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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모타리온: 창백한 왕 - 프롤로그

톨루엔환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7.07 01:09:44
조회 1236 추천 42 댓글 18
														

압쉬르투스가 불타버렸다. 짙은 연기로 꽉 막힌 대기가 잠시 불길을 감추었다. 궤도에서도 지표면이 보이지 않을 정도인데다, 초기 소각 단계는 깊숙한 곳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모타리온은 돌격선 네번째 기수(Fourth Horseman)의 지휘소에서 자신이 심판한 행성을 내려다보았다. 그가 명령한 것이기에 발 밑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잘 알고 있었다. 곧 심판의 결실을 보게 될 것이다.


압쉬르투스는 안에서부터 바깥까지 불타고 있었다. 네번째 기수는 2단 사이클론 어뢰를 발사했었다. 미사일이 지표면을 강타했을 때 막대한 멜타 전하가 행성의 중심부를 꿰뚫었다. 어뢰는 지각과 맨틀을 계속 파고들고 행성의 지열보다도 더욱 뜨거운 열기를 하사해주었다.


모타리온은 초를 세거나 시계를 보지 않고도 어뢰가 행성의 핵에 닿은 것을 알아챘다. 자신이 압쉬르투스의 죽음 그 자체이기에 그 사실을 당연히 알고 있었고, 사이클론 어뢰는 그저 그의 뜻과 무장의 연장선이었다. 그가 낫을 휘두르듯이 어뢰를 쓴 것이었다.


"지금이다," 그는 행성의 핵 내부의 사이클론 플라즈마 전하 폭발을 조용히 알렸다.


그의 곁에서 시니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존경의 침묵 속에서 심판의 현현을 지켜보았다. 이 챕터 농노는 하인이라기에는 제자에 가까운 총애를 받는 자였다.


그녀는 모타리온의 모든 가르침을 받고, 군단을 위해 봉사하는 수천명의 사람들에게 모타리온의 계율을 가르쳤다. 테라와 바르바루스 출신도 아닌 그녀는 데스 가드의 단결의 상징이 되었고, 이해심은 굉장히 깊었다.


압쉬르투스의 중심부에서 죽음이 폭발했다. 핵이 불안정해짐에 따라 붕괴의 힘이 외부로 터져 나오며 지표면이 피어올랐다. 얄팍하고 연약한 지각은 내부의 격렬한 외침 앞에서 부서졌다. 지표면의 모든 생명이 사라지고, 이것이 정당한 일임을 깨달을 짧은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이제," 모타리온이 손을 들며 말했다.


그의 몸짓에 대한 대답으로 대기가 눈이 멀 정도로 환한 빛줄기가 엮인 밝은 주황빛으로 타올랐다.


그리고는 저 멀리 공허 속에서 조용한 비명소리가 뒤따라 들려왔다. 압쉬르투스는 산산이 부숴졌다. 모타리온은 주 관측방패를 통해 작열하는 작은 태양을 보았다. 태양이 탄생하는 순간이자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이었다. 빛이 하얀색에서 붉은 광채로 변하자 혜성과 눈물처럼 흩어지는, 굴러가는 덩어리를 따라가는 불줄기같은 행성의 파편들이 점차 어둠 속으로 사라져가는 모습이 보였다.


"이제 끝났다." 모타리온이 말했다. 압쉬르투스는 사라졌고, 그곳에 도사리던 범죄들도 마찬가지다. 주술에 바쳐진 세계란 구제할 수 없는 존재다. "말해다오, 저 멀리서 무엇이 보이느냐?" 모타리온이 시니스에게 물었다.


"일이 잘 풀린 것이 보입니다, 전하." 시니스가 말했다. 그녀의 오른쪽 얼굴은 금속으로 재건되어 목소리가 울렸다. 오른다리 역시 금속 표면을 감춰줄 인공 피부가 없는 기계 강화물이었다. 오른팔은 메카 덴트라이트였고, 팔을 뻗고 휘감는데엔 익숙했다.


"이걸로 무슨 교훈을 얻었느냐?" 모타리온이 물었다.


"많은 승인 중 하나입니다." 시니스가 주저없이 대답했다. "전하께선 언제나처럼 해야할 일을 한것입니다."


"언제나처럼이라," 모타리온은 숨죽인 소리로 읊조렸다.


압쉬르투스는 해야만 했던 시련이었다. 그는 이 행성에서 다른 길을 걸으려고 노력해보았다. 첫 상륙때는 병력을 억제하고 백성들에겐 전보다 더 많은 기회를 주었었다. 처음엔 압쉬르투스가 순순히 따르며 자비를 베푸는 그의 실험은 성공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백성들의 결코 포기하지 않을거란 신념을 감춘 거짓된 항복일 뿐이었다.


모타리온은 자신의 형제들이 강제한 길을 걸으려 했었다. 그 길을 따른건 실수였다. 압쉬르투스가 파괴되면서 자신의 실수와 의심 또한 지워졌다. "우리는 황제폐하의 낫이요. 우리의 손길을 저지하는 건 죽음의 손길을 저지하는 것이다. 자연의 섭리에 어긋나는 것이지." 그가 말했다.


"말씀 하나 올려도 되겠습니까, 전하?" 시니스가 말했다.


"말해보거라."


"전하께서..." 시니스는 적당한 단어를 찾느라 망설였다.


"만족한다는 말은 하지 않는 게 좋겠네만," 모타리온이 경고했다. "압쉬르투스를 파괴한건 기뻐할 만한 일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인가?


"죽음에 기쁨이란 없습니다. 하지만 그래야만 했던 일입니다."


"필요성을 깨닫는데엔 만족감도 있지. 마저 말해보거라."


"제가 말하고 싶었던건 전하에게 새로운 결의가 느껴집니다."


"결의라," 모타리온이 번복했다. 그는 즐거움에 가까운 앓는 소리를 내었다. 결의라, 그래. 일종의 확실성이지. 그러나 확실성과 함께 의심과 의문도 있었다. 일부 불신의 싹은 몇 년 전에 틔었고, 몇몇은 훨씬 더 오래전 그의 가슴에 자리를 잡았다. 그때는 불신을 표현해도 생각하지 못할 방안들만 가리켰을 뿐이었다. 아직도 의문이 남아있다.


모타리온은 네번째 기수의 함교를 둘러보았다. 우수하면서도 잔혹한 함선이었다. 이 함선은 갈라스파에서 그에게 큰 도움이 되었고, 모타리온이 이제야 깨달았긴 해도 함선 그 자체가 교훈이기도 했다. 


"그래. 내 결의는 시험되고, 날카로워졌다. 압쉬르투스는 논쟁의 종결이다."


"누구와의 논쟁입니까, 전하?"


"내 자신과, 다른 이들이다."


'논쟁이라,' 그가 생각했다. '오용된 단어지.' "자네는 논쟁 그 자체의 증인이 아니다, 시니스. 갈라스파에서 돌아오는 여정에서부터 시작되었지." 그는 그 날처럼 생생하게 느껴지는 분노에 어금니를 깨물었다. "난 승리를 업고 귀환했다." 그는 모든 음절에 독이 서린 말을 내뱉었다.




솔직히 다크 임페리움 번역하기 귀찮은레후 


이미 번역된 구판에서 단어만 좀 바뀐 수준이라 굳이 번역이 필요할까란 생각이 들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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