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어 - 120
(정식 메뉴 아님. 단골 추천으로 먹음.)
처음에 가게 딱 들어갔을 땐 주인장 아저씨가 혹시 이 가게 온 적 있냐고 해서 처음 온 거라고 대답했는데, 쿠시카츠 맛보기로 2~3개만 주문할 거면 다른 가게 가는 게 좋을 거라고 말하기에 순간적으로 내가 잘못 들은 건가 벙쪘음.
뭐 요새 오버 투어리즘이니 해서 별별 관광객도 다 봤을 테고 쿠치코미 같은 것들을 참고했을 때도 이 지역 단골들 중심으로 운영되는 듯해서 어느 정도 생각은 하고 있긴 했는데, 그럼에도 이게 오사카의 노빠꾸인가 살짝 당황스러웠을 정도.
대충 이 가게 메뉴 절반 이상 먹으려고 왔다고 얘기하니 단골로 보이는 옆자리 아저씨도 허허 웃으면서 분위기가 누그러짐.
일단 음식 맛은 역시 타베로그 평점이 말해주듯이 뭐 하나 함정인 것 없이 맛있었음. 기본 쿠시카츠는 소고기의 힘줄 부분이 포함된 살코기인 스지로 만들고, 나머지는 다 이름 그대로임.
따로 잘 어울리는 조합이 있는 메뉴는 따로 설명해 줌. 치즈는 소금, 연골과 모래주머니는 소금과 후추, 그 외 주문한 것들은 소스.
소스는 각 개별 종지에 따로 담아서 주기 때문에 틱톡하는 애들 장난질 걱정은 안 해도 됨. 아니, 애초에 그런 애들이 올 만한 가게 분위기도 아니긴 함.
그렇게 어느 정도 먹다 보니 자연스럽게 말도 걸어주시고, 옆자리 단골 아저씨는 요 근래 관광객도 워낙 많고 200~300엔 어치만 먹고 나가는 경우도 많았어서 그랬을 거라면서 (가게 주인장 아저씨가) 저 나이에 아직도 도라에몽 티셔츠나 입고 다니는 녀석이니 너그럽게 이해해 달라는 농담도 던지고 그랬음.
아무튼 다른 자리 단골이 메뉴판에도 없는 고등어를 시키길래 저건 뭔가 싶어서 뚫어져라 쳐다봤었는데, 그 모습을 보고 고등어 무진장 맛있으니 하나 먹어보라고 추천받고 나도 하나 주문해서 먹음. 슬슬 고등어도 제철이고 하니 기름기도 올라오고 해서 고소하고 맛있었음.
그렇게 한참 먹고 마시다 보니, 내 억양은 표준어 억양에 가깝다 보니 어디에서 왔냐는 얘기도 나오고 해서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까 주인장 아저씨랑 단골 아저씨 두 분 다 일본인인 줄 알았다면서 지금까지 이런 대화 흐름에서 봤던 리액션 중에서 제일 요란했음 ㅋㅋ
아무튼 내가 주문해서 먹었던 쿠시카츠 전부 다 맛있었고, 도테야키는 앞서 얘기했던 소 힘줄(스지) 부분을 미소 베이스로 졸이듯이 만든 음식으로 단짠의 정석임.
맥주는 병맥, 생맥 둘 다 아사히였던 게 아쉽기는 해도 수퍼드라이 자체가 기름진 튀김 음식에는 잘 맞다 보니 그냥저냥 먹을 만함.
내 경험적으로는 일본어가 부족하거나 하면 다소 오해 아닌 오해를 받고 불쾌한 경험을 할 수도 있으니, 마실 거 하나 이상에 꼬치 10개 정도는 먹을 생각이거나 아예 일본어가 유창한 사람들한테 추천하는 바임.
나도 처음에는 당황했을 정도로 관광객(혹은 외지인)에겐 어느 정도 선입견이 있는 가게라, 아예 마음 편하게 가고 싶다면 근방에 '하나미치'라는 쿠시카츠 가게도 평이 좋으니 그쪽을 추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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