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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단나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11.19 03:2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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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대답도 들려오지 않을 이 밤중에 나는 옷을 입고 신발을 신고 현관문을 나선다. 태양은 저 아래서 꿈을 꾸고 있겠지. 길게 늘어진 가로등 불빛과 우울한 그림자를 따라 천천히 길을 걷는다. 지금은 어둠이다. 명백한 어둠. 그러나 이 우울한 그림자를 품는 어머니란 존재도 어둠이다. 수 많은 한탄과 수 많은 외로움과 수 많은 비관을 받아내는 어둠. 이따금씩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소크라테스들을 지나친다. 어릿광대들. 영사기가 돌아가는 소리. 커다란 비닐봉투에 호두만한 콘돔을 넣고 힘차게 도로를 질주하는 누군가의 은백색 세단. 기사님. 수고하십니다. 어두운 날에는 돈 냄새가 짙죠. 배춧잎 냄새. 사창가로 향하는 무겁고 실속없는 발길. 아득히 먼 곳, 닿을 수 없는 '원리'. 나는 정말로 생각이 없다. '앙-' 하는 소리에 한 번 발기. '앙-' 하는 소리에 두 번 발기. '앙' 하는 소리에 싼다. 쌌다. 아래로 흘린 침도 스윽 닦고. '햇님'이 그립다. 갑작스럽게 들렸던 유치원 피아노 소리가 횃불을 밝힌다. 화르륵 하고 내 몸이 타오르고 거대한 도깨비의 얼굴이 어둠에서 드러난다. 왜 앞으로 향하지 않느냐고. 나는 날카로운 칼을 들고 무협지에서 나올 법한 푸른색 '검기'를 날린다. 무참히 깨어지는 나의 칼. 다시 한 번, 기사님 수고하십니다. 빠르게 멀어지는 붉은색 자동차. 솔직히 저런 튜닝은 쪽팔리지 않나? 그러나 그 붉은색도 아무런 생각이 없다. 왜냐하면 오늘은 피곤한 밤이고 외로운 밤이기 때문에. 그리고 햇님은 꿈꾸는 자들을 안고서 일찍이 주무시고 계시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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