야기로, 우리의 지혜를 무디게 한다" 마리우스가 야유했다. " 나는 악을 알 뿐더러 그것을 보고있지."

"자네는 자네 스스로를 보고 있네, 마리우스 바이로시안." 펄그림은 말했다. " 아직도 그 진실을 보지 못했는가?"

"무엇이 진실이지?"

"나의 진실이지!"

펄그림의 이두박근이 갑작스런 힘으로 부풀어오르고 그의 오른팔이 구속구에서 벗어나자, 루시우스는 들것에서 물러났다. 잠시 후, 그의 왼팔은 자유로워졌고, 프라이마크는 꼿꼿이 앉아 그의 피부를 뚫는 바늘을 뜯고, 파비우스가 고문 초기에 부착했던 생체 감시기를 뜯어냈다.

마리우스를 발로 찬 펄그림은, 3rd 캡틴이 작업한 장비들을 후회의 한숨과 함께 풀어냈다. 그것은 젖은 달그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아포세카리온 바닥으로 떨어졌다.

"애석하구나. "펄그림이 말했다. "난 그것을 즐기기 시작했단 말이다.

그렇게 펄그림읜 맨정신의 변태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