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아아, 컴퓨터와 씹할 수 있다면!!

연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8.02.03 21:12:38
조회 241 추천 0 댓글 3



한결같은이 아래 올려놓은 글 보고 생각났음,

데뷔 당시 이 시와 더불어 몇 편의 당돌한 시를 들고 나타나

문단을 떠들썩 하게 만들었던 최영미 시인, ㅎ


이 시가 발표된 때인 초기의 많은 시가

\'당돌한 여자\' 라는 범주에 있다는게

한계라면 한계지만, 그녀의 사유는 날카로우면서도 달콤 쌉싸름한 매력이 있다,



--------------------------------------------------------


Personal Computer.


- 최영미


 


새로운 시간을 입력하세요.
그는 점잖게 말한다


노련한 공화국처럼
품안의 계집처럼
그는 부드럽게 명령한다
준비가 됐으면 아무 키나 누르세요
그는 관대하기까지 하다


연습을 계속할까요 아니면
메뉴로 돌아갈까요?
그는 물어볼 줄도 안다
잘돗되었거나 없습니다


그는 항상 빠져나갈 키를 갖고 있다
능란한 외교관처럼 모든 걸 알고 있고
아무것도 모른다
이 파일엔 접근할 수 없습니다
때때로 그는 정중히 거절한다


그렇게 그는 길들인다
자기 앞에 무릎 꿇은, 오른손 왼손
빨간 매니큐어 14k 다이아 살찐 손
기름때 꾀죄죄 핏발선 소온,
솔솔 꺽어
길들인다


민감한 그는 가끔 바이러스에 걸리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쿠데타를 꿈꾼다


돌아가십시오! 화면의 초기상태로
그대가 비롯된 곳, 그대의 뿌리, 그대의 고향으로
낚시터로 강단으로 공장으로
모오두 돌아가십시오


이 기록을 삭제해도 될까요?
친절하게도 그는 유감스런 과거를 지워준다
깨긋이, 없었던 듯, 없애준다


우리의 시간과 정열을, 그대에게


어쨌든 그는 매우 인간적이다
필요할 때 늘 곁에서 깜박거리는
친구보다도 낫다
애인보다도 낫다
말은 없어도 알아서 챙겨주는


그 앞에서 한없이 착해지고픈
이게 사랑이라면


아아 컴-퓨-터와 씹할 수만 있다면!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SNS로 싸우면 절대 안 질 것 같은 고집 있는 스타는? 운영자 24/05/06 - -
101087 ... .(180.228) 15.10.30 76 0
101084 그림과 시 [1] 조옥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0.30 138 2
101083 홍련의 돈워리어란 시에 깊은 감명을 받음. 근육멸치(121.179) 15.10.30 50 2
101082 자연의 섭리는 남녀의 섹스와 강간이 다를게 없는건데 [2] ㅇㅇ(110.70) 15.10.30 138 3
101081 니그라토형 디아3 안 하실? [1] Castro(183.108) 15.10.30 70 1
101076 여관바리 씨발ㅋㅋ ㅇㅇ(103.10) 15.10.30 187 1
101074 약 세시간 후에 택배상하차 간다 [3] 보리밭(222.111) 15.10.30 142 3
101067 전 커피 좀 마시고 [1] Castro(183.108) 15.10.30 65 0
101066 나 이제 마법 쓸 수 있을 듯 [2] Castro(183.108) 15.10.30 44 0
101064 눈 부리부리하고 개터프하게 생긴 색기쩌는 미용실 아줌마 있는데 [8] Castro(183.108) 15.10.30 131 0
101063 내 친구 몇 명 고딩 따먹고 다니는데 [3] Castro(183.108) 15.10.30 108 0
101061 4년동안 욕 먹어가며 자리잡아놓은 택배상하차회사를 어찌 바꾸리오 [53] 보리밭(222.111) 15.10.30 241 1
101060 내가 끊지 못하는 악습 두가지 [7] 보리밭(222.111) 15.10.30 135 1
101059 돈 워리어 (퇴고) [1] 紅蓮(183.108) 15.10.30 104 1
101058 ㅀ은 돈 많은 백수냐? [4] 근육멸ㅊ(121.179) 15.10.30 92 0
101057 김재규는같은신분김형욱처럼닭모이안될려고언닐권총쏴죽임 [1] (211.107) 15.10.30 56 0
101056 도대체 이게 며칠째 막걸리 마심인지 모른다 [7] (211.107) 15.10.30 105 0
101055 사막 제비. [자작시] 흑단나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0.30 47 0
101054 겨울옷 샀다. [4] 흑단나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0.30 63 0
101052 피아니스트 ㅀ은 쓰지 이리 (211.107) 15.10.30 45 0
101051 돈 워리어. [1] 흑단나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0.30 45 0
101050 오늘부로 내가 ㄹㅎ특수관리들어간다. [2] 흑단나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0.30 44 1
101049 그리고 뭐? 고소 씹새야,ㅈ? [2] 흑단나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0.30 49 0
101048 예전 일하던 편의점에 [8] 흑단나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0.30 72 2
101047 나를 치료해줄 마리아.. [1] 흑단나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0.30 33 0
101046 요즘 심장 쪽이 아프다. [2] 흑단나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0.30 40 0
101045 오롯이 누나는 지금 자고 있을까? [10] 흑단나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0.30 91 0
101044 진심 조패고 싶다 [2] 흑단나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0.30 32 0
101043 미친 ㅋㅋ 새벽 2시 쯤에 자러 간다는 새끼가 ㅋㅋ [2] 흑단나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0.30 45 0
101041 근육멸치야 우리 오롯이는 말이다 [1] (211.107) 15.10.30 55 0
101036 ㅋㅋㅋㅋㅋ 또 글삭 [3] 흑단나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0.30 41 0
101034 난 시간 그리 오래 안 줘요. [1] 흑단나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0.30 36 0
101032 병신 103새끼 키배 발리고 글삭하는 부분 ㅋㅋ [2] 흑단나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0.30 63 0
101031 눈감고 홀로 우주여행. [3] 124123412(66.249) 15.10.30 61 0
101028 더 강한 위대한 [1] 124123412(66.249) 15.10.30 46 0
101027 조까 씨발 [1] ㅇㅇ(103.10) 15.10.30 49 0
101026 인생이 보지인 새끼. [5] 흑단나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0.30 78 2
101025 치장 [3] 단순(121.165) 15.10.30 65 0
101024 검은 노을. [2] 흑단나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0.30 292 5
101023 좀 유치하긴 하지만 [4] 조과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0.30 96 3
101021 가을 속에 몸을 담다. 흑단나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0.30 40 0
101020 좋아한다 [1] 124123412(66.249) 15.10.30 36 0
101019 구름 [1] 沙狗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0.30 54 0
101017 가을에상사병 [3] 124123412(66.249) 15.10.30 47 0
101016 창비어린이 신인상 발표 기다리는 갤러 있니? ㅊㅂ(110.70) 15.10.30 176 0
101015 식구/ 유병록 [1] 조과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0.29 170 0
101014 읽을 만한 소설책 없냐? [2] 흑단나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5.10.29 64 0
101012 잔다 오롯이 [4] (211.107) 15.10.29 71 0
101011 나주에서 이런거 한다더라 재미있어 보이는 듯 [1] 오.(175.196) 15.10.29 41 0
101010 ㄹㅎ과 오롯이의 상관관계. [6] 근육멸치(182.228) 15.10.29 87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