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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화폐전쟁 5: 그림자 통화 창출 원리

한제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8.19 16:20:25
조회 327 추천 9 댓글 6
														



∴ 지난 글 회고 및 이번 글 소개

지난 시간에 우리는 은행이 일정량의 지급준비금을 제외하고 나머지 금액을 대출할 수 있음을 배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은행은 여러 대출자에게 연속적으로 대출을 제공하면서 추가적인 신용화폐를 창출해나가며, 중앙은행에 예치한 지준 공급을 'M2'라고 부르는 것을 살펴봤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러한 전통 은행 시스템의 신용창조 원리가 아닌, 그림자 금융 시스템에서의 '그림자 통화' 창출 원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한 펀드회사가 1,000,000원을 펀딩한 후에 이 자금을 굴리기 위해 먼저 국채를 100만원어치를 매입합니다. 물론 펀드 매니저가 고작 이자를 얻기 위해 국채를 산 것이 아닙니다. 펀드매니저는 이 100만원 국채를 담보로 RP 시장에서 현금 90만원을 조달합니다. 이렇게 되면 이 펀드회사 재무상태표 상의 자산은 현금 90만원, 국채 100만원이 됩니다. 표면 상으로는 100만원짜리 부채를 90만원에 파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RP는 환매조건부 채권으로 이름 그대로 다시 살 것을 약속하고 팔기 때문에 사실상 돈을 잠깐 빌리는 것과 동일합니다. 이 회계 상의 트릭을 이용하여 여러 사건들이 있었지만, 복잡하니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정리하면 RP 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국채는 사실상 '현금'과 유사한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전통 은행 시스템에서는 은행이 대출을 해주고, 예금부채를 창조하는 방식으로 화폐창조가 이루어졌습니다. 화폐 창조의 토대는 중앙은행의 본원통화였습니다. 그러나 RP시장에서는 국채가 바로 본원통화의 역할을 수행합니다. 본질적으로 금융 시스템의 '그림자통화' 창조에 필요한 '준비금'이 국채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전통 은행 시스템처럼 그림자 금융에서도 '신용창출'을 할 수 있을까요? 네, 재담보(rehypothecation)를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재담보 과정은 펀드회사가 골드만 삭스에 맡긴 100만원짜리 국채를 골드만 삭스가 다시 크레딧 스위스와 거래에 지불 수단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반복적으로 '재담보'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할인율이 하락함에 따라 화폐 창조 에너지는 점차 줄어듭니다. 재담보 횟수가 바로 화폐 승수에 해당하며, 담보자산의 할인율(Haircut)은 준비율과 동일합니다.



책처럼 전당포의 예시를 들어 이해를 돕겠습니다. 당신이 돈을 빌리기 위해 가보로 내려오는 골동품을 전당포에 저당 잡히고, 저당 기간을 사흘로 정했습니다. 그런데 전당포 주인이 저당 기간 내에 당신의 골동품을 다른 사람에게 재담보로 제공하게 해달라고 요구한겁니다. 싫다고 하면 전당포 주인이 불이익을 줄까 겁나 돈을 빌리기 위해 주인의 요구를 들어줬습니다. 당신의 가보는 꼼씨네 가문에 재담보로 사용되고, 다시 끙씨네 가문에 넘겨졌습니다. 이들은 돈이 많아 경기가 좋은 경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경기가 나빠지고 사업이 부도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들은 서로 연쇄적인 채무관계가 생겼기 때문에 한 명의 채무 불이행이 곧 연쇄 디폴트로 이어져 당신은 골동품을 잃을 수 있는 것입니다.



사실 국채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 보증 기업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의 MBS도 RP 시장에서 융자 담보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국채와 마찬가지로 그림자 화폐를 창조할 수 있는 토대가 됩니다. 심지어 정크 본드도 '담보자산 전환(Collateral Transtformation)'을 통해 가능합니다.(책은 2013년에 출판)



RP시장의 담보물로 국채가 쓰인다는 것은 양적완화(QE)와 재밌는 연결고리가 됩니다. Fed는 QE 정책의 일환으로 단기 국채에서 장기 국채까지 아주 다양합니다. 보통 Fed의 국채 보유량 대리 변수(Proxy)를 유사 10년 만기 국채(10Y Equivalents)로 설정합니다. 2013년 기준 Fed가 시중 유통 국채의 30%까지 보유했었습니다. Fed가 QE를 계속하면 RP시장의 담보물인 국채가 부족해집니다. 이를 병 10개를 뚜껑 3개로 막는 고난도 게임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Fed가 QE를 계속해서 850억 달러씩 시장의 병뚜껑을 거둬들이면 1년 후에는 1조 달러의 담보자산이 사라지게 됩니다. 담보자산의 위축은 결국 수십조 달러의 그림자 금융의 시스템 붕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영원히 QE를 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 글 요약 및 다음 글 예고


이번 시간에는 그림자 금융 시스템에서 국채를 담보로 RP시장에서 현금을 조달하고, 다시 이 국채를 재담보하는 형식으로 신용창출을 이뤄냄을 배웠습니다. 그림자 금융의 토대는 담보물이 국채와 MBS뿐만 아니라 정크본드까지 사용되며, QE 정책으로 이 담보물이 부족해지면 그림자 금융의 시스템 붕괴로 이어질 수 있음을 살펴봤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QE가 단순히 돈풀기 정책이 아니라 장기 금리를 조절하기 위한 정책임을 역사적 사건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아니면 지지난 시간에 이어 연준의 금리 정책 툴에 대해서 해설할 수도 있고, "그린 쇼크"라는 책이나 "환율의 이해와 예측"이라는 책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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