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텐션은 정말 중요한 개념이지만 마스터들도 실수할 정도로 어려운 개념이야. 그래서 내 실력에 폰텐션에 관하여 글을 쓰기엔 좀 쪽팔리지만, 경기 복기를 하는데 게임 내내 테마가 폰텐션이라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서 작성해본다.

우선 폰 텐션이란 밑의 그림과 같이 폰과 폰이 서로 잡을 수 있는 형태로 있는 걸 말해. (특히 센터폰)

이때 양측이 할 수 있는 행동은 세가지야.

1. 밀기, 2. 먹기, 3. 무시하기

여기서 주의할 점은 폰 텐션은 한 턴의 결정이 아니라는 거야. 기물이 배우라면 폰 구조는 곧 포지션의 무대나 마찬가지야. 그리고 포지션은 매턴 변화가 일어나지. 따라서 폰을 밀지, 먹을지, 무시할지를 매턴 재평가하는 과정이 꼭 필요해. 마찬가지로 내가 무브를 결정할 때도 상대가 폰텐션에 액션을 취하는 경우를 생각해야해. 그러니까 매우 어렵고, 대부분의 초보들은 긴장을 유지하기보단 그냥 먹어버리는 것 같아.

내 생각에 폰 텐션에 가장 많이 관여하는 기물은 비숍이야. 폰텐션이 해소되면서 포지션이 열리는 순간 비숍의 가치가 널뛰기를 하거든. 피앙케토 오프닝의 아이디어 자체가 피앙케토로 긴 대각선을 잡고 센터에 폰브레이크를 하는 것임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울거야.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비숍에 관해 중점적으로 다룰거야.

비숍과 폰텐션에 관해 가장 중요한 건 결국 폰텐션이 해소되면서 열리는 대각선이야. 전술적으론 디스커버드 어택일거고.

1. 교환 이후 포지션 생각 (난이도 하)

이 포지션에서 f4는 실수야. 물론 g3칸 때문에 그냥 구리기도 한데, 흑이 이득볼 수 있는 정확한 수순이 있으니 찾아봐.

답은 exd4 Qxd4 d5! 야.

백은 흑을 때리고 싶은 나머지 f폰을 밀면서 이탈리안 비숍이 d5폰브레이크에 취약하다는 것/Nf3가 exd4했을 때 되잡는 역할을 가지고 있다는 것/룩이 마주보고 있다는 것을 간과했어.

퀸으로 되잡는게 문제인건 나이트같은걸로 템포벌면서 전개해서 문제인거 아닌가요?? 여기서는 흑이 이미 Nd7을 해놓은 상태라 괜찮을 것 같은데? 그냥 비숍 빼면 안됨? 이라고 질문할 수 있지만, d4에 퀸을 놔두게 되면 어두운 비숍이 강력한 대각선을 차지하면서 템포를 벌어.

2. 폰텐션이 해소되면서 열리는 대각선+교환 이후 포지션(난이도 하)

흑은 아까의 무브를 못봤지만 플랭크에 미친 백은 자기가 위험한 줄도 모르고 g4폰까지 밀어. 백은 흑이 c5하면 d5로 중앙을 닫으면 된다고 생각했겠지만 그게 다가 아니였어.

여기서 흑이 게임을 끝낼 방법은 뭘까?

아까랑 비슷한 아이디어야. exd4 Qxd4 c5!

센터폰을 먹으면서 퀸을 끌어당긴다면 비숍의 대각선을 열면서 동시에 퀸을 때릴 수 있어. 백은 핀 때문에 e4지점을 지키질 못해.

3. 대각선을 열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여러 개의 목적(난이도 중상)

비숍의 대각선은 비숍 앞에 있는 폰을 미는 방법만 있는건 아냐. 교환이후 포지션을 잘 생각할만큼 시각화가 좋다면 여러 아이디어들을 생각해낼 수 있어. 이건 뉴비들한텐 조금 어려울거고, 고인물들은 답 보지말고 생각해봐.

흑은 어떻게 대각선을 열 수 있을까?

우선 c5는 당연히 백이 d5로 포지션을 닫아버리고 플랭크 공격하겠지?

답은 b5! 야. b5 axb5 cxb5

그렇다고 백이 안먹어주면? 고급진 무브는 의도를 여러 개 가져.

흑이 b4! 하면 백은 나이트를 치울 곳이 마땅찮아. Ne7은 룩을 가로막아서 e폰이 따이거든.

4. 상대의 폰텐션에 대한 액션 생각+이점의 전환 (난이도 중)

그렇다면 백은 어떻게 해야할까?

1~3에서 봤듯 백이 f3의 나이트를 치운 시점에서 흑의 exd4는 골칫덩이야. 그렇기 때문에 백은 먼저 먹거나, 폰을 밀거나, 잘못을 인정하고 Nf3로 되돌아가는 방법이 있어.

백이 만약 자신의 계획(f4푸쉬)를 유지하고 싶다면, 밀거나 먹어야겠지?

먹는건 당연히 고립된 폰 앞 스퀘어를 나이트가 컨트롤하기 때문에 고려사항이 아닐 거고.

만약 d5를 하면 어떻게 될까?

한눈에 봐도 마음에 안들어보여. 퀸이 디스커버드로 때리니까 Bxd5가 거의 강제수인데 그러면 내 강력한 기물인 이탈리안 비숍을 줘야하잖아.. 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거기서 계산을 멈추면 안돼. 때로는 지금의 이점을 다른 형태의 이점으로 전환할 수 있어. 끝까지 계산해보면,

d5 cxd5 Bxd5 Nxd5로 백은 이탈리안 비숍 대신 흑을 완전히 얼려버리는 몬스터 나이트를 아웃포스트에 박게 돼.

팁글로 보기엔 간단해보이지만 인게임에서 이만큼 계산하긴 쉽진 않을 거야. 왜냐하면 아까 말했듯 폰 텐션은 매턴 유지되기 때문에 매턴 이런 생각을 한다는 건 쉽지 않거든. 의외로 백을 한번도 응징 못한 흑은 잘하는 고인물이야 ㅋㅋ

이렇듯 폰을 밀거나 먹거나 유지하는 판단은 아주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 솔직하게 내가 아는 확실한 말만 적으려고 노력했는데, 그래도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다. 고인물들이 저기 ㅈ밥이 글쓴다 하고 관음만 하지말고 피드백 많이 해줬으면 좋겠어.

부족한 글 읽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