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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업) 5.29. 제 4부(1)

l헤실l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10.05 22:41:56
조회 402 추천 5 댓글 2

*읽어주는, 댓글설리 갤러들 무한감쟈




<5.29.)



제 4부

 -월흔[月痕]







10




물기를 가득 머금은 눅눅한 바위들. 어디서 나는 소리인지 모를 물방울 소리는 어둡고 습한 동굴의 끝에서 끝으로 울려 퍼지는, 동굴의 적막을 깨는 유일한 소리였다. 뚝. 뚝.. 계속해서 들려오는 물소리. 물방울이 떨어지는 틈새 사이로 빛이 보인다. 유일한 희망. 어둡고 외로운 둥굴 안에는, 오랜 시간 떨어진 물방울들이 만들었을 커다란 물웅덩이 옆에서 틈새 사이로 바추는 빛에 사소한 것일지라도 모든 것을 맡긴, 작고 가녀린 풀꽃이 홀로 살아가고 있었다. 유일하기에 가장 소중한..




"이 방입니다."




중원과 공실이 고여사를 따라 온 곳은 외관뿐만 아니라 실내 인테리어도 모두 어둡고 칙칙한 검은색을 띄는, 고여사의 지인이 운영한다는 주술관이었다. 처음 건물의 입구에서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더니 가면 갈수록 음침한 분위기에 공실의 표정이 좋지 않자 묵묵히 고여사랄 따라가던 중원이 공실의 귓가로 몸을 숙여 속삭였다.




"태양. 여기 오니까, 널 처음 만난 날이 생각나. 그떈 태양, 지금처럼 참 음침했어."


"뭐라구요?"


"긴장하지마. 옆에 방공호 있잖아."


"네. 고마워요"




공실은 웃으며 중원의 손을 잡았다. 어두운 복도를 한참 걸어간 후 멈춘 고여사는 빨간 문 앞에 선 후 손을 잡고 있는 두 사람을 한 번 쳐다보고는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어서 오세요."


"오랜만이에요. '작은 아이'는 심부름을 보냈나 봐요. 항상 있던 아인데.."


"알아볼 일들이 있어서.. 그나저나 저 두 분이 그때 말한 사람들인가요?"


"네."


"주군과 태양.."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검정색으로 치장한 고여사와 달리, 그리고 본인이 운영하는 건물의 인테리어와 대조되게 온 몸을 흰색으로 치장한 여인이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중원과 공실을 맞이했다. 윤기있는 회색 머리에 백옥같은 피부, 분명 얼굴에는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는 주름이 있었지만, 보통의 평범한 중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눈에 띄는 미모와 빛나는 눈에서, 중원과 공실은 지금 눈 앞의 이 하얀 여자가 그리 평범한 인물은 아닐 것임을 직감으로 알았다.


하긴. 고여사 친구라면 평범 할 리 없지. 괴상하지만.. 그리 이상할것도 없네.


중원은 속으로 생각하며 하얀 여자에게 두 걸음 정도 다가가 멈추었다.




"앉으시죠."


"잠깐."


"말씀하세요."


"고여사가 우리 둘의 이야기를 했다니 통성명은 필요없겠지. 그런데, 난 당신에 대해서 잘  몰라. 계산이 정확하지 않은 거래는.. 무척 싫어하는 사람이라."


"이 친구가 제 이야기를 제대로 하지 않았나봅니다."


"매우. 그러니, 본인 입으로 해줘야 겠어."


"중원씨! 죄송해요.. 일단 저희가 고여사님 친구분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언제나처럼 까칠하게 반응하는 중원의 옆구리를 툭! 하고 친 공실은, 중원의 말을 막고 고여사와 그 옆에 있는 하얀 여자에게 말했다. 그런 공실을 보며 잠시 말 없이 웃어보이던 하얀 여자는 두 사람에게 다시 앉으라는 손짓을 하며 입을 열었다.




"고여사라. 이 친구가 그쪽 사람들한테 그렇게 불리고 있나보네요."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어요.."


"그럼 저도 편하게 '노여사'라고 불러주세요."


"고여사 친구, 노여사라.. 작명 센스하고는.."


"주중원씨."


"호칭문제도 해결했으니, 이제 슬슬 이야기를 시작하시죠 노여사님."




어둠 속에서 빛이라고는 오직 네 사람이 둘러 앉고 있는 원탁의 촛불 뿐인 공간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있는 노여사는 고여사와 한 번, 중원과 공실을 한번씩 쳐다 본 뒤 입고 있던 하얀 가운 안에서 커다란 구슬을 꺼내 테이블 위로 올려놓았다. 처음에는 일렁이는 촛불만이 반사되어 형체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희미하게 움직이더니, 어느 순간 한기가 돌아 원탁 위에서 타오르던 불씨가 꺼졌다. 그리고 반사된 형체가 한데 어울려 구슬 속에 촛불을 켠 듯, 구슬만이 푸르스름한 빛을 내고 있었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도, 귀신- 뭐 이런 거랑 관련된건가."


"비슷하지만.. 노여사, 이 친구는 저와 태공실씨와는 다른 위치에 있습니다."


"다른.. 위치요?"


"태양과는 다른 위치에 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당신도, 귀신을 보는..건가?"


"태공실씨. 당신은 귀신을 볼 수 있지요?"


"네."


"저는.. 고여사의 말대로 태양과 비슷하지만 달라요."


"..."


"태양은 귀신을 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또 가끔은 그들의 얽히고 설킨 이야기를 제대로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에요."


"..엉망진창인 귀신들의 이야기를 풀어준다고..? 태양이?"


"그렇습니다. 그래서 주은 자, 곧 귀신들에게 환한 빛을 내는 태양이 되는 겁니다. 그들은 태공실양은 아주 좋아하죠."


"누구맘대로 남의 애를 좋아하고 난리야."


"..주중원씨, 나 조금 창피해요."


"알았어."


"흐음..흠."


"계속해요."


"..제 경우에는, 반대로 그들이 제 부탁을 들어줍니다. 물론 대부분 제물이 필요한 '거래'이지만요."


"귀신이 부탁을 들어준다?"


"태양처럼 그들을 볼 순 없지만 필요할 때 불러낼 순 있어요. 그리고 그들에게 이야기를 하죠. 보통의 경우는 제물을 바치고 그들과 거래를 합니다. 뜻밖의 경우에는 아무 조건 없이 부탁을 들어주는 자들도 있어요."


"..'작은 아이'를 말하는거랍니다."


"작은 아이.. 라면 아까 노여사님이 심부름 보내신..?"


"맞아요, 태양. 그들은 순수하고 맑은 영혼을 지녔답니다. 아마 태양을 좋아할거에요."


"우리 태공실은 어딜가나 인기 만점이야. 그러니까 한마디로 하면, 당신은 귀신과 거래를 한다-인가."


"그렇습니다."


"이 친구를, 인발인들은 '주술사'라고 명명하곤 하지요."



고여사의 붙임 설명으로 한번에 이해를 한 중원과 공실은, 서로를 표정없이 바라보다 여전히 이상한 푸른 빛을 내는 구슬을 쳐다보았다. 태양이 구슬을 볼 떄는 환한 빛을 내는 태양 모양의 형체가, 중원이 볼 때는 은은한 빛을 내는 달의 모양을 한 형체가 각자의 눈에 띄었다. 중원은 눈을 찌푸린 채, 공실의 손을 잡지 않은 오른손을 살짝 들어 가볍게 돌렸다.




"이미 내가, 아주 오래전에 자발적으로 몸 담은 세계라, '이걸 지금 나보고 믿으란 말이야-' 따위의 반응은 할 수도 없고, 하기도 싫어. 그렇지만 당신이 귀신과 거래한다는 것이, 나와 태양, 우리 두 사람과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지?"


"그건 제가 설명하도록 하죠."


"고여사님. 분명 저한테 시간이 없다고 하셨죠?"


"그래요. 분명한건, 지금 시간이 얼마 없다는 거에요. 두 분께 일일이 설명을 하자면 정말 복잡한 일입니다만, 제가 주사장님께 진 빚도 있고 그와 관련된 일이기도 하니 이렇게 두 분을 급하게 모시게 된 점.. 사과드릴게요."


"이해합니다. 계속하세요."


"얼마 전에 이 친구가 제게 '작은 아이'를 보내 연락을 했었어요. '그 사건'과 관련된 영혼이 부르지도 않았는데 나타났다면서요."


"'그 사건'이라면 주중원씨 왼손과 관련된.."


"맞아 태양. 관련있어."


"그 때가.."


"5월 29일."


"...'문성현'군이 다시 살아난 날이었죠."


"그리고 주중원 사장님이 두번째 '달'이 되신 날이기도 하고요."








(2)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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