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국 관백이 조선 국왕 합하께 보냅니다.

보내주신 조공은 아주 잘 받아보았습니다.

우리 일본은 그동안 여러 나라로 분리되어 나라의 기강과 예가 무너진 지 오래되었습니다.

이에 내가 분함을 이기지 못하고 근래 3-4년 내에  모든 국토를 통일하고 적도를 토벌하였습니다.

내가 천하를 통일하니 조정과 수도는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일찍이 나의 모친께서 나를 잉태하실 때 태양이 품속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셨는데

내가 싸움에만 나가면 적들은 자연히 쓰러지고 나는 반드시 승리를 쟁취하니

이는 내가 태양의 아들이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또한,  사람 평생 일백년을 채 살지 못하는데 어찌 이곳에만 오래 머무를 수 있겠습니까?

이제 내가 대명국으로 쳐들어가 우리나라의 풍습으로 명의 온 국토를 바꿔놓고

억만 년 동안 우리 일본의 지배를 받게 할 것 입니다.

다만, 조선이 이렇게 내게 먼저 입조를 한 것은  앞날을 깊이 헤아려 현명한 처신을 한 것 이니

이제 걱정할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이제 내가 군대를 이끌고 대명에 들어갈 때

조선이 군대를 내게 보태어준다면  우리의 우정은 더욱 돈독해질 것입니다.

나의 소망은 단지 삼국에 아름다운 명성을 떨치는 것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