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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본·류큐 제어 이야기 몇 토막 (하나 더 추가).txt

시호둘째남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4.26 02: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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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엇"은 류큐 조어로 *nawo일 것

Thomas Pellard (2015: 15)를 보면 *n[a/o][o/u]라고 써서 *nao~*nau~*noo~*nou의 4가지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데,

미야코어에서 대격 조사 =ju (< *=wo) 뒤에만 붙는 주제 조사 =ba (cf. 고대 서부 일본어 =wo, =wo=ba)가 "무엇" 뒤에
그냥 붙어서 단어로 굳어진(lexicalized) 형태인 원시 미야코어 *noːbasi "어떻게"가 있으므로 (방언에 따라 のーばし, なうばし 등),
"무엇"에 대해 류큐 조어 *nawo를 재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

이것을 고대 서부 일본어 nani "무엇"과 비교하면, 얘도 역시 *na 뒤에 조사가 붙은 것 같이 생긴 형태임을 알 수 있다.
아마도 일본·류큐 조어의 재귀 대명사 *na와 동음이 되면서 기본형은 죽고 조사가 붙은 형태들로 대체되기에 이른 것이 아닐까?


(*) 일본·류큐어족의 1인칭 대명사들 - 이건 예전에 생각했던 거

나는 고대 서부 일본어 /r/, 고대 동부 일본어 /n/, 류큐 조어 *n에 대해 자음군 *rn을 재구한다.
기본적으로 일본·류큐 조어에서는 저 이전에 이미 자음군이 싹 정리 (*C₁C₂ > *C₂, 예외적으로 *NC > 그대로 *NC)되었으므로,
*rn과 같은 자음군이 발생할 때는 형태소 경계가 끼어야 한다 (*...r-n...).
예를 들면 동사 어미 -uram-~-unam-은 내 재구에서 형태소 3개(!) *-ur-n-am-이 된다.

Alexander Vovin은 지명 信濃 (고대 동부 일본어 sinanu)를 아이누어 sir-nam nup의 차용으로 생각하는데,
큐슈의 옛 이름 (정확하게는 큐슈의 옛 이름 tukusi를 수식하는 이명epithet) 중에 siranupî가 있어서,
이것도 동일한 아이누어 지명 (옛날엔 똑같은 지명이 여기저기 붙었다)이라고 본다면 *-rn- > r~n의 직접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일본·류큐어족의 1인칭 대명사들을 보면 마찬가지로
고대 서부 일본어 wa(re), 고대 동부 일본어 wa(nu), 류큐 조어 *wa(nu)로 *rn을 재구하기에 딱 좋은 형태들이 나타난다.

여기에 대해 나는 wa(re) < *war(-n-ar-i), 그리고 *wa(nu) < *war(-n-u)를 재구한다.
*-n-ar-i "COP-?-INF (IND?)"는 고대 서부 일본어 *nar-i "COP-INF (IND?)"와 마찬가지로 "to be"의 의미.
*-n-u는 계사로서 문증되는 형태는 아니지만 류큐 제어에 대해서는 간접적인 근거가 있음 (오키나와어 동사 활용에서 연용어간 + -unu).

그렇다면 1인칭 대명사는 원래 *war이고 여기에 "to be"가 붙은 형태들이 존재하는 것이고,
이건 물론 아이누어 kuani "나"와 마찬가지 (ku= "1인칭 단수", an "to be"). 한쪽이 다른 한쪽의 번역 차용(calque)일 것이다.


(*) 일본어가 고대 한국어로부터 차용했다는 주장이 있는 단어들 중 아이누어와 공통되는 것

아이누어 casi "성" (고대 서부 일본어 sasi, 후기 중세 한국어 cas; cf. 후기 중세 한국어 cay > 현대 한국어 cay)
아이누어 sito "떡" (전기 중세 일본어 sitoki, 현대 일본어 방언 shitogi /ɕitogi/, 후기 중세 한국어 stek)
아이누어 pira "절벽" (고대 서부 일본어 yömö=tu pîrasaka, 후기 중세 한국어 piley)

pîra는 일본어로 "평평하다"의 뜻이 있지만 saka는 "언덕길"이므로 모순. "평평한 언덕길"이 아니라 "깎아지른 언덕길"이어야 함.
그래서 이 pîra를 "절벽"의 뜻으로 보고 고대 한국어 차용일 것이라고 Alexander Vovin이 주장했던 것 같음.

casi야 원래 유명하고, sito는 예전에 찾은 거고, pira는 방금 발견했으므로 (田村すず子, 1996. アイヌ語沙流方言辞典, p. 524) 같이 적어둠.


(2) 일본어 '아오니사이(青二才)'의 뒷부분은 *にひさき

青二才의 二才는 "젊은이"를 뜻하는 카고시마 방언(薩摩方言) にせ에서 왔다고 하는데,
이 にせ는 아마도 일본어 관형사 にい "새로운" (고대 서부 일본어 みひ mîpî~にひ nipî)에 해당하는 형용사 *にいさい의 명사화된 형태일 것.
카고시마 방언에서는 모든 긴 모음과 이중모음이 단모음으로 축약되어, *iː, *ai̯ > /i/, /e/와 같이 된다.

일단 편의를 위해 고대 서부 일본어까지 소급시키면 형용사 기본형은 *にひさし, 명사형은 *にひさき가 되는데 이 뒤로는 그렇게 표기하도록 하겠다.

이 *にひさし는 아주 짜증날 정도로 ちいさい (< *ちひさし) "작다"와 평행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현대 일본어 방언 관형사 ちび "작은"은 *ちひ를 계승하는 것으로 생각되는데, にひ : *にひさし = *ちひ : *ちひさし로 깔끔하게 떨어진다.
사실 일본어의 부사 ちょっと~ちっと "조금"도 *ちひ=と를 계승하는 것 같다 (cf. Martin 1987: 842).

만약 *にひさし와 *ちひさし만 가지고 본다면, *mtipisa- < *miti-pisa- "길이 멀다 (> 새롭다, 어리다 > 작다)"라는 어원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어원설은 にひ, *ちひ의 존재를 전혀 설명할 수 없으므로 아쉽지만 일단 접어두기로 하자.

참고로 내 재구에서 어두 m~n 교체를 보이는 단어들은 일본·류큐 조어 *mj로 시작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

*mji > *mʲi > 고대 서부 일본어 mî~ni, 전기 중세 일본어 ni, 류큐 조어 *mi
*mje > *mʲi̯e > 고대 서부 일본어 mî, 전기 중세 일본어 mi, 류큐 조어 *mi (*me가 아님!), 고대 동부 일본어 no? (< *ne)
나머지 *mjV > *mʲi̯V > 대체로 *ni̯V처럼 반영됨
나머지 *mjVi̯ > *mʲVi̯ > 대체로 *nVi̯처럼 반영됨

이런 식이라, 후대의 일본어에서 にい로 이어지는 にひ는 *mjipi로 재구됨 (cf. 류큐 조어 *mipi > 미야코어 みいぅ /miɨ/ 등).
현대 일본어의 일부 방언은 *mj를 /d/ (일반적으로는 < *Nt)로 반영하는 것 같기도 해서,
*mj~*mt의 혼란이 있었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아 보임 (*j < *l?). 위에서 *miti-pisa- > *mtipisa-를 언급한 것도 이 때문.
참고로 *mj > /d/의 예는 *mur-jək- "몸-피하다" > 현대 일본어 dok- "비키다"에서 나타남.


(3) 일본·류큐 조어에 삼중모음 *u̯ai̯가 존재했는가?

오키나와어를 보면 /majaː/~/majuː/ "고양이"라든가 /=jaka/~/=juka/ "-보다 (비교 조사)" 같은 /a/~/u/ 교체 사례가 몇 있는데,
특히 "고양이"의 경우 류큐 제어 전체에 /maja/ 계열 형태와 /maju/ 계열 형태가 흩어져 있고, 이 외에도
고대 서부 일본어 kô "아이"에 해당하는 단어가 류큐 조어 *kura (> 오키나와어 /kkwa/, 미야코어 /ffa/)와 *ka (> 미야코어 /ka/)로 갈림.

(참고로 내가 쓰는 글을 보면 류큐 제어 예시가 주로 오키나와어와 미야코어에서 나오는데 내가 이 2개 언어밖에 할 줄 모르기 때문임.)

그런데 일단 /=jaka/~/=juka/를 보면, 명백하게 현대 일본어 yorika에 대응하는 형태라,
고대 서부 일본어 yu~yuri~yô~yôri랑 잘 끼워맞춰 보면 결국 yorika도 그렇고 /=jaka/~/=juka/도 그렇고 *ju-ari=ka의 반영이라는 결론이 나옴.

그리고 오키나와어의 /a/~/u/ 교체 사례가 소수이므로 이게 이중모음 *u̯a와 관련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고대 서부 일본어의 어중 ô는 *u̯a 아니면 *au̯에서 나오기 때문에, 만약 *u̯a > 오키나와어 /a/~/u/라면 사례가 더 많아야 할 것 같음)
차라리 삼중모음 *u̯ai̯를 상정하고 이거랑 엮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음 (*ju-ari=ka > *ju̯ai̯ka; *r > 0 / _{i, j}).

*u̯ai̯ > 고대 서부 일본어 ô (< *u̯a), 류큐 조어 *u~*a처럼 생각하는 게 가장 편한 것 같기는 한데,
*u̯ai̯ > *u와 *u̯ai̯ > *a가 둘 다 생각하기 까다롭기는 함 (*u̯ai̯ > *a의 경우 프랑스어 oi /oj/ > /we/ > /wa/ 정도가 그나마 유사 사례).

또 다른 가능성으로는 *u̯a > 오키나와어 /a/~/u/이고 애초에 *u̯a가 *au̯에 비해 드물었던 것일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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