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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ㅍ) 403에 적용되는 3의 법칙- 언제나 하나가 더 있다.

ㅇㅇ(125.188) 2017.01.18 17:01:10
조회 3190 추천 57 댓글 31

유로스의 첫번째 문제(레드비어드의 정체)와 두번째 문제(자신의 방 문을 열 열쇠)는 방정식의 풀이과정에 지나지 않아.

최종적으로 셜록은 유로스의 맥락context을 짚어 줬어. 그리고 그건 유로스가 셜록이 찾아주길 바란 대답이지.

얼핏 사건은 그것으로 종결되는 것처럼 보여. 하지만 뭔가 놓친 것 같은 이 찝찝한 기분은 뭘까?

그건 모티스가 이미 '사람들은 꼭 세번째에서 포기하더라고. 그 다음이 있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지.'라고 예고했기 때문이며

결정적으로 셰링포드에서 홈즈 형제를 파멸시키려던 모리어티의 문제가 네 개였기 때문이다.

극 중에서 유로스가 셜록에게 낸 문제는 세 개에 불과하지만, 드라마를 마지막까지 보면 하나가 더 있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셰링포드에서의 만남에서, 셜록이 그녀를 보고 있는데도 유로스가 자꾸만 'LOOK AT ME.' 라고 말하고

보고 있지만 보고 있질 않는다며 듣는 사람 입장에선 짜증만 나는 선문답같은 말을 늘어놓는것은

셜록이 눈 앞의 자신이 아니라 내면의 진짜 모습을 들여다보길 원하는, 수십년간 반복되어온 절망속의 외침이다.

그치만 사실 유로스조차 진정한 자기 자신의 모습은 알지 못해. 자신이 감정적 공황상태에 놓여있다는 현실인식만 있을 뿐이지.

하지만 셜록은 고통받는 유로스의 영혼을 들여다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너머에 있는, 그녀조차 알지 못하는,

진정한 그녀 자신의 모습을 통찰해내. 그건 그녀의 가능성이고 앞으로의 인생에 필요한 올바른 지침이 되어주지.



두 사람이 마지막에 하모니를 이루는 곡 이름이 'Who You Really Are'이라는 건 참 감동적이야. 

셜록은 유로스의 내면을 들여다보는데 그치지 않고, 그녀가 바라는 진정한 그녀 자신에 대해 통찰해내지. 

진정한 내 자신이란, 내 자의식과 남들이 내게 기대하는 모습이 합쳐져서 만들어지는 거야.

유로스는 싸이코패스적 소양을 갖고 태어난게 맞아.

그리고 싸이코패스는 태생적인 공감능력의 결여로 정상적인 사고회로를 갖거나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데 어려움을 겪기 쉬워.

하지만 공감할 줄 모른다고 해서 모든 싸이코패스가 옳고 그름을 전혀 모르며 자신의 에고만을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살아가는 것은 아니야. 사회화 훈련을 통해 그들은 얼마든지 윤리도덕적으로 옳은 의사결정의 틀 안에서 살아갈 수 있지.


유로스는 자기 바이올린 연주가 훌륭한지 어쩐지는 전혀 모르겠지만, 맞는지는 안다고 했잖아. 그건 싸이코패스에게 놓인 선택적 상황을 정확하게 보여줘.

그녀 자신은 가치판단의 기준을 이해하지 못하기에 그녀가 가진 '훌륭한(좋은)' 재능의 가치에 무감각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그녀의 연주가 훌륭하지 않은 건 아니야.

그녀의 연주를 지긋지긋해하는 셰링포드 직원들에게

'왜요? 훌륭한 건 훌륭한거잖아요.'라고 셜록이 반박하는 시점에서 해피엔딩의 조건은 이미 갖춰진 셈이야.

온 세상 사람들이 다 유로스를 악마라고 욕해도 셜록은 유로스가 가진 가장 위대한 가능성들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녀가 가진 재능들을 칭찬하고, 그 재능이 좋은 쪽으로 발휘될 수 있도록 부단히 헌신하고 노력하겠지.

마치 존이 셜록에게서 정의로운 히어로 탐정의 모습을 보고는 밤낮으로 쫓아다니며 모자를 씌워줬던 것처럼.


(모자는 히어로로서의 정체성 그 자체야. 사람들로 하여금 셜록에게서 히어로의 환상을 보게 하지. 그렇게 모인 사회적 기대는

자신이 가진 수많은 재능에도 불구하고 약쟁이-고기능-소시오패스 따위에 만족하며 정신승리하던 셜록을 일깨우게 되지.)



어린 시절 그녀에게 필요했던 적합한 조치들이 제대로 취해지지 못했기에, 불행히도 유로스는 이미 한 번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어.

수십 년만에 셜록은 유로스를 찾아내서 집에 돌려보내주겠다고 약속하지만 유로스는 이미 늦었다고 한다. 그 말이 맞아.

셜록은 빅터가 우물에 빠져 죽기 전에 유로스를 찾았어야 했어.

과거의 유로스는 집에 가는 길을 헤메고 있었지만 그래도 아직까진 땅 위에 있었지.

그러나 빅터의 죽음은 유로스를 비행기에 태워 대기권 밖으로 추방시켜 버렸고, 유로스는 언제까지나 까마득한 밤하늘을 헤메야 해.

인생에는 수많은 가능성이 있지만, 어떤 사건들은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정체성에 강력한 영향을 끼쳐서 그 이후의 삶의 전반적인 방향성을 결정짓곤 해.

살인이 대표적인 예지. 일단 한번 그 강을 건너면 돌이킬 수 없고, 유로스의 경우 자신이 나아갈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 중에서 가장 잔인해질 수 있는 방향으로 들어서게 됨.  


빅터의 목숨과, 특별한 존재인 셜록의 고통보다도 자신의 에고를 충족시키는 걸 선택한 그녀는 이제 평생 그 선택의 무게에 짓눌려 살아갈 수밖에 없어

왜냐면 모든 건 처음이 힘들지 두번째부턴 아무렇지 않거든.

유로스는 방치됐고, 수십 년이 지난 지금 그녀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에고를 먼저 선택하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버렸어.   

그리고 자신이 걷잡을 수 없다는 걸 유러스 스스로도 잘 알지.

(그렇기 때문에 셜록이 문제를 풀었음에도, 비행기가 착륙해서 소녀가 땅에 발을 딛는 모습은 끝까지 화면에 비치지 않는다.)



그 아수라장을 벌인 것에 비해, 사실 유로스는 집으로 돌아가는 건 진즉에 포기했어. 다만 이대로 평생을 잊혀진 존재로 살아가고 싶지 않았기에 셜록을 찾아간거고.

문제는 그 다음 상황이지. 셜록이 자신을 발견해준 건 좋았지만, 이미 모든 게 늦어버린 마당에 유로스는 다시 집에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헛된 희망을 품게 될까봐 두려워져.

그래서 조개처럼 입을 다물고 언제 그 난리를 피웠다는양 내면의 방으로 돌아가 문을 잠궈버려.


지난 번엔 열쇠를 찾는 데만 수십 년이 걸렸지만, 셜록은 이번엔 유로스의 방 문을 여는 열쇠가 어딨는지 바로 알아차려.

과거 유로스는 셜록이 좋아해서 매일 들여다보다시피 하던 비석에 열쇠를 숨겼잖아. (제 딴엔 빨리 찾아달라고 그랬겠지. 휴..;;)

그러니 이번엔 유로스가 좋아해서 매일 들여다보다시피 했던 걸 찾으면 되는거야. 간단하지.


열쇠를 찾은 셜록은 다짜고짜 유로스가 잠근 방문 앞으로 찾아가선 바이올린으로 말을 걸어.

-놐놐놐.    ...잘있었니 동생아?

-니가 연주하던 거 이거 맞지. 마음에 들더라고.

-이다음 뭐였더라.

-어렵네.


듣다 못한 유로스는 방문을 열어제치고 나와서는 바이올린을 잡지.

-이거거든, 멍청아.

-틀렸어.

-어떻게 된게 그때보다 발전된게 하나도 없니?

-좀 낫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유로스의 모습은

셰링포드 직원들에게 보이는 뱀파이어 여왕도,

마이크로프트 눈에 보이는 통제불능의 인간 병기도, 모리어티 앞에서의 싸이코패스도 아니야. 

적어도 바이올린을 통한 유로스의 모습은 인간적이야. 그건 셜록이 발견한 유로스의 모습이고, 그녀의 가능성을 지지하는 셜록 자신의 확신이자, 유로스 스스로가 바란 그녀의 진짜 모습이지.

그것이야말로 그녀 자신조차 기대하지 않았으나 셜록이 유로스에게 제공한 진정한 마지막 문제의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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