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하르트 룃젤은 <젠틀맨>에 쓰인 지식을 다른 책들, 대화들, 관찰들로부터 얻었다. (사진 – © Erill Fritz)

스타일은 집안과 재산에 달려 있습니까?

반드시 그렇진 않습니다. 매우 많은 아이들이 그들 부모의 스타일을 공유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매우 많은 부자들이 스타일에 있어선 빈곤합니다. 그러나 실내 장식에서 의복까지 모든 게 고전적이고, 고상하고, 세련되고, 섬세한 집안에서 자란 아이들이 어린 시절에 바보 짓거리를 좀 하고 나면 비슷하게 실내를 꾸미고 옷을 입는 걸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그러나 물론 다른 방식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죠. 이 경우 저는 항상 고트프리트 벤의 시구를 떠올리게 됩니다. "내 부모의 집엔 게인즈버러도 걸려 있지 않았고, 쇼팽도 연주되지 않았지…" 지극히 단순한 집안에서 나왔지만 극도로 우아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부상(浮上)은 신분제가 지배했던 17세기와 18세기 유럽에서조차 이미 가능했고, 특히 신사의 고향인 영국에서 그러했습니다. 출신 배경은 그런 점에서 몰취미함, 스타일 없음, 교양 없음에 대한 변명거리가 될 수 없습니다. 사람은 각자 스스로를 완성해야 합니다.

그 사람이 어떻게 입는지가 그의 경력에 결정적일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그건 잘못된 구두에 잘못된 양복을 입으면 런던에서 은행 간부 위치에 오를 수 없는 경우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제가 만일 시골에서 목수 도제수업에 지원하고, 그곳에 이로퀘이족 머리 모양을 하고 찢어진 바지를 입고 나타난다면, 그런 차림새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을 겁니다. 모든 분야에는 그곳의 복장 규칙이 있습니다. 누가 그런 규칙을 거부한다면, 그는 안 좋은 결과를 감수해야만 합니다. 앞서 말한 쾨펜의 소설에서 연미복이 언급되는 구절 다음에 이런 얘기가 나옵니다 – 사람은 관습을 무시함으로써 관습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브루노 크라이스키는 오스트리아 최초의 사회주의 일인정부를 이끌었을 때, 의전을 존중하고 올바른 복장을 갖추길 고집했었습니다.

선생님께선 책에 서술한 내용을 전부 어디서 배우셨습니까? 어느 땐 어느 구두를 신어야 하고, 어느 땐 어느 양복을 입어야 한다?

대부분 책에서, 그밖에 대화와 관찰을 통해 배웠습니다. 매우 많은 내용을 소설, 전기, 자서전에서 끄집어 냈습니다. 저는 이미 어릴 때부터 아주 많은 독서를 했습니다. 대학 시절에는 하노버에서 굉장히 많은 자극을 받았어요. 그곳엔 80년대 후반에 독일 최고의 남성복 전문점이었던 "하인리히스"와 "H. M. 묄러"가 있었죠. 이 가게들의 쇼윈도는 저에게 일종의 교실이었습니다. 그리고 방학 때는 런던에 가서 새빌로우로 달려가 거기서 양복 만드는 걸 구경했습니다. 제 대학 친구들은 스페인의 해변에 누워 있을 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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