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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모타리온: 창백한 왕 - 7장 (3)

톨루엔환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2.27 23: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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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실은 하이브의 방위 체제의 중추지이자, 대규모 공격을 위해 수만 명의 병사들이 모이는 집결지에, 20개의 주요 회랑의 연결고리였다. 거대한 공간은 수비병들에게 하이브의 온 구역으로 빠르게 도달할 수 있는 수단이 되었다. 하이브에 입힌 치명적인 피해에도 적들이 침략에 대항하는 속도를 보아 모타리온은 결사단이 이 모든 전선을 따라 일종의 군사망을 형성했을 거라 의심했다. 몇몇 분대가 이들의 존재를 확인했다. 모타리온과 그의 데스슈라우드가 눈 앞에서 본것은 데스 가드의 다른 부대원들이 조우한 적들과 완전히 다른 유형이었다.


프라이마크와 10명의 데스슈라우드 터미네이터는 견고한 격벽을 부수자 광활한 도시와도 같은 공간이 나타났다. 모타리온은 터널에 들어서자 멈춰 섰다. 접근실은 방이라 불릴 수도 없는, 사방이 성벽으로 둘러싸인 광활한 광장이었다. 100개의 전차라 일렬로 늘어서 모두 주포를 모타리온에게 겨누고 있었다. 중장갑차들을 지정 위치로 보내기 위한 넓은 도로들이 광장에서 뻗어나와 있지만, 전차들은 떠나기는 커녕 더욱 많은 전차들이 밀려오고 있었다. 이곳이 이들의 목적지였다.


“예상하고 있었군.” 모타리온이 데스슈라우드에게 말했다.


잠시 후, 그의 뒤편에서 일련의 폭발음이 울려 퍼지더니 터널이 무너져 돌아오는 길이 막혔다.


“아무도 죽기 전 후퇴란 없다. 내가 그런걸 할거라 생각한 적들은 큰 실수를 벌였어.” 모타리온이 말하고는 터널에서 나와 드넓은 공간으로 뛰어들었다. 최전선에 선 전차들이 동시에 굉음을 내며 나아갔다. 전차의 플레이머 캐논이 동시사격을 개시해 벽을 불타는 프로메튬으로 휘감았다.


“전진하라!” 모타리온이 군단병들에게 외쳤다. “도망이란 없다. 오직 천벌만이 있으리!”


화염이 그를 감싸 내렸다. 프라이마크는 지옥불 속을 질주하고 폭발의 위력은 그를 뒤로 밀어내려 분투했다. 갑주의 온도가 치솟으며 핏빛으로 물드는 고통과도 같으리. 그럼에도 죽음의 군주는 자비라는 것 없이 멈추지 않고 돌격하자, 불길을 뚫고 눈 앞의 풍경을 되찾았다. 모타리온은 뛰어올라 그의 앞에 있는 전차의 포탑에 착지했다. 그가 침묵을 휘두르자 전투 대낫의 칼날이 포탑을 꿰뚫었다. 두번의 일격을 더 가하자 금속판이 연약한 살점처럼 잘려나가 전차를 열어젖혔다. 승무원들은 공포에 질려 프라이마크를 올려다보았지만, 그의 다음 일격은 이들의 몸을 터트려 전차 내부에 피를 흩뿌렸다.


모타리온은 다음 전차로 뛰어오르고 데스슈라우드의 움직임을 지켜보았다. 양쪽에서 터미네이터들이 그를 따라잡으며 중장갑차의 최전방 열 사이를 뚫고 들어오고 있었다. 그러나 싸우고 있는 데스슈라우드는 8명뿐이었다. 두 명은 불길에 휩싸여 쓰러졌기에.


모타리온은 첫 번째 전차와 같은 방식으로 두 번째 전차를 파괴했다. 그러나 그가 다시 뛰어오르기 전에 엔진이 급작스레 굉음을 내더니 바로 앞에서 불도저 날을 장착한 전차가 프라이마크를 향해 돌진했다. 그 전차는 플레이머 전차에 부딪혀 뒤집혔다. 모타리온은 왼쪽으로 몸을 던졌지만 이미 늦었다. 공성 차량의 일격으로 프로메튬 탱크가 파열되어 불이 붙었다. 충돌과 폭발이 결합된 힘에 뒤집힌 플레이머 전차가 모타리온에게 덮쳐왔다. 수 톤의 금속 덩어리가 그를 접근실 바닥에 때려 박고는 락트리트에 구덩이를 남겼다. 업화가 이번에는 그를 뒤삼키겠노라며 치솟았다. 그는 차량의 시체를 힘껏 들어올리며, 잔해 밑에서 앞으로 돌진했지만 또 다른 공성 날에 걸려 들을 뿐이었다. 전차가 다른 전차를 향해 포효하고는 프라이마크를 들어올렸다. 주포 대신에 거대한 공성추를 달은 전차가 부딪히더니 모타리온을 전차 사이에 끼워 으스러뜨렸다.


주변의 모든 것이 검붉은색으로 물들었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저 멀리 어딘가에서 엔진이 울부짖고 궤도가 락크리트를 붙잡으려 분투하는 비명이 아득히 들려온다. 압박이 강해져온다. 탈출구도 없이, 움직일 수 없었다.


공성추가 프라이마크의 왼팔을 옆구리에 짓누르고 있었다. 그래도 손에 랜턴을 권총집에서 겨우 꺼낼 정도의 공간만은 남아 있었다. 그가 총을 뒤쪽으로 쏘자 에너지 폭발이 공성 날을 관통하여 전차 몸체에 꽂혀 들어갔다. 그 후 또 다른 폭발이 일어나자 공성 날이 앞으로 밀리는 일은 없었다. 모타리온이 다시 사격하니 전차는 산산조각이 났다. 공성추를 달은 전차가 앞으로 달려들었지만, 모타리온은 옆으로 피하고 자신을 지나쳐 달리는 거대한 전차를 향해 중력자 수류탄을 던졌다. 수류탄이 폭발하고, 전차도 폭발했다. 소규모 중력장은 그 자체의 질량으로 전차를 분쇄했다. 안에 있던 승무원들이 걸쭉한 액체로 으깨지기 전 지르던 비명소리는 모타리온도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컸다. 전차는 몇 초만에 형체 없는 압축 금속 덩어리로 변했다.


모타리온은 다른 플레이머 전차가 주포를 겨누기도 전에도 그 위로 뛰어올라 접근실을 훑어보았다. 결사단의 중장갑 대열이 붕괴되면서, 데스 가드 전사들을 사살하거나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로 뒤엉키고 있었다. 그러나 아직 승리를 말하기에는 이르다. 적은 여전히 수적으로 우세였고 두 명의 데스슈라우드가 이들의 바퀴와 무기 아래로 사라졌다.


모타리온은 벨트에서 가장 강력한 폭발물을 꺼냈다. “볼텍스 투척.” 그가 분대에게 경고하며 복스를 보냈다. “접근실 중앙이다.” 그는 구체를 높은 호를 그리며 던졌다.


구체가 정확히 그가 말한 곳에 떨어지자, 전차 위에서 물질계에 균열을 찢으며 폭발했다. 無의 미립점은 고문당한 현실의 와중에 휩쓸려 시커먼 아가리로 벌어졌다. 소용돌이의 위력이 전차를 산산조각 냈다. 천계의 굶주림은 기계와 인간을 먹어 치우고는, 소용돌이는 몸집을 불려가면서 접근실의 중앙을 지배했다.


대혼돈이 결사단의 군대 사이를 휩쓸었다. 공포에 질려 탈출하려는 운전자들 때문에 전차가 서로 부딪히면서 아수라장이 펼쳐졌다. 소용돌이는 점점 커지고, 더욱 많은 전차들을 당겨들었다. 모타리온은 거대한 광장의 존재 전체가 게걸스레 휘몰아치는 워프 폭풍 쪽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그러자 소용돌이가 활을 그리며 광장을 스멀스멀 기어다녔다. 분명히 먹잇감에 뛰어드는 짐승처럼 좌우로 비틀리다 다시 천천히 흘러가리라. 죽어가는 현실은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면서 울부짖었지만, 죽음의 규환은 크지 않았기에 모타리온은 적들의 비명을 들을 수는 없었다.


군인들은 서로 얽히고 끼여 꼼짝 못하는 전차에서 뛰어내려 도망치려 했다. 모타리온은 잔해 위에 서서 이들에게 연설하자, 갑주의 복스캐스터를 타고 그의 차가운 목소리가 온 광장에 울려 퍼졌다.


“네놈들은 노예다.” 그가 선고했다. “노예임에도 더욱 큰 노예제를 존속시키고 있구나. 노예제의 영속을 위해 싸워가는 자들이여. 그러기에 네놈들이 심판 받는 것이며, 그러기에 사형을 내리는 것이요, 이것이 내 선고이니라.” 


프라이마크는 침묵을 들고 가장 가까운 전차로 달려가 차체를 베어 갈랐다. “모두 끝내버려라.” 그가 데스슈라우드에게 복스를 보냈다.


볼텍스 수류탄 같은 니힐루스 무기를 다루는 건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 그 무기가 부리는 요술을 예측할 수 없으니 말이다. 소용돌이의 움직임, 지속 시간과 강도는 천계의 변덕에 따라 달렸다. 결사단의 군인들은 공황에 빠져서 스스로를 파멸로 이끌었다. 모타리온과 데스슈라우드는 소용돌이에서 거리를 둔 채 자신이 내린 선고를 이뤘다. 더 이상 적의 조직적인 대응은 없었다. 모타리온이 전차에게 다가가자 여전히 반격을 시도했지만, 이들에게 기회란 없었다.


마지막 전차가 연기가 피어오르는 잔해 덩어리로 전락해도, 소용돌이는 강도는 약해졌을지언정 여전히 휘몰아치고 있었다. 곧 와해되어 더 이상 하이브에 위해를 주지 않을 것이다. 광장의 맨 끝에 있는 대로들은 프로타코스의 더 높은 층으로 이어졌다. 가장 높은 출구에 선 모타리온은 자신이 남겨놓은 대학살의 풍경을 다시 한번 살펴보았다. 죽음이 접근실에 찾아와 온 생명을 거둬들였다. 좋은 수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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