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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여를 원한다

뫼르달(61.78) 2017.10.29 17:08:16
조회 235 추천 0 댓글 3

나는 참여를 원한다. 시를 그만두게 된 이유이다. 언어를 내 발바닥 밑에까지 내리깔고 그 위를 걸을 것이다.

그를 향한 존경에는 뿌리가 없었다, 모조리 박멸했다. 시를 쓴다는 사람과 시를 안다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

만물이 메타포라는 말은 말 그대로 메타포 이상의 것이 되지 못한다고 믿는다.


언어의 이용자이다. 말을 섬기는 일은 없을 것이다. 

존재하는 것과 있는 것 사이의 간극을 외면하고, 등을 돌리겠다. 그건 구원이라는 것으로부터 멀어지는 방향이다.


그러므로 나는 '동참'이라는 말을 믿지도 않고 그것을 행했다고 말하는 자들 또한 믿지 않는다.

진정한 참여를 원한다. 온몸을 내던질 수 있는, 오롯이 다 바칠 수 있는 것. 내가 쓴 것이든 품은 것이든, 삼킨 것이든 가리지 않고 용해시키는 것.

인간이 죽은 뒤에 관에 담긴다는 것은 썩 즐거운 의식이다. 어쩌면 다 탄 후의 재만 항아리에 담겨질 수도 있다. 그것도 멋진 일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타버린 후에 남은 것은 잿가루일 따름이며 관 속에 눕는다고 해도 그건 해방보다는 밀봉에 가깝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참여는 순수하지 않다는 편견에 침을 뱉는다. 진실로 순수한 것은 움직이는 것이다. 멈춰있는 것들은 모두 죽은 것들이다. 죽은 것은 순수할 수 없다.

흔들리는 물푸레나무 따위를 연상하며 가식적인 낭만이나 이상을 말하는 것을 증오한다. 상상하는 것 또한 스스로는 정지시키는 행위이다.


내 죽은 몸은 더러운 구덩이에 묻어라. 그것이 세상에 태어난 방식대로 떠나는 유일한 해답이다. 

악취와 배설물의 진창에 나를 던져라. 새들이 눈알을 쪼고 벌레들이 꼬여 거미가 집을 짓도록 버려두고, 아무도 관심을 갖지 마라.

만일 당신이 아주 조금이라도 아름다운 것을 보고자 하는 욕망을 지닌 인간이라면, 그리고 다시는 돌아설 수 없는 밝은 길을 밟고자 한다면,

힐끔 돌아서 내가 지은 바로 그 표정을 봐라. 그건 한 인간의 생애를 몽땅 녹아낸 추상화이다. 절대로 은유가 아니다.

그러나 절대 나와 '동참'했다는 생각은 마라. 차라리 썩어가는 고깃덩이 옆에서 동침할 지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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