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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정보] 외침과 기도 감상

이방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6.27 21:15:17
조회 301 추천 7 댓글 5
														

<외침과 기도>는 잡지사 기자인 주인공 사이키가 세계 각국을 여행하고 취재하려 다니던 중 맞닥뜨리게 된 미스터리한 사건들을 모아놓은 연작 단편집이다. 차분하고 서정적인 문체로 이국적인 풍경에 환상성을 가미해 탁월하게 묘사한 것이 특징이다.



사막을 달리는 뱃길- 작열하는 태양과 붉은 모래 언덕, 아득한 수평선만이 존재하는 사하라 사막. 그 사막을 가로지르는 외로운 길 하나가 있으니 바로 대상들이 사막의 배, 낙타를 타고 소금을 운반하는 길이다. 그런데 사이키가 그 길을 따라 대상 무리와 여행하던 중 연쇄 살인이 발생하여 일행은 하나 둘 죽음을 맞는다. 과연 사막의 사신의 정체는 무엇일까?



하얀 거인- 사이키와 여행을 떠난 여자친구가 스페인의 풍차 안에서 실종된다. 그로부터 일 년 후 같은 장소에서 실종 사건을 파헤치는 사이키와 친구들의 추리 쇼가 펼쳐진다. 산들 바람이 불고 눈부신 햇살이 내리쬐던 그 여름날 그녀에게는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얼어붙은 루시- 잿빛 안개와 황금빛 들판이 이루는 기묘한 조화 속에 자리한 러시아의 수녀원. 그 수녀원에서 수녀원장이 살해된다. 수녀원에 안치된 성녀의 시신이 부활했다는 괴기스러운 소문이 횡행하는 가운데 사이키는 진실에 도달할 수 있을까?



외침- 녹색의 지옥이라 불리는 아마존의 울창한 밀림. 그 속에서 폐쇄적인 삶을 영위하던 원시 부족이 의문의 전염병 사태에 휘말리고 그 뒤를 이어 연쇄 살인이 발생한다. 살인자는 어째서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동족들을 죽여야만 했을까?



기도- 정신 병원을 연상케 하는 하얀 방에서 기억을 잃은 채 깨어난 사이키. 온갖 사건들을 겪고 난 후 그에게 남은 것은 절망과 고독, 비참함 뿐이다. 사이키는 시련을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우리는 이야기로 가득한 세계에 살고 있다. 그러나 너와 나를 구분하고 경계짓는 힘들(국가, 종교, 민족 등)은 "너"의 이야기가 "나"에게로 전해지는 것을 가로막는다. 결국 "너"의 이야기는 "나"에게 있어서 불가해한 수수께끼로 남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여행자는 이처럼 차이로 인해 찢어지고 갈라진 세계를 유랑하며 수수께끼를 푸는 사람이다. 



허나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하라 사막, 러시아의 수녀원, 아마존의 밀림은 각각 서로 다른 이야기를 지닌 고립된 섬과 같은 세계이다. 한 세계에서는 그 세계만의 논리와 규칙이 통용되며 이는 외부인인 여행자의 시선에서는 매우 부조리하고 심지어 야만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너"와 "나"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굳건한 벽 앞에서 느끼는 무력함, "너"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능한 지에 대한 회의감.... 사이키가 끝내 좌절하고 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자는 희망의 불씨와 인류애를 마음 속에 간직한 채 용기있게 나아가야 한다. 때로는 분노와 슬픔으로 눈물 흘리면서, 때로는 기쁨과 환희에 차 웃음지으면서. 찢어져서 떨어져나간 천 조각들을 이어붙여 하나의 천으로 만드는 것처럼, 세계와 세계 사이에 다리를 놓아 서로 이어주는 것이 여행자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작품의 제목인 <외침과 기도>에서 외침은 "너"와 "나" 사이 메워질 수 없을 것 같은 간극 앞에서의 절규를 은유한다. 그렇다면 기도는? 여기서 기도는 종교적인 의미의 기도가 아니다. 기도는 서로가 하나가 되는 그날까지 여정이 끝나지 않기를 염원하는 간절함을 은유할 것이다. 그렇게, 사이키의 여행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아무리 불합리해도 현실은 잔혹하고, 아무리 기도해도 마음은 통하지 않아. 상식은 손쉽게 산산조각이 나지. 영원히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죽이는 인간도 있고, 서로를 이해한 인간을 죽이는 녀석도 있어. 그게 현실이야. 현실은 확실히 잔혹해. 그래도.... 너는 기도해야해. 네가 세계를 이을 수 있다고 믿는다면, 아무리 마음이 꺾여도 현실에 맞서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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