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레가 이십팔 리에 달하는 거대한 철성(鐵城)이다. 그곳은  나는 새도 비켜 난다
는 무림의 완벽한 성역으로 군림했다.

  휘날리는 오색의 기치들, 화려한 전포(戰袍)들을 걸친 채  성곽위에 서 있는 무부
(武夫)들의 날카로운 눈빛!

  사만칠천(四萬七千)의 내단고수(內壇高手) 중 일천 명 이상이 일 갑자(一甲子) 수
위 내공을 가진 고수. 도합 사십만의 외단(外壇)은 구주사해(九州四海)에 거미줄 같
은  분타(分舵)의 망(網)을 이룩했다.


무림제왕, 그의  뒤에는 언제나 십구 인이 시립해 있다. 그들 십구 인은 하나하나
무림의 거목(巨木), 거성(巨星)이었다.

  문창헌오석학(文昌軒五碩學).

  백치옹(白痴翁),
  무림제갈(武林諸葛),
  태백신옹(太白神翁),
  천뇌령(天腦令),
  화훼부인(花卉夫人).

  이들 다섯은 제왕성의  문창헌에 상주하며 제왕성의 대소사(大小事)를 논한다. 이
들이 없었다면  제왕성의 뿌리는  허약해졌을 것이다.

  무곡전오교두(武曲殿五敎頭).

  일원신옹(一元神翁),
  초혼영주(招魂令主),
  단천혈마(斷天血魔),
  장발무후(長髮武后),
  창궁뇌정왕(蒼穹雷霆王).

  한때는 천하오절(天下五絶)이라 칭송되었던 인물들.  이들도 지금은 허리를  넙죽
숙이고 있다.

  동검후(東劍侯),
  서혈후(西血侯),
  남천후(南天侯),
  북무후(北武侯).

  제왕성의 사대수비대장(四大守備隊長)인 동시에  사대내단주(四大內壇主)가  되는
사람들. 이들은 과거  천하사기(天下四奇)라 칭송되었던 전설적인 무림계의 거인(巨
人)들인데 지금은 얼굴조차 들지 못했다.

  제왕성 문상(文相) 소공평(蘇空平).
  제왕성 무상(武相) 지옥대제(地獄大帝) 범중생(梵仲生).

  이들은 늘  그렇듯 무림제왕의 좌우에 시립해 있었다. 그리고 세 사람. 이들은 지
금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마치 유령(幽靈)처럼... 그들은 호흡  소리도, 맥박 소리
도, 그림자도 남기지  않는다.

  하나, 열여섯 사람은  세 명의 비위(臂衛)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무림제왕이
잘 보이는 어떤 곳에.

  석심화(石心花),
  고검행(孤劍行),
  무광성(無光星).

  이들은 제왕삼위(帝王三衛)라  불린다. 이들은  이십 년 사이, 무림제왕을 노리는
자객 칠백여 명을 척살(擲殺)한 바  있는 살수(煞手)들이었다.

  장로들이라 해도  섣부른 동작을  하다가는 제왕삼위에게 죽는다. 그들은 땅 속에
숨어 무림제왕을 보호하기도 하고,  화원(花園)에 숨어 숨 소리조차 죽인 채 무림제
왕을 보호한다.

  물론 무림제왕의 무공이 척박하기에 비위들을 두는 것은 아니다. 무림제왕이 비위
들을 두는 이유는  단 하나, 수하들  앞에서 살육을 한다는 것은 불명예스러운 일이
라 여기기 때문이었다.
  


지옥대제(地獄大帝).

  그는 제왕성의 무상(武相) 자리에 있는 사람이고, 동시에  제왕성의  태상호법(太
上護法)으로 문창헌(文昌軒)과  무곡전(武曲殿)을 총괄하는 지위에 있다. 그는 태상
장로(太上長老)이자 문상(文相)인 구주제일혼(九州第一魂) 소공평(蘇空平)과 더불어
제왕성의 양대 기둥이 되는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