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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보근언과 조수 소경염이 보고싶다 십사나더앱에서 작성

ㅇㅇ(223.62) 2017.03.24 00:18:49
조회 1119 추천 89 댓글 25

														

도라이 박사와 정상은 아닌 조수로
모란 믓


24.
경염은 누구보다 빨리 강의실에 도착해 맨 앞줄을 차지하는데 그에게도 예외는 존재한다. 제일 뒷줄에 앉아 교수와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 애쓰는 경염을 볼 수 있는 때는 강의가 영어로 진행되는 전공 과목 시간뿐이다. 고개를 푹 숙이고 핸드폰에만 집중하는 경염이 일림은 귀엽다. 어차피 소경염이 핸드폰으로 하는 일이라고는 뉴스 보기와 실시간 검색어 하나씩 눌러보는게 전부라 일림은 오늘의 핫이슈가 뭐가 있는지 경염에게 물어보려 했다. 그랬는데, 경염이 보근언 박사랑 메신저를 주고 받고 있다. 일림은 남의 사생활(특히 소경염)에 깊게 관여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남들보다 빠른 동체 시력탓에(덕이 아니다) 일림은 화면에 보이는 근언과 경염의 대화를 대충 파악하고 말았다. 다행히도 건전한 내용이라 일림은 제 두 눈을 손가락으로 찌르지 않아도 된다.

"소경염 씨. 수업에 집중 하세요 집중."
"사람이 숨 쉴 틈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허일림 씨."
"숨 쉴 틈이 박사님이랑 잡담하는 겁니까?"
"잡담아니고 생존 문제입니다. 오늘 저녁 외식 장소 정하고 있어."
"수산 시장 가면 되는거 아니야? 가서 생선 쇼핑이나 해."
"나쁘지 않네."

일림은 정장을 차려입고 반짝이는 구두까지 신은 보근언이 수산 시장 사이를 무표정한 경염과 함께 돌아다니는 모습을 상상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세입자 쫓아내러 왔다고 오해받을 상이다. 

"박사님도 좋은 생각이라고 하신다."
"뭐? 언제 말씀 드린거야?"

일림이 잠깐 상상을 하는 사이 경염이 근언에게 일림의 추천 장소를 말했다. 경염이 핸드폰 화면을 일림에게 향해 박사와 나눈 대화창을 보여준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경염과 보 박사가 대화를 나누는 것은 맞는 것 같은데 이게 어떻게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는지 신기하다. 아까 얼핏 봤을 때는 몰랐던 사실로, 경염은 정상적으로 글을 쓰는데 박사는 암호와 같은 말을 한다.

"근데 이게 뭐라고 하신거야? ㅇㄹ ㅇㅇㅇㄱ ㅎㄱ ㅅㅇ ㄷㄹ ㅎㅈ?"
"우리 옌옌이가 하고 싶은 대로 하자."
"아, 그러냐. 그러면 이거는? ㅇㄴㅇ ㅅㅌㅇㅅ ㅅㅎㅎㅈ?"
"오늘은 식탁에서 실험하자."

일림은 임수와 함께 보 박사와 경염의 보금자리에 방문하여 쇼파에 앉지 않고 고심 끝에 고른 식탁 의자에 앉았었다. 식탁은 안전하다 생각했는데. 일림은 이들의 집안에 자신이 발 디딜 수 있는 안전 지역은 없으리라 진실을 담담히 받아들인다.



25.
저녁을 먹고 침대에 누워 노트북으로 경극 영상을 보던 일림은 경염에게 문자를 받았다. '소경염입니다. 번호가 바뀌었으니 새로 저장해 주세요.' 생선 쇼핑을 하러 간다더니 물고기는 안 사고 핸드폰을 새로 장만했나보다. 일림은 별다른 생각없이 경염의 새로운 번호를 저장했다. 그때 근언에게서도 문자가 도착한다. 일림은 원치 않았으나 경염의 친구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근언은 일림의 번호를 수집해갔다.(경염이 사라질 경우 비상 연락망 용도다.) 근언의 문자에 일림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그의 번호를 수정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번호가 익숙하다. 찝찝한 기분에 일림이 경염의 번호와 박사의 번호를 비교한다.

"0617."

전자기기에 별 욕심이 없는 경염이 왜 핸드폰을 바꿨나 했더니 뒷번호 때문이었다. 6월 17일에 사귀기 시작한건지 두 사람의 추억을 번호로 기념했다. 지금은 해가 떨어진 시간이니 경염과 박사의 부엌, 정확히는 식탁일이 진행 중일 것이라 어렵지않게 예상한 일림은 내일 경염을 만나면 6월 17일의 의미를 살짝 떠보기로 한다. 그러나 0617의 답을 알려준 이는 경염이 아니라 박사가 된다. 다음날 경염은 어김없이 박사의 아유디를 타고 학교에 왔고 앞유리창의 썬팅이 진하지 않아 일림은 차 안에서 두 사람의 얼굴 간격이 마이너스가 되는 현장을 목격한다. 차에다가 소금을 뿌렸다가 잘못돼서 수리비를 물고 싶지 않으니 일림은 필사적으로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려는 손을 막는다.(그냥 무시하고 갈 길 가면 되는데 일림은 끝까지 구경한다.) 경염이 차에서 내려 일림을 발견한다. 둘은 나란히 강의실까지 걸어가며 일림이 0617의 의미를 경염에게 묻는다. 불쑥 뒤에서 근언이 영육일치라는 뜻이라 알려주며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든다.

"아씨! 아저씨. 집에 빨리 가요. 사람 놀래키고 있어."
"옌옌이와 내가 영혼과 육체가 일치한 사이라는 뜻이지."
"으 드러워. 그럴거면 6969로 하지그랬어요."
"그게 무슨 뜻인가?""그게 무슨 의미야?"
"...  몰라도 돼."

두 콤비(커플이라 불렀더니 경염이 커플이 아니라하여 일림은 콤비라 부른다)도 모르는 69를 본인이 알고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일림은 나 먼저 간다고 외치고 근언과 경염을 남기고 강의실까지 뛰어갔다. 경염이 척척박사 보근언에게 일림이 말한 69가 무엇인지 알고 있냐 물었으나 근언도 모른다. 근언은 일림에게 진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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