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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입체음향이 별거냐

최초의병신(121.164) 2008.09.13 12:09:15
조회 70 추천 0 댓글 2


 결국 나는 그 직방형의 공간에 홀려버렸었던 것이다. 끝이 없는 겨울의 눈보라 속에서 뒤집힌 눈으로 쾌락을 부르짖던 이는, 에어컨이 절실했던 그 후덥지근한 유사환경에 홀려버렸던 것이다. T씨는 기막힌 화술로 나에게 집단무의식을 제시했다. 아니, 오히려 간접적 강요라고 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아무튼 그는 모든 것의 통일을 위한 융이 되어 있었다. 융과 직방형의 공기. 직방형과 집단무의식. 직방형의 셀프. 융의 직방형. (물론 사진첩은 좋은 이미지다. 하지만 부차적 이득과 결과적 권태감은 별개의 문제라 할 수 있겠다) 그 부조리의 통일화! 참으로 괴물성이 돋보이는 진실이다. 반항을 위한 자신감을 잃은 자들이 볕드는 날에는 조증 환자가 되고 암운이 덮인 날에는 당장이라도 자살할 듯 드는 것은 탓할 도리가 없다. 어느 매수인에게든 자신감을 내놓는 것은 종종 겪는 일 아닌가.

 내가 T씨에게 한시간 사십분간 보였던 호의는 참 알량한 것이다. 기가 차는 것은 내가 그에게 손을 내밀 생각까지 했었다는 사실이다. 그와의 논의가 당시에는 몹시 명정한 것이었다는 기억은 분명하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직방형의 공기를 빠져나간 뒤에는 도무지 대화의 맥이 어떠하였고 그 명정함은 어떤 것이었는지 명확한 형체가 없는 것이다. 내가 한참을 고민하며 T씨와의 대화를 떠올리고 있는데 문뜩 솟구치는 생각이라는 것이, 그래 언어의 신용이라는 것이 참 불량한 것이로구나──더라. 당시 집단무의식이라는 부조리에 동감하여 끓어대던 열기는 다 무엇인가. 기억에게 순간이란 참 우스운 것이다. 하릴없는 진실이다. 돌이켜보면 T씨와 내가 대화라는 것을 하기는 하였던가? 서로 판이한 태도를 깔고 있었다는 사실이 회의적이긴 하지만 틀림없이 무언가의 소통을 하기는 하였던 것 같다. 그 당시의 장면이라 하는 것이 제 3자의 시각으로 보면 그 이상 우스울 수가 없다. 언어의 한계성에 어쩔 도리를 몰라 당황한 두 사람이 네 가닥의 팔을 휘둘러대며 서로 막연한 이미지만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호의를 알량하다 할 수 있겠다. 그 극단적으로 인간적이고 명철한(우둔한) 대화도 알량하다 할 수 있겠다. 덧 붙여 알량하지 않은 것이 어디 있겠느냐 할 수도 있겠다. 우리들의 뇌가 활자들에 길들여졌다는 사실에 통탄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 광대꼴의 대화를 끝내고서의 권태감이란 참 시원스러운 것이더라고, 그 사실은 내 감각으로 떠벌려도 좋은 것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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