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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반 왕따 아르민 무순3

ㅇㅇ(112.152) 2014.09.17 11:50:15
조회 794 추천 44 댓글 8




고마운 사람. 아르민은 쟝의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좇기라도 하는 듯 한동안 빛 바랜 커튼을 응시했어. 그 순간도 잠시 아르민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깊은 잠에 빠져 들었어. 오늘도 무의식 그 은밀한 공간에선 리바이가 나왔어. 두려움 때문일까. 리바이를 바라 보는 것 만으로도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하고 호흡은 가빠져. 근데 이 느낌을 요즘엔 잘 모르겠어. 뭔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묘한 느낌으로 변해만 가. 처음엔 이유없이 맞고 욕을 들어서 그런 것만 같았는데, 요즘에는 말이야 꼭 그것 때문인 것만은 아닌 듯 해. 이 감정은 뭐지...?


리바이는 꿈 속에서 조차 무표정이네. 근데 이상한 일이야. 오늘 꿈 속에선 리바이가 나를 보며 웃고있어. 평소에도 나를 보며 저렇게 웃었던 적은 없었는데.. 정말... 말도 안되는 꿈이야. 아르민은 꿈 속에서 작게 중얼거렸어.



젠장, 이미 수업중이다. 쟝은 죄송합니다~ 일부러 허리를 바닥쪽으로 더 숙이며 교실 안으로 들어갔어. 천만다행으로 학생들이 들어가던지 말던지 관심이 1g도 없는 사회 시간이었어. 쟝, 너 이 자식 어디 갔다 왔냐. 어?? 야 옷에 묻은 피 뭐야. 다쳤어?  자리에 앉자마자 쟝의 와이셔츠 핏자국에 시선이 쏠렸어. 그 시선들 속엔 리바이의 시선도 포함되어 있었지.  아니. 핫도그 먹다가 케찹 흘린거다.  뭐래 ㅁㅊ놈이. 이게 어딜봐서 케찹이여. 빨리 불어. 뭐 하고 왔냐고.  아 됐어 자식아. 나 잘거니까 깨우지마.  하여간 이거 이상한 놈일세.  옆에서 조잘조잘 들려오는 엘런의 말을 무시하며 쟝은 책상 앞으로 고개를 파 묻었어. 쟝의 그런 모습을 리바이는 애꿎은 두번째 손톱만 신경질적으로 물어뜯으며 지켜보았어.



눈을 떠보니 지금 눈에 보이는 건 아까 그 낡은 커튼이다. 눈가가 축축한 걸 보니 뭔가 슬픈 꿈을 꾼 것 같기도 해. 눈물을 대충 손으로 부벼 닦고선 자리에 앉고 보니 드는 생각. 내가 얼마나 깊은 잠에 빠졌던 것일까.. 그나저나 지금 몇시지? 고개를 돌려서 보니 침상 테이블에 쟝이 놓고간 빵과 우유가 눈에 띄어. 아르민은 빵과 우유를 보자 조건반사처럼 자동으로 리바이가 떠올랐어. 마음이 급해진 아르민은 서둘러 빵과 우유를 챙긴 뒤 땅에 발을 내딛었어. 휘청, 순간적인 어지러움증에 옆으로 고꾸라질 뻔했지만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뒤 양호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러 갔어.  어? 너 조금 더 쉬어야 하는 거 아니니? 두시간 밖에 안 쉬었는데 말이야. 음, 지금쯤 4교시가 시작했겠다. 사무적인 태도로 걱정해주는 양호선생님의 태도에 괜찮아요. 엷은 웃음으로 답을 했어. 그렇게 아르민은 다시 교실로 발걸음을 옮겼어. 머리가 아직 아픈 것 같긴 하지만 한 숨 푹자고 나니 좀 나아진 것 같기도 해. 오늘따라 교실로 가는 길이 왜 이렇게도 싫은 걸까, 원래도 미친듯이 싫었지만 지금은 더 싫다... 교실로 가는 걸음이 가까워 질 수록 호흡수와 심박동이 증가하는 것 같고 손에선 식은 땀이 줄줄 흐르는 것만 같았어.


교실로 들어서기전 눈을 감고 크게 심호흡을 한 다음 손잡이에 손을 올렸어. 드르륵. 교실 뒷 편에서 문이 열리자 뒷쪽으로 시선집중. 쟝은 뒤돌아 보지 않아도 문소리의 주인공이 아르민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반 아이들은 아르민을 보고선 다쳤던지 말던지 싸늘 그 자체였지. 어.. 그래 아르민 왔니? 다쳐서 양호실 갔다왔나 보구나. 어서 자리에 앉으렴. 아르민은 천천히, 아주 조심스럽게 자기 자리를 찾아가서는 앉았어. 자신이 교실에 들어 온 순간부터 끈질기게 따라붙던 리바이의 차가운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말이야. 자리에 앉자마자 아르민 옆 자리에 앉은 아이는 아르민을 슬깃 한번 쳐다보고선 의식적으로 책상을 옆으로 살짝 떼었어.  야, 어디서 놀다 온거냐...?  신이시여. 역시나 바로 뒤에서 들려오는 리바이의 목소리는 저기압이다. 어디서 구한 건지 몰라도 요즘 고등학생들은 잘 쓰지도 않을 컴퍼스의 뾰족한 부분으로 아르민의 등을 쿡 쿡 찌르며 리바이가 물었어.  머리를 다쳐서 잠깐 양호실에 갔다왔어. 미.. 미안해. 아르민이 떨림을 억누르며 대답을 한 순간. 수업종이 지금은 점심시간이다 자식들아. 라고 말하는 듯 굉음을 내어 아르민의 작은 목소리는 묻혀버렸지.  뭐? 다시 말해봐. 종이 울리자마자 리바이는 자리에서 몸을 일으켜 아르민의 옆으로 가서는 위압감 가득한 눈빛으로 아르민을 내려다 보았어.  다, 다쳤어. 미안해.. 그리고 여기 빵이랑 우유. 미안..  아르민은 눈을 질끈 감고서 리바이에게 달달 떠는 손으로 빵과 우유를 내밀었어.  탁!  하는 소리와 함께 손등은 화끈거렸고, 빵과 우유는 저 멀리 교실 구석으로 날아가버렸어.



너 따라와. 리바이는 아르민의 넥타이를 잡고서 반강제로 거의 끌고가다시피해서 화장실로 데리고 갔어. 화장실은 두 사람이 들어가 있기엔 한참 비좁았고 그만큼 거리가 가까워 질 수밖에 없었지. 리바이가 아르민을 쳐다보며 고개를 들이대는 순간, 얼굴은 거의 밀착 수준이었어.  아르민 내가 배고프다고 했잖아. 어디서 놀다 온 거냐고.  리바이는 한손으론 아르민의 넥타이를 더 가까이 잡아 끌고 다른 한손으론 머리에 붙은 거즈를 신경질적으로 떼어내며 말했어. 떨려오는 아르민의 목소리. 리, 리바이 미안해.. 미안.. 미안...  아르민은 너무나 무서워서 눈 조차 뜰 수 없었어. 긴장한 탓에 목구멍에선 금방이라도 심장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지. 리바이가 거칠게 거즈를 뗀 상처부위는 아르민의 긴 앞머리로 가려져버린 상태였어. 리바이는 아르민의 앞머리를 손 끝으로 부드럽게 걷으며 입을 뗐어.  어, 진짜 깨진 상처가 있네.  중얼거리듯 내뱉은 리바이의 잔잔한 목소리는 아주 잠깐동안이지만 아르민에겐 달콤하게 들려왔어. 그 잔잔함에 눈을 슬며시 떴지. 눈을 뜨자 눈 앞엔 리바이의 작은 얼굴이 아르민의 시야를 꽉 채우고 있었어. 가까이서 보니 더 하얗다. 어.. 어 근데, 왜이러지 이건... 너무 가깝잖아... 아르민의 귓가에선 또 다시 쿵. 쿵. 커다란 고동소리가 울려대고, 귀 끝과 뺨은 홍조로 물들기 시작했어.


그때 아르민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 하나의 생각.


나.. 아무래도 리바이를 좋아하나봐.


-
읽어주신 거붕들께 감사하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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