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들어가자

저번 시간에는 여기까지 만들어봤어.

오늘은 베이스 라인을 더 시티팝스럽게 만들어볼 거야.

아마 내 생각에는, 독학의 난관 중 하나가 이쯤이지 않나 싶어.

A식으로 만들어라 B식으로 만들어라 등등... 어떻게 만들라는 말만 많지 

어떨 때 그렇게 만들어야 하는지 <-- 이 부분을 잘 설명해주지 않거든

그렇다보니 1~2마디 짜리 베이스라인만 짤 수 있고

곡 전체의 베이스라인은 짜지 못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데

사실 한 발짝 물러서서 보면, 베이스라인의 구조는 송폼을 따른다는 걸 알 수 있어

즉, 멜로디와 다른 악기들이 ABAB' 송폼이라면 베이스라인도 ABAB'로 짜는 게 좋다는 거지

솔로베이스를 들으면 흔히 A A A B(Fill) 형태로 많이 치는데

대다수의 즉흥 연주들이 다 그런 송폼을 따르고 있기 때문에 그래

이 점에 유의하면서 베이스라인을 짜보자.

나는 이렇게 짜봤어.

1마디는 기본 형태고

2마디는 어프로치를 삽입한 형태야

3마디와 4마디에서는 5음을 치기도 했어.

 : 어프로치가 뭔가요? 한국어로는 접근하다는 뜻의 단어인데...?

어프로치란 목표음을 치기 전에 목표음 주변에 있는 음을 치는 테크닉이야

D음에서 바로 G음을 치는 대신

G음 직전에 F나 F#, 또는 A나 Ab 같은 걸 쳐주는 거지.

댄스처럼 쿵쿵 찍는 타입의 음악에서는 잘 안쓰지만

시티팝 같이 재즈 영향을 많이 받은 장르에서는 자주 쓰여

 : 5음은 왜 넣은 거야?

5음은 루트음과 다를 바 없기 때문에

1음 5음 1음 5음 이렇게 치는 것은 계속 루트를 치는 것과 큰 차이가 없어.

 : 그럼 그냥 루트를 치면 되는 거 아닌가요?

루트만 치면 한 곳에 가만히 있는 듯한 느낌을 줘서 정적이란 생각이 드는데

5음을 섞어서 치면 위, 아래, 위, 아래... 뭔가 구불구불한 느낌을 줄 수 있어.

이러한 구불거림을 흔히 그루브라고 불러.

즉, 정리하자면...

그루브 = 음정적 변화가 적은 음을 섞어서 구불구불하게 움직이면 생김

이렇게 얘기할 수 있어.

그렇다면 음정적 변화가 적은 음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건 배음 원리를 생각하면 쉽게 알 수 있어.

1음 > 8음 > 5음 > 7b음 > 7음

이 순서로 음정적 변화가 적다고 보면 돼.

밴드음악의 코러스는 루트만 반복하는 경우가 많고

댄스 음악은 1음과 8음 정도를 많이 써.

5음과 7b음은 블루스의 색취가 짙은 장르에서 많이 쓰지.

예를 들면 펑크나 시티팝 같은 장르가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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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정리

1. 베이스라인은 송폼에 맞게 짜야한다.

2. 어프로치란 목표음 직전에 그 주변음을 치는 테크닉이다. 이걸 넣으면 재즈스러워짐

3. 음정적 변화가 적은 음을 루트와 섞어 위 아래로 구불구불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이것이 그루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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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언급한 것들을 따라 베이스라인을 짜면

내가 올린 짤과 같이 기본적인 베이스라인을 짤 수 있게 돼.

만약 여기서 더 고급진 그루브를 만들고 싶다면?

악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해.

베이스의 경우에는 가장 기본적인 테크닉으로

슬라이드와 슬랩이 있어.

슬라이드

카가미네 린(보컬로이드) - 노심융해 by 티슈히메 bass

위 곡에는 굉장히 인상적인 베이스리프가 들어있고

DD, A D

이렇게 치고 있어

1음, 1음, 5음, 1음으로 치고 있는 거지. 아주 뻔한 음들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의 베이스 리프가 인상적으로 들리는 것은

5음을 치기 전에 4음을 치고

4음에서 5음으로 슬라이드를 넣었기 때문이야

이런 식으로 말이지. (A4 우측의 세모는 슬라이드 노트이므로, 저렇게 찍어두면 G4~A4로 슬라이드)

고작 슬라이드 하나를 넣었을 뿐인데도 인상적인 리프가 되다니, 놀랍지?

 : 짤대로 했는데 슬라이드 소리가 안나요! 어떻게 된 거죠!?

저 슬라이드 노트는 FL스튜디오에 들어있는 기능이기 때문에

외부 VST인 세럼에서는 작동하지 않아.

만약 이것을 세럼에서 구현하고 싶다면

위에 보이는 VOICING에서 모노를 킨 다음

포르타멘토 타임을 살짝 늘려주고 

취향에 따라 우측에 보이는 커브를 건드려주면 돼

 : 모노? 포르타멘토 타임?

모노는 하나라는 뜻으로, 저 부분을 켜놓으면

건반을 동시에 몇 개를 누르든 하나의 음만 연주돼

즉 C,E,G를 동시에 눌러도 선 입력된 하나만 소리가 난다는 거지.

포르타멘토 타임은

이전음으로부터 뒷음으로 변하기까지의 시간을 조정해줘

Always를 켜두면 모든 음이 다 슬라이드가 되기 때문에

저 옵션을 켜둘 필요는 없어.

정리.

모노를 키고 포르타멘토 타임을 건드린 다음 이런 식으로 노트를 짜주면 슬라이드 소리가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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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랩

현을 엄지로 때린다고 해서 슬랩 주법이라고 부르는 주법이 있어.

엄지로 현을 때려서 소리를 내고, 검지나 중지로 현을 뜯는 게 일반적이지.

때린다고는 해도, 현을 울려서 소리를 낸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 검지로 치는 것과 그렇게 큰차이는 없는데

엄지로 현을 때리면 검지와 중지로 현을 '뜯을' 수 있게 돼

현을 뜯으면 강한 소리가 나잖아?

때림과 뜯음은 서로 음압도 다르고, 들었을 때 느끼는 질감도 달라.

 : 아까 그루브는 어디에서 나온댔죠?

 : 음정적 변화가 적지만 높낮이는 다른 두 음을 섞어 치는데서 나온다고 했지.

 : 맞아요! 그렇다면 음압이나 질감을 달리하는 건 어떨까요?

같은 음을 치더라도 음압과 질감이 다르면?

그루브가 생기겠지?

바로 그러한 그루브를 위해서 슬랩 주법을 사용하는 거야.

 : 빨리 써보고 싶네요! 미디로는 어떻게 구현해야 하나요?

 : 그게 말이죠... 현을 뜯는 것과 때리는 걸 동시에 구현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가 않아요...

사운드를 따로따로 만들어서 적용할 수도 있겠지만...

돈 몇 백 받는 것도 아닌데 어느 세월에 그러고 있겠어?

만약 몇 백 받았다면?

그냥 세션을 쓰는 게 낫지...

음압과 질감을 건드리는 것 만으로도 그루브를 만들어낼 수 있다 <---- 이 정도만 기억해두고 넘어가도록 하자

오늘 만든 베이스가 들어간 곡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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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어제 발견했는데 '좀 더 시티팝스럽게1'가 아니라

좀 더 시티팝스럽게! 느낌표로 되어 있더라?

쉬프트 하나로 저세상 텐션ㄷㄷ;

다음 글에서는 새 프레이즈를 만들어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