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스파의 주 지휘 본부 내부에서 고위 감사관들이 홀로그램 테이블을 응시했다. 그 위를 흐르는 데이터는 이들의 이해를 거스르는 이야기를 전해주었다. 적 함대가 이미 성계의 외행성들을 통과했다. 지휘실의 기술자들은 결사단의 함선에서 들어오는 보고들을 요약했다. 끊임없이 지껄이는 목소리이자 커져가는 파멸의 단조로운 소리였다.

“포대가 적의 측면에 위치. 사격 준비중.”

“적들은 전방으로만 발포중.”

“추가 적군 손실 확인.”

“함대의 속도 감소나 방향 변경 없음.”

스테방은 우발리아트와 함께 고난에 찌든 표정을 지었다.

“놈들은 자신들의 손실은 신경 안 쓰고 있어.” 스테방이 말하고는, 이것이 결사단과 자신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완전히 깨달은 감각이 그의 뱃 속을 헤집었다. 그는 결사단이 지난 몇 시간 동안 사망한 선원들을 신경 쓰지 않는 냉혈하고 무자비한 정권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적은 더욱, 더욱 더 냉혹했다.

함대의 불타오르는 단검이 자비없이 달려들고, 스테방은 자신을 직접 겨냥하고 있음을 확신했다.

데스 가드는 결사단의 초기 반격을 돌파했다. 적은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 분명했다. '갈라스파는 도전을 받은 적이 없군.' 모타리온이 생각했다. '도전을 받았다 해도 진정한 위협을 겪지 않은것이고.' 갈라스파 성단은 수천 년 동안 고립되어 있었다. 이들의 행동이 보여주듯 제국은 외부인의 위협을 전혀 겪지 않았을 것이다.

적함들은 처음에는 상황에 적응하는 것이 느렸다. 이들은 모타리온이 예상한 것보다 오랫동안 소행성에 화력을 낭비했다. 그러나 함대가 성계 깊숙이 들어가자 결사단은 마침내 전술을 바꾸었다. 더욱 더 많은 요새 감시자들이 전투에 참전하기 시작했다. 요새들은 잠시 멈추더니 함께 모여들었다. 데스 가드 군단의 전방추진력을 저지하는 동시에 측면을 공격할 수 있는 충분한 함선이 모였다.

너무나 많은 대포와 어뢰 발포는 마치 함대가 별의 중심부를 통과하는 것처럼 보였다.

“측면 공격은 무시하라.” 모타리온이 명령했다. “최소 반격으로. 우리의 모든 병력이 앞으로 나아가 길을 뚫도록 하거라.”

전선을 공격하던 요새들이 사라졌다. 데스 가드가 뿜어낸 겁화가 결사단의 모든 공격을 무색하게 했다. 함대는 계속해서 전속력으로 나아갔다. 함대는 결사단의 느린 함선들을, 자신의 함선들마저 뒤로 버려두었다.

모타리온은 모든 손실을 기록했다.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이요, 해야만 했던 일이었다. 네 번째 기수는 쐐기 진형의 선두에 선 주력함이다. 요새 감시자와 포대가 데스 가드 진형의 가장자리를 좀먹었지만, 번개 같은 전진을 막지는 못했다. 진형의 중심에 도달할 수도 없었다.

함대가 갈라스파에 가까워질수록 결사단의 공격은 더욱 거세지고 절박해져갔다. 데스 가드는 적의 진형으로 파고들었다. 모타리온이 창문을 내다보니 요새들이 멜랑콜리아 순양함과 대치하는 것을 보았다. 어뢰가 선체를 뚫고 들어가 탄약고를 터트렸다. 폭발로 함선이 항로를 벗어나 필연의 부름 전함에 부딪혔다. 뱃머리를 고정한 채 우현으로 틀어지자 더욱 많은 함선들이 위험에 빠졌다. 

"멈추지 않는다면..." 바라진이 말했다. 그는 이 위험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함대 대형은 너무나 촘촘했고 주력함의 선회 반경은 넓었다. 재난이 발생하면 회피기동을 쓸 여유도 없다.

"분명히 멈출게다." 모타리온이 말했다. 선원들은 답을 찾을 것이다. 그래야만 한다. 자신들의 성패가 어디에 달렸는지 알고있을 테니. 분명히 추진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희생할 것이다. 필연의 부름은 멜랑콜리아의 충격을 거스르는데 성공하여 서로 더욱 강렬히 맞부딪혔다. 주변이 초토화되었다. 항로가 소행성과 충돌할 정도로 바뀌고, 마지막 순간에 두 함선은 쏠 수 있는 모든 것을 발사했다. 소행성과 충돌하는 순간 태어난 폭격과 재앙은 결사단의 요새 여러 척을 파괴했다.

"테르수스 중대장이여. 자네가 이 공세에서 우리가 무엇을 잃고 있는지 이해하고 있다는건 안단다. 하지만 우리가 무얼 얻고 있는지 알고있느냐?"

"예, 전하."

"결사단의 방어선을 베어 갈랐습니다." 바라진이 말했다.

"외부 방어선 입니다." 테르수스도 답했다.

모타리온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앞을 바라보며 궤도 방어선과 행성 방어포의 공격에 대비했다. 성계를 꿰뚫은 진격은 시작에 불과했다. 네 번째 기수나 결사단의 능력을 잘못 판단했다면 모든 것을 잃을 것이다.

소설 중간에 나오는 함선의 이름 Funereus는 장례식, Maestus는 슬픔이라는 뜻

데스가드스러운 작명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