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듀아딘 사내가 바에 들어와 듀아딘 에일과 버그만 에일, 그리고 마그말트 에일까지 해서 맥주 3잔을 주문했다.

"한번에 이렇게 주문하시다니, 오늘 좀 힘드셨나 보죠?' 하플링 바텐더가 말했다.

"그런 건 아니오." 듀아딘이 말했다. "젊었을 때 형하고 동생하고 셋이서 항상 같이 마셨었거든. 그런데 서로 의견 차로 약간 불화가 생겨서 이제 형은 차몬 하늘로 가서 카라드론 하늘항구에 가서 살고 동생은 아쿠쉬의 마그마홀드로 가서 슬레이어가 되어서 나만 이렇게 도시에 살게 되었지. 그러니 만나서 얼굴 한 번 보기 힘들게 됐지만, 그래도 셋이 함께 지냈을 때를 기억하기 위해 꼭 이렇게 마시기로 했소."

듀아딘은 매주 금요일 밤마다 바에 들러 항상 똑같은 주문을 했고, 바 한켠에 앉은 남자가 맥주 3잔을 비우는 모습은 어느새 바 단골들에게는 익숙한 풍경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침통한 표정으로 바에 들어온 듀아딘은 자리에 앉고는 듀아딘 에일은 주문하지 않고 버그만 에일과 마그말트 에일만 주문했다.

시끄럽던 바 안이 순식간에 쥐죽은 듯 조용해지자, 바텐더가 안쓰러운 얼굴로 입을 열었다.

"슬픔이 크시겠군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돌아가신 게 형님과 동생분 중 어느 쪽입니까?"

"아, 아니오. 둘 다 아주 멀쩡하다오!" 듀아딘이 당황하며 대답했다.

"마누라가 당분간 금주령을 내려서 내가 술을 끊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