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xxxvii 파멸의 등장

불칸과 카스린을 향해 옥좌 방향으로부터 아비데미가 다가온다. 불칸이 신뢰하는 부관의 걸음의 다급함은 불칸의 심중을 우려로 채운다.

“용들의 군주시여.”

아비데미가 빠르게 고개를 숙이고서 말한다.

“콘실리움의 능인(각주 1)들이 비물질 역학 차원에서 갑작스럽고 거대한 상승폭이 감지되었음을 알려 왔습니다.”

“무슨 의미더냐?”

“아마도…”

드락스워드가 주저한다.

“새로운 사건이나 변칙일 수 있습니다… 천공의 에너지가 새로이 집중되고 있다고 합니다.”

“어디에서냐?”

불칸이 묻는다.

“웹웨이 안에서?”

아비데미는 어깨로 알 수 없다는 몸짓을 전한다.

“어쩌면 테라일 수도 있고, 반역자들의 함대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 곳이라도 가능한 상황이니 말입니다.”

위기의 다음 단계일 뿐이지 않을까요? 카스린이 수어를 보낸다. 드랙스워드여, 온 세상이 워프 속으로 빨려들고 있습니다. 비물질계의 활동 수준은 점점 더 증대할 수밖에-

“그것은 아니오.”

아비데미가 말한다.

“그 영역에 있어서 내 이해는 일천하지만, 능인들에 따르면 이것은 그냥 진전이 아닌 특별한 사건에 가깝다고 하오. 마치 비물질계에 속하는 집중된 거대한 힘이 자유로워졌거나, 점화된 것처럼 말이오.”

“얼마나 거대한 규모라더냐?”

불칸이 묻는다.

“능인들은 자신들의 장비가 그 정도의 힘을 측정할 수 있을 정도의 보정이 되어 있지 않았다고 보고했습니다.”

불칸이 서둘러 옥좌로 향한다. 그는 더 이상 걷지 않는다. 다른 둘 역시 그와 함께 움직인다.

“설명할 수 있다더냐?”

불칸이 움직이며 묻는다.

“없었습니다, 주군.”

아비데미가 대답한다.

어쩌면 어둠의 왕이 출현한 것일까요? 캐스린이 수어를 보낸다.

불칸은 그 수어를 무시한다.

“지금 설명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드락스워드가 보고한다.

“이 사건이 무엇이건, 이 사건 때문에 옥좌가 불안정해졌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인장관에게 얼마나 되는 통제력이 남아 있건 간에,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못합니다. 섭정공은 말 그대로 불타고 있습니다. 통제력은 다하고 있고, 완전한 소멸을 향해 가는 중입니다. 그렇게 되면…”

아비데미는 말을 끝맺지 않는다. 그럴 필요조차 없다.

불칸은 그 순간 무슨 일이 벌어날 것인지 정확히 알고 있기에.

각주 1 : 1부 당시부터 아뎁트에 대한 번역어로 가능할 능을 붙여 능인으로 번역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