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것도 아니고 악한 것도 아니다. 

선하지도 않고 그저 바쁜 것이다.

그러다보니 자꾸만 구석에 몰리고 그때마다 겁에 질린다.

사정이 급하면 지름길만 구하게 되고 줄임말만 찾는다

어려운 길은 피하고 쉬운 말만 취한다

더 늦기 전에 빨리 해야 한다는 조급함 때문이다.

공포에 사로잡히니 성정이 잔인해지고 냉혹해진다.

그러면서도 그건 어쩔 수 없었다고 투덜대고 사는게 원래 이렇다고 둘러대기도 한다.

그래도 자신은 성격이 괜찮은 축에 속한다고 내심 자부하고 있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 지를 전혀 자각하지 못한다

녹음기나 복사기만도 못한 단순한 생각으로 살아가면서도 인간이라고 하낟.

그래서 자칭 인간들

그것도 자칭 선량하고 무고한 인간들이 세상을 횡행하며 횡포한다.

그러나 자칭은 자칭일 뿐이다.

악마도 스스로 천사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아무도 이 문제를 풀지못하고있다.

오직 시간의 지배 속에 놓여져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