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가방을 메고 밀크티를 손에 든,
소년과 청년의 기로에 선 듯한
사내 하나가 버스에 올라탔다.
이윽고 그 사내는 마땅한 자리를 찾아 들어가며
버스에 먼저 타고있던 사람들의 모습을 살폈다.
순간, 눈에 들어온,
모자를 쓰고 창 밖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아름다운 여인.
새하얀 피부와 일자를 눕혀놓은 것같이 정갈한 눈썹,
반듯한 눈매, 그 모든 것들을 평정하는듯 오똑 선 콧날..
사내는 그 여인의 자태에  매혹(魅惑)되어,
그 여인이 느끼고 있는 감성을 같이 느껴보고 싶은 마음이
들고, 그녀의 지금까지의 삶에 대해 배워보고 싶은
강한 충동이 들었다.
사내는 그 여인의 마음 속 진실된 이야기를 듣고싶었다.
하지만 그러던 찰나에, 버스는 멈춰 섰고
여인은 버스에서 내려, 우아한 걸음걸이로
한쪽어깨에 가방을 고쳐메며 자신이 가야할곳으로
당연하다는듯 가버리는 것이다.
사내는 창 밖으로 그녀를 하염없이 바라보며 아무것도 하지못한 자신을 향해 질타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고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바뀐 자신을 그려보며 그렇게 되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