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관들의 군주라 불리는 아발드 스테방은 최고위 해군 감사관 스투바 우발리아트, 그리고 이들의 두 자녀인 웬과 이자와 함께 아침식사를 하기 위해 식탁에 앉았다. 최고위 감사관과 가장 강력한 고위 감사관과의 결합은 권력의 정점을 더욱 강화하는 방법이자 수백년동안 이어지는 결사단의 전통이었다. 웬과 이자는 갓 성인이 되었지만 결사단의 구조에서 공식적인 위치도, 스스로를 소개할 칭호도, 권력도 없었다. 가진것은 권력에 대한 기대뿐이다. 감사관의 직위는 기본적으로 물려받지만, 현재 직위 소유자의 의견과 고위 감사관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또한, 그 어떤 가문도 상속 가능한 직위보다 더 많은 구성원을 가질 수 없었다. 결사단은 그 자체로도 안정적인 자기 영속성을 지켰었다. 후손 중 하나라도 어떤 식으로든 신뢰할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되면 감사관의 다른 자산과 동일한 방식으로 처분되었다.

조찬실은 스테방과 우발리아트 소유의 구역이 그렇듯 광활하고도 퇴폐적인 공간이었다. 벽에서 30m 떨어진 식탁과 의자 네 개만이 유일한 가구였다. 목소리는 벽과 너무나도 높은 천장에 울려 퍼져 어둠 속으로 스며들었다. 하인들은 부드러운 밑창을 덧댄 신발을 신고 고요히 움직인다. 이들은 주인에게 음식을 가져다주고 침묵 속으로 사라졌다.

스테방은 빵 한 조각을 집어 한 입 베어 물고, 조심스레 씹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그는 우발리아트에게 고개를 돌리고 눈썹을 치켜 올렸다. “빵은 먹어 봤소?” 그가 물었다.

“물론이죠. 뭔가 알아차리길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맛이 달라.” 스테방이 말했다. “어제와 같은 수준이 아니야.”

“동의합니다.”

스테방은 오른쪽에 있는 식탁 가장자리의 버튼을 눌었다. 잠시 후, 집안 관리인 베페센이 다른 하인들처럼 조용히 걸어 들어왔다. 그는 스테방의 어깨 옆에서 명령을 듣기 위해 허리를 굽혔다.

스테방은 빵 한 조각을 집어들고, 빵을 만지는 것조차 모욕이 된 듯 접시 위로 떨어트렸다. “이런 건 용납 못한다. 새 제빵사를 구해와. 쓸모 없어진 노동단위들은 제거하고.”

“즉시 하겠습니다. 관제사님.” 베페센이 말하고는 대체품을 확인하고 사형 선고를 내리기 위해 떠났다.

“찬성하나?” 스테방이 우발리아트에게 물었다.

“물론입니다.”

“신선한 노동단위들이 신선한 빵을 만들지.” 스테방은 자신의 표현에 만족하며 말했다. 이런 치명적인 징계를 실행한 것도 웬과 이자를 위한 교훈도 되었다.

우발리아트는 교훈을 제대로 배웠는지 확인하기로 했다.

“감사관의 명령이 필요할 이유를 이해했느냐?”

“예.” 이자가 말하고는 웬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증명해 보거라.” 우발리아트는 이자를 가리켰다. “말해라.”

“교정은 약점입니다.” 이자가 말했다. “노동단위가 특정 작업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한 후 품질 저하는 기술 손실, 반역, 또는 둘 모두를 의미합니다.”

우발리아트는 손가락을 들어 이자를 침묵시켰다. 그녀는 무뚝뚝하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웬을 가리켰다. “다음.”

“만약 노동단위가 교정된다면 단점을 숨길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니 결국에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좋아.” 우발리아트가 말하고는 다시 식사를 시작했다. “교정은 약점이지.” 그녀는 자녀들을 보지도 않고 번복했다. “그러니깐 나도, 최고위 감사관께서도 절대로 교정은 하지 않아.” 그리고 나서 그녀는 자신의 자녀들을 자비없이 노려봤다. “그러니 아무도 교정이 필요한 것처럼 행동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지.”

자녀들은 침묵했다. 모두 자유롭게 말할 권리는 없다.

“알아들었나?” 스테방이 말했다.

“네.” 둘 모두 일제히 대답했다.

아주 좋았다. 때때로 자신의 생명이 위태롭다는 사실을 상속자들에게 상기시키는 것은 현명한 행동이다. 권력의 승계를 앞당기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보여주는 행위다. 그때 갑자기 경보음이 터져 나왔다.

웬은 물에 사레 들리고, 우발리아트는 자리에서 뛰쳐나와 수저를 바닥에 떨어트렸다. 포크와 나이프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떨어졌지만 경보기의 전자음에 묻혀졌다. 스테방은 잠시 얼어붙었다. 그의 뇌가 이 상황을 받아들이길 거부했다. 스테방은 무슨 비상사태가 경보를 울리는지는 알고 있었지만, 그런 상황은 이전까지 일어나지 않았다. 이 경보음은 울린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평소의 일상에서 근본적으로 벗어나는 것이다. 무너진 질서이자, 경보음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실수라니...” 우발리아트가 말했다.

그 말은 스테방에게 희망을 주었고,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실수는 벌을 받아야 한다는 맹세가 마음을 옥죄였다.

실수가 아니라면 이 상황에서 무엇을 배우게 될지 두려웠다.

하지만 그는 결사단에 거스르는 위협을 알아내고 맞서 싸워야 했다.

그는 일어섰다. 스테방과 우발리아트는 자녀들을 남겨둔 채 조찬실을 뛰쳐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