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레붕이들. 이야, 어느덧 이 연재글 시리즈도 40번째 시간이 됐네. 이번 시간에는 '바바렐라 알카사르', '카멜라 몬테즈', '에타 도일', '진 보 핀리'에 이어서, 저들과 마찬가지로 <레드 데드 온라인>에 등장하는 전설의 현상수배범들 중 한 명이자, 뉴 오스틴 주 일대에서 활개치고 다니는 악명높은 열차 강도단 '레드 밴 갱단'(Red Ben Gang)의 보스 '레드 벤 클렘슨'에 대해서 짧막하게 똥글을 써 볼까 해.

1854생으로 <레드 데드 온라인> 시점 기준 44세의 중년 무법자인 그의 본명은 '벤자민 클렘슨'(Benjamin Clempson)으로, 앞서 다뤘던 전설의 현상수배범 '진 보 핀리'와 같은 미국 남부 태생인데, 핀리의 전문 분야가 은행 강도라면 이쪽은 열차 강도로써, 그 악명이 대단한지 작중에서 '무자비하고 전설적인 열차 강도' 라고 언급되며, 이 때문에 다수의 철도 기업들 뿐만 아니라 뉴 오스틴 주 주지사까지 직접 나서서 현상 수배를 건 특급 범죄자로 묘사되고 있음.

한 가지 특이 사항으로는 계층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 범죄를 저지르는 대부분의 무법자들과는 달리, 클렘슨은 부유한 승객이나 값나가는 화물을 실은 열차만 골라 털었다는 점인데, 이 때문에 현상 수배지에 명시되어 있는 대로 살인까지 저지른 중범죄자 신분이면서도 서민들에게는 의적이나 영웅 취급을 받고 있는 아이러니한 인물이기도 함.

여기서 다들 눈치챘겠지만, 열차 강도질을 벌였다는 것, 부유층을 범행 대상으로 했다는 것, 중범죄자 신분임에도 민중들의 지지를 받았다는 것, 그리고 결정적으로 주지사가 직접 현상 수배를 걸었다는 것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이쪽도 본작의 '반 더 린드 갱단', '오티스 밀러 갱단', '진 보 핀리' 등과 마찬가지로 실존 인물이자 전설적인 무법자였던 '제시 제임스'에게서 영감을 받은 캐릭터로서, 묘사를 보면 사실상 '블랙워싱한 제시 제임스'라고 봐도 무방함. 

추가로 수배지를 보면 클렘슨은 사격 실력이 뛰어난 명사수(Sharpshooter)라고 명시되어 있는데, 이것 역시도 과거 남북 전쟁 당시 연합군(남군) 출신의 군인으로서 게릴라전의 귀재이자 뛰어난 사격의 명수였던 제시 제임스에게서 차용해 온 흔적임.

아무튼 열차 강도같은 대형 범죄를 저지르는 갱단답게 그 벌이도 상당히 좋은 모양인지, 당장 클렘슨 본인만 봐도 멋들어진 카이저식 콧수염과 고급스런 실크햇, 그리고 진홍색 비단으로 맞춤 제작한 연미복을 차려 입고 있어 전설의 현상수배범들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화려한 외견을 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그를 수식하는 이명도 '레드 벤'임.(Red Ben) 거기다 휘하 똘마니들까지도 무법자 치고는 꽤나 깔끔한 차림들을 하고 있음. 이걸 통해 그가 본편의 '더치 반 더 린드' 못지않게 과시욕이 강한 성향의 인물임을 파악 가능함.

따라서 그가 열차 강도질로 여지껏 얼마나 많은 재산을 착복했는지 그 금액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아주 대놓고 제시 제임스를 모델로 한 인물인 만큼 결코 그 액수가 적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고 짐작될 수 있겠는데, 그 근거로 당장 인게임상에서 묘사되는 모습만 봐도 아예 화물 열차 하나를 통째로 하이재킹 하던 중이었고, 추가로 그의 모델이 된 제시 제임스가 열차 강도질을 벌였던 이력 중에서 그 금액이 분명하게 명시된 것들만 추려서 파악해 보면, 1873년 7월 21일 아이오와 주 아데어 카운티의 '시카고, 락 아일랜드 앤 퍼시픽 레일로드'(Chicago, Rock Island and Pacific Railroad) 열차에서 약 3,000달러, 그리고 1874년 2월 미주리 주 개즈힐의 어느 소속 미상의 열차에서도 약 3,000달러, 또 1874년 12월 8일 캔자스 주 먼시의 어느 소속 미상의 열차에서 약 30,000달러, 또 1876년 7월 7일 미주리 주 오터빌의 '미주리 퍼시픽 레일로드'(Missouri Pacific Railroad) 열차에서 약 15,000달러를 털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는 현재 원화 가치로 약 20억 원을 훌쩍 넘기는 금액으로, 열차를 하도 숱하게 턴 나머지 <레드 데드 리뎀션> 세계관 속의 거의 모든 철도 기업들에서 현상금이 걸렸다고 언급될 만큼의 숙련된 대도(大盜)인 클렘슨 역시도 아마 저것에 준하는 금액을 착복하지 않았을까 생각됨. 이걸 감안하면 본인은 물론이고 휘하 똘마니들까지도 비교적 부티나게 차려입고 있는 것을 어느 정도는 납득할 수 있다 하겠음.

또한 그의 갱단은 전원 여성으로 구성된 '에타 갱단'과 비슷하게 전원 흑인으로 구성된 게 특징인데, <레드 데드 리뎀션> 세계관에 등장하는 네임드 흑인 무법자들 중에서는 다수의 강도질과 불법 사업 주선 혐의 등으로 현상금이 85달러씩이나 걸린 '포어맨 브라더스 갱단'의 두목 '앤서니 포어맨'도 있지만, 무려 150달러의 현상금을 자랑하는 레드 벤 클렘슨에 비할 바는 못 됨.

(※ 전직 미 육군 출신의 흑인 무법자로서, 은행 강도질을 저질렀던 '샘슨 핀치'도 설정상 과거에 꽤나 한 가닥 했던 인물이긴 하나, 이쪽은 현상금이 공개된 바가 없으므로 논외.)

여기서 잠깐, 사실 알고 보면 앤서니 포어맨도 <레드 데드 리뎀션> 세계관 속에 구현된 무법자 세계에서 잔뼈가 굵을 대로 굵은 최소 중견급 이상의 무법자로서, 단순히 어디 가서 꿀리지는 않는 수준에 그치는 정도가 아니라, 관점에 따라서는 충분히 거물의 반열에 속할 만하다고 인식될 수 있는 범죄자임. 

그 근거로 우선 그의 무법자 경력만 해도 어마어마한데, 그가 정확히 언제부터 무법자 생활을 시작했는지 정확한 연도를 알 수는 없지만 대강 유추는 가능한데, 가령 본편 시점 기준으로 21세인 '틸리 잭슨'이 과거 이 포어맨 브라더스 소속이었고, 그런 틸리가 12살이 되던 해인 1890년에 포어맨의 사촌 한 명을 죽이고 도망쳐 나왔다는 설정을 참고하면, 포어맨은 본편 시점인 1899년을 기준으로 잡아도 벌써 무법자로서의 경력이 적어도 9년 이상에 달한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본편에서 8년이 더 흐른 뒤인 에필로그 시점에까지 와서도 멀쩡히 현역으로 잘만 활동하고 있었으니, 이것까지 합산한다면 그의 무법자 경력은 자그마치 17년 이상에 달함.

말인즉 포어맨은 무법자 짬밥이 14년인 '존 마스턴'(1885~1899), 그리고 16년인 '하비에르 에스쿠엘라'(1895~1911)보다도 무법자 생활을 더 오래 한 셈임. 게다가 저 둘은 그 반 더 린드 갱단에서도 고참 단원급에 속하는 인물들이고, 저 둘 위로는 '아서 모건'을 필두로 무법자 경력이 20년을 넘어가는 괴수들밖에 없다는 걸 감안하면, 포어맨이 얼마나 무법자 세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인가를 알 수 있음. 

첨언하자면 온라인 주인공은 무법자 연륜이 본편 시점 기준으로 고작 1년으로 반 더 린드 갱단의 막내인 '레니 서머스'와 동일한데, 그런 온라인 주인공에 비한다면야 포어맨은 그야말로 까마득한 대선배 무법자라 할 수 있겠음. 실제로도 인게임상에서 포어맨이 일 처리하는 솜씨가 제법 마음에 든다면서 온라인 주인공에게 일거리를 종종 주기도 하는 등 그 연륜 면에서 온라인 주인공을 다소 앞서는 존재임이 분명하게 드러났음.

더구나 본편 인트로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근대 법치 국가로 발돋움하던 당시 미국 정부의 주도로 무법자들에 대한 공권력의 대대적인 소탕 작업이 실행되어 거의 대부분의 무법자들이 궤멸당하는 와중에도 나름의 세력을 유지하고 있었던 포어맨이니, 그가 보기보다 꽤나 대단한 무법자라는 사실은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여겨질 수 있겠음. 

게다가 발렌타인, 로도스, 생 드니 일대를 오가며 활동할 정도로 그 활동 반경도 존나게 넓고, 심지어 생 드니에서 공권력 위에 군림하며 초법적(超法的)인 위세를 떨치던 '귀도 마르텔리' 휘하의 '이탈리아 마피아'들과도 (아까 위에서 말한 불법 사업 혐의와 관련해서) 그들의 중개인 내지 하청 업체 비스무리한 노릇을 하며 커넥션이 있는 인물이었음이 <레드 데드 온라인>에서 밝혀지는 등 인맥도 좋은 인물임이 드러난 데다가, 묘사를 보면 비록 이탈리아 마피아들의 뒷똥구녁이나 닦아주는 심부름꾼 위치지만, 속된 표현으로 같은 머슴이라도 대감집 머슴은 다르다는 말이 있듯이, 이탈리아 마피아들의 주 거래처로서의 입지를 다진 만큼 그 실력 하나는 확실한 것으로 보임. 이것만 봐도 포어맨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훨씬 더 대단한 인물임이 더더욱 확실해졌지만, 하필 <레드 데드> 시리즈의 세계관 최강자인 '아서 모건'과 엮이면서 잔뜩 쫄아버리는 등의 개망신을 당하는 바람에, 이러한 면모에도 불구하고 유저들로부터 저평가를 당한 것이라 볼 수 있겠음. 

포어맨 외에도 아서와 엮이는 바람에 저평가를 당한 대표적인 피해자들이 바로 본편에 등장하는 전설의 총잡이들인 에메트 그레인저, 빌리 미드나이트, 플라코 에르난데스, 짐 '보이' 켈러웨이 등이 있겠음.

다시 돌아와서, 그런 앤서니 포어맨을 무법자 호소인 수준으로 만들어버리는 인물이 바로 클렘슨이며, 확실히 이탈리아 마피아들 밑에서 하청일이나 하며 그 콩고물을 줏어먹는 포어맨은 그 범죄 스케일만 보더라도 클렘슨에 비할 바는 못됨. 같은 전설의 현상수배범들 중애서도 클렘슨과 대등한 수준의 범죄 스케일을 보여주는 무법자라 해 봐야 '에타 도일' 정도 뿐인데, 에타 역시도 현상금이 150달러로서 클렘슨과 동급이며, 열차 강도가 주업이고, 또 반 더 린드 갱단마저도 부담스러워 했던 거부(巨富) 중의 거부 '레비티커스 콘월'의 소유물을 존나게 털고 다닌다는 언급이 이를 뒷받침함.

게다가 보다시피 명목상 현상금이 150달러면 전설의 현상수배범들 중에서도 최상위권을 점하는 액수로써, 일례로 클렘슨은 남부 지역 일대를 주름잡는 '르모인 레이더스'의 실질적인 보스인 '린지 워포드'의 현상금인 100달러보다 50달러나 더 높으며, 천하의 '랜든 리케츠'보다도 더 많은 사람을 독살시켜 죽였다는 '베네딕트 얼브라이트'의 3배에 달함. 

나아가 본편 시점에서 15년 전인 1884년에 실종된 룩셈부르크 대공국의 귀족 '이사보 카타리나 진스마이스터' 공주를 찾아 안전하게 송환하는 자에게 룩셈부르크 당국에서 내리는 포상금도 100달러임을 감안하면, 클렘슨의 목에 걸린 150달러가 얼마나 큰 돈인지 실감할 수 있을 것임. 사실 이 정도면 <레드 데드 온라인> 뿐 아니라, <레드 데드 리뎀션> 세계관 전체로 그 범위를 확장해서 보더라도 여전히 상위권을 점하는 수준이라 할 수 있겠는데, 이러한 클렘슨보다 더 현상금이 높은 범죄자라고 한들 400달러의 '셰인 핀리', 1,000달러의 '더치 반 더 린드' & '하비에르 에스쿠엘라', 1,500달러의 '존 마스턴', 그리고 5,000달러의 '아서 모건', 이 다섯 명 뿐임.

그중 하비에르 에스쿠엘라, 더치 반 더 린드, 존 마스턴, 아서 모건 이 네 명은 다른 범죄자들과는 궤를 달리하는 특수 케이스라 논외로 친다면, 사실상 클렘슨 위로는 셰인 핀리 한 명이 다임. 

이러한 것들을 모두 종합해 보면 클렘슨도 다른 전설의 현상수배범들과 마찬가지로 과연 전설이라는 칭호가 부끄럽지 않은 굉장한 깜씨라고 할 수 있겠으며, 본편에 등장하는 '반 더 린드 갱단', '오드리스콜 갱단', '델 로보 갱단', '이탈리아 마피아', '잭 홀 갱단', '오티스 밀러 갱단' 수준에까지는 못 미쳐도, 적어도 이들의 뒤를 잇는 수준의 위세와 입지를 갖췄다고 정리할 수 있겠음.

참고로 반 더 린드 갱단은 재벌 총수의 전용 열차를 터는 것도 모자라, 정규군들의 급여 수송 열차까지 터는 희대의 또라이 짓을 벌여댄 대도들로서,(그 과정에서 정규군들을 학살해댄 것은 덤임.) 전문 열차 강도인 클렘슨도 어디까지나 민간 열차를 표적으로 했을 뿐, 저 정도까지 뒷감당이 안 될 수준으로 막나가지는 않았음. 거듭 말하지만, 웬 깡패들이 정규군을 학살하며 그들의 군수물자를 턴다? 이건 국제 뉴스감임. 설정상으로 본편 이전 시점에서 은행만 자그마치 37건씩이나 털었다는 것에서 진작에 느꼈겠지만, 반 더 린드 갱단이 얼마나 막나가는 폭주 기관차 같은 집단인지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 하겠음.

이번 시간에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임. 레드 벤 클렘슨은 해외 팬덤에서도 꽤나 네임드급 보스 캐릭터로 인정받는 무법자인데, 평일 늦은 밤에 잠깐 짬내서 써서 그린지 내용이 좀 짧네. 그래도 재밌게 읽어줬으면 좋갰고, 그럼 다음 시간에 또 재밌는 주제로 찾아오도록 할게. 또 보자, 게이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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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빨고 쓰는 레데리 시리즈 (연재중) - 레드 데드 리뎀션2 마이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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