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병 행성의 한 너글 신도 노인이 숲에 혼자 살고 있었다.

온대기가 되어 매년 해오던 것처럼 천연두버섯 정원을 파고 싶었지만, 땅이 딱딱해서 나이든 그에게는 매우 힘든 일이었다.

노인을 도와주던 외아들은 젠취 컬트와 엮였다는 혐의로 데스 가드의 요새에 투옥되어 있었다.

노인은 아들에게 편지를 써서 자신의 처지를 전했다:

『아들아, 올해는 천연두버섯 정원을 심을 수 없을 것 같아 매우 안타깝구나. 나는 정원을 가꾸기에는 너무 나이가 들었어. 네가 여기 있었다면 지금쯤 이런 고민은 없었을텐데. 네가 땅을 대신 일궈주었을테니...

사랑하는 아버지가』

며칠 후 그는 아들에게서 편지를 받았다:

『사랑하는 아버지,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 땅을 파헤치지 마세요. 젠취 신도 친구들한테서 뽀려온 마도서를 거기다 묻어서 숨겨놨거든요.

사랑하는 아들이』

다음 날 새벽 모타리온이 직접 플레이그 마린들을 대동해서 노인의 집에 도착해 땅 전체를 파헤쳤다. 하지만 마도서는 발견하지 못했고, 그들은 '젠취 놈들이 그렇지'하고 허탕쳤다는 듯 자리를 떠났다.

같은 날 노인은 아들에게서 또 다른 편지를 받았다.

『아버지, 이제 그 놈들이 밭을 일궈놨으니 천연두버섯을 심을 수 있을거에요.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요.

사랑하는 아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