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혜정이와 홍쌤.

경찰서씬에서 선생님이 더 걱정된다는, 그리고 홍쌤의 작은 멈칫거림에서 긴장감을 느끼기는 했지만

이별하던 그 순간에도 나에겐 그저 소녀 혜정이와 홍쌤이었어.

궁금했었어. 사랑을 경계한 대가를 치뤘다는 홍쌤의 나레이션을 통해서

혜정에게 머물러버린 자신의 시선, 자신의 마음을 자각하고 인정한 이후 홍쌤의 변화가.

혜정이와 재회를 하게된다면 이전과 같지는 않을거라 짐작하기는 했지만 재회하게 되는 상황이 어떨까 싶었지.

그리고 13년후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

이렇게 만나게 될 거라고 닥블리들 생각해 봤었니? 이토록 두근거릴거라는거 알았니?

3화까지 볼때도 본체들 연기 정말 좋다고 느꼈지만 이 장면을 통해서 그 마음 더 크게 가졌던것같아.

그 어떤 말도 없어. 한 마디 말도 없이 그저 바라보는 시선뿐이야.

그런데 그것만으로도 순식간에 많은것들이 달라졌음을 느끼게해.

13년전 홀로남게된 혜정이를 걱정하던 홍쌤의 안쓰러운 눈빛.

자신으로 인한 추문, 홍쌤에게 더 큰 피해가 갈까 내민 손 잡지 못하던 혜정이의 눈물.

그렇게 교사와 학생으로 마주했고 이별했던 두 사람은 자취를 감추어 버리고

남자와 여자만 오롯이 남은 느낌. 놀람과 그리움을 담은. 나에겐 딱 그랬던것 같아.

매사에 자신만만하고 당당했던 홍쌤의 입에서 나온 "결혼했니?" 라는 물음.

목이 타기라도 한듯 침을 삼키는 그 단순한 행동.

탄식처럼 내뱉던 "됐다, 그럼"에서 느껴지는

13년이란 시간동안 줄어들기는 커녕 더욱 단단해졌을 마음.

잠시 의식이 멈춘듯했던

겨우 정신을 차린듯 급하게 입술을 달싹이며 환자에 대한 질문을 하다

갑작스런 홍쌤의 물음에 어리둥절, 아리송한 눈길로 바라보며 답변하는 혜정이의 모습또한 인상적이었어.

결애됐 대사의 임팩트가 강하기도 했지만

유혜정과 홍지홍을 연기한 본체들에게 감탄하고 감탄하는 장면이기도해.

1년이나 흘렀는데 어떻게... 이렇게... 여전히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