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데 왜 전    
   선생님이 더 걱정 될까요?

내 앞에 앉아있는 이 남자는
참 이상한 남자다

단지, 다친 팔에
약을 발라주는 것일 뿐인데
생채기 난 나의 마음까지
어루만져주는 이상한 이 남자

나밖에 볼 데가 없어서
나를 본다는 이상한 남자

선생과 학생
여자와 남자
사회적 약자인 나를 위해
교사를 그만 둔다는 이상한 남자

그런 이상한 남자가
더 걱정되는
이상한 나의 마음
이 이상한 감정은 뭘까

내 앞에 앉아 있는 이상한 남자
그와 나를 감싸는 이상한 공기
그 공기를 타고 흐르는 이상한 감정

나는 지금 이상함에 휩싸여 있다
그도 나와 같을까?
이상한 감정이 우리를 위험하게 할까?

더 이상 나 때문에
그 누구도 불행하게 할 순 없다
불행은 나만의 몫이기에
그 누구와도 나눠서는 안된다

특히 이 남자와는 더더욱 나누고 싶지 않다
이 남자까지 불행해 지는 건 싫다
이상한 감정이다
이 이상한 감정이 들키기 전에 일어나야만 한다

- 선생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 갑자기 너 왜그래?

- 오늘이 왠지 선생님 뵙는 거
   마지막일것 같아서요.  
   이제 면회 오지 마세요.    
   선생님하고 전 안보는게 좋아요.

처음부터 그랬다
그는 이상한 사람이었다

모르는 사람인 나의 편을 들어준 사람
나를 받아들이기 싫다면서 결국 내 담탱이가 되어준 선생님
사랑은 심장이 아닌 뇌로 한다고 말할줄 아는 멋진 의사

막사는 삶이 아닌 다른 삶을 살게 끔 도와 준 사람
그리고 내 삶을 포기하더라도 꼭 지켜주고픈 사람

이상한 감정을 느끼게 해 준
유일한 첫 남자

이 남자를 이제 만나지 말아야한다
난 그를 떠나야만한다
내가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한가지는
그에게서 멀어지는 일이다
나를 붙잡는 이상한 그에게
내 이상한 감정을 들켜선 안된다

- 나 진짜 가도 돼?

- 네. 전 선생님 다신 안 봤으면 좋겠어요.

- 나 너 도와줄 수 있어.

- 아뇨. 선생님 사시던 곳으로 가세요.
   전 제가 살던 곳으로 가요.

이젠 정말 그를 떠나야한다
뒤돌아보지말자
이상한 감정을 들키지 말자
첫만남부터 이상했던 이 남자
이제 그를 떠나 보내자
이상한 남자를 보내자
이상한 내 감정도 같이 보내자
안녕...

이상하다...
이상하게 눈물이 난다
이상하다...
이상하게 자꾸 뒤를 돌아보고싶다
이상하다...
이상하게 그가 보고싶다
정말 이상하다...
그냥 그가 보고싶다
그냥 그가 보고싶을 뿐이다....

그 해 그 여름

눈부시도록 아름답던 너를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싱그럽도록 미소짓던 너를
어찌 잊을 수 있을까

푸르도록 빛나던 너를
어찌 잊을 수 있을까

너를 생각하면
널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난다

불안한 눈빛과
어설프게 부서지는 목소리
그 뒤로 숨어든 아픔
어딘가 모르게 나와 닮아있던 너를
어찌 잊을 수 있을까

너를 생각하면
비오던 날의 그때가 떠오른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찾아온 너를
여우비처럼 내게 젖어든 너를

잠깐 보아도 괜찮을거다
영화는 끝나기 마련이니까
잠깐 젖어도 괜찮을거다
곧 그치면 그만인 여우비니까

그렇게 찾아 온 너를
그렇게 내 마음에 젖어든 너를
나는 끝내 잊지 못하였다

너를 생각하면
너를 놓쳤던 마지막 장면이
항상 떠오른다

파르르 떨리던 니 얼굴위로
흘러내렸을 네 눈물이
처연히 돌아선 니 어깨위로
부서졌을 네 마음이
항상 떠오른다

나와 같은 마음인 너를
바보같이 놓쳐버린 내가
그래서 더 아픈 내가
어찌 너를 잊을 수 있을까

그래
그래서
만나야만 한다
너를 잊지 못했기에
너를 잊지 못하기에
여전히 너를 생각하는 나이기에
여전히 내 안에 살고 있는 너이기에
나는 너를 잊을 수가 없다

눈부시도록 아름답던 너를
싱그럽도록 미소짓던 너를
푸르도록 빛나던 너를
어찌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위에 글은 지혜는야해횽이 써준

혜정이 시점, 홍쌤시점에서 시처럼 표현한 리뷰글인데

일부만 가져왔어~ 링크 따라가면 덧이야기도 있으니

다시보기 즐감~

+원글리뷰

이상한 남자(부제:그냥 그가 보고싶을 뿐이다)

https://gall.dcinside.com/doctors/39794

어찌 잊을 수 있을까

https://gall.dcinside.com/doctors/40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