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수현) 대체 지들이 뭘 알아!

02 (수현) 평론가라도 된 줄 아나보지

03 (수현) 아무 것도 아닌 사람 제 분수도 모르는 놈

04 (수현) 펜을 꺾어버려야 해 귀에 딱지가 앉아버린 말들

05 (수현) 그 누가 내 맘을 알까 그 누가 날 이해할까

06 (수현) 천천히 침잠하는 내 영혼 더 이상 떨어질 곳 없는 내 글귀들

07 (수현) 그 누가 날 이해할까 나에게 관심이나 있을까

08 (수현) 더이상 발버둥칠 힘도 버텨낼 힘도 이젠 더이상은 없다

09 (문 두드리는 소리) (수현) 누구시죠?

10 (수현)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11 (인호) 경성일보 출판부에서 나왔습니다. 제가 선생님께 편지를 보냈었거든요. 실례지만 잠시 문 좀 열어주시겠습니까

12 (인호) 드디어 만나 뵙네요 선생님

13 (인호) 사건은 반드시 흔적을 남긴다

14 (인호) 열한 권 속의 흔적 목소리가 들린다

15 막내의 편지 밀당

(수현) 뭐하는 거죠?

(인호) 아! 제가 이 작가 지망생입니다 선생님

16 (인호) 사건은 반드시 범인을 남긴다

17 (인호) 아무 것도 아닌 것조차 실체가 없을 수는 없다

18 (인호) 시간은 반드시 흔적을 남긴다

19 (인호) 근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더라구요 그 흔적

20 (인호) 제가 소설 속에 나오는 열한 곳의 사건현장을 모두 다녀왔습니다

21 (인호) 작가님께선 분명 모든 사건은 흔적을 남긴다.. 라고 하셨지만

22 (인호) 그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23 (인호) 참 이상하죠 그곳엔 피해자만 있을뿐

24 (인호) 그래서 찾아왔습니다. 저 선생님처럼 되고 싶습니다

25 (수현) 재밌네 이 편지를 다시 보다니

26 (방금 전까지 미소를 짓다가 표정을 바꾸고 수현을 노려보는 인호)

27 (인호) 아무 것도 아닌 사람

28 (인호) 이젠 세상에서 지워질 놈

29 (인호) 마지막 소설로 스스롤 증명하는

30 (수현) 스스로 증명해야만 해

31 (인호) 아무 것도 아닌 사람

32 (인호) 그리고 마지막 소설

33 (인호) 아무 것도 아닌 사람

34 (인호) 아무 것도 아닌 사람 그 누가 내 맘을 알까

35 (인호) 천천히 침잠하는 내 영혼 / (수현) 천천히 살아나는 내 육체

36 (수현) 더이상 떨어질 곳 없는 나는 / (같이) 아무 것도 아닌 사람

37 (같이) 아무 것도 아닌 사람

38 (인호) 첫 번째 책의 범인이죠 / (수현) 맞아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이지

39 (수현) 자네 이름이 뭐라고 했지

40 (인호) 인호요 강인호

+ 영상 캡처

41 수현을 찾아온 인호

42 편지로 밀당하는 막내 바라보는 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