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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노의 육아가 비담에게 미친 영향

ㅇㅇ(116.36) 01-07 03:36:39
조회 1985 추천 36 댓글 7
							

농담반 진담반으로 선덕의 진짜 메시지는 '아이를 키울 땐 사랑을 다해서 키우자'라는 말이 있지ㅋㅋㅋ

그만큼 선덕을 본 많은 시청자들이 비담에 대한 문노의 육아방식에 문제를 느꼈던 거라고 생각해.

어린시절 겪었던 애정과 믿음의 결여는 성인이 된 후에도 비담을 괴롭히고, 결국 자신의 사랑을 제 손으로 망쳐버리는 결과를 낳고 말아.


그런데 나는 문노의 육아에서 단순한 애정의 결여만이 문제가 됐다고 보지 않음.


아동폭력의 피해자에게 남는 학대의 상처 중 하나가 바로 선악 구분, 즉 도덕적 관념의 부재라고 해.

문노는 비담과의 대화를 미루어 봤을때 선악에 대한 분별을 선천적인 능력이라고 인식한 것 같지만, 기실 선악이란 지극히 사회적인 관념이고, 이는 성장과정에서 사회화 과정을 거침으로써 형성되는 개념이야.

일반적인 가정의 경우 기초적인 선악 구분은 부모에게서 배워. 착한 일을 했을 때는 부모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받고, 나쁜 일을 했을 때는 부정적인 반응을 받음으로써, 뭐가 해도 되는 일인지, 하면 안되는 일인지, 사회에서 통용되는 않는 행동에는 무엇이 있는지 배워나가는 거지.

그런데 폭력이 이루어지는 가정에서는 이런 구분이 존재하지 않아. 차라리 부모가 일관적으로 아이에게 부정적인 피드백만 줘버리면, 아이도 그냥 부모에 대해 포기하게 되고, 알아서 처신할 방법을 찾음.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 학대를 하는 부모에게도 상대가 어린 아이이고 제 자식이라는 자각이 아주 없지는 않기 때문에, 드물게라도 애한테 잘해주려고 하는 행동을 보인단 말이야. 문제는 이렇게 긍정적인 피드백/부정적인 피드백을 할 때의 기준이 부모의 기분에 따라 제멋대로이기 때문에 오히려 아이에게는 더 큰 혼란을 주게 됨.

문노의 경우에는 사회에서 인격적으로 존경받는 사람이지만, 아니 인격적으로 존경받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포기한 자식'인 비담에게도 정서적인 학대를 하는 동시에(나는 문노의 행동도 충분히 아동학대에 들어갈 수 있다고 봄) 나름대로 보호와 애정을 주었을 거라고 생각함. 비담이 끝까지 스승을 완전히 증오하지 못하고, 문노에 대한 애증에서 항상 증오보다 애정이 한 끝 더 앞서있었던 것을 생각해봐도 말이지. 

이런 혼란스러운 양육자의 태도는 일단 아이로 하여금 도덕적 관념을 제대로 배우지 못하게 함.


또한 이런 양육태도가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경우 일종의 성격장애(정확히 말하자면 경계선 성격장애)도 가질 수 있게 됨.

선악의 구분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인간관계도 부모로부터 배움. 일반적인 가정에서는 부모가 그어놓은 일정 선을 벗어나면 혼이 나게 되기 때문에, 아 내가 어떤 짓을 저지르면 사람들과 어울리기 힘들겠구나, 내가 이러이러하게 행동하면 다른 사람으로부터 믿음을 받을 수 있겠구나, 하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알게돼.

그런데 부모가 명확한 기준 없이 그냥 주관적으로 학대와 방임/애정과 보호를 번갈아가면서 행동하게 되면, 아이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감을 잡을 수 없는거지. 분명 부모가 자신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고, 자기 말에 순종하면 애정을 주는 것 같기는 한데, 동시에 자기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폭력을 휘두름. 작중에서도 문노는 비담을 훈육할 때 징벌만 내리고 그게 왜 나쁜 행위인지 설명해주지를 않음. 더욱이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이유(육식을 했다던지)로도 너무 쉽게 언성을 높이고 혼을 냄.

부모에게서 온전한 애정을 받지 못한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을 무조건 이해하고 사랑해줄 사람을 갈구하게 되는데, 동시에 그 대상과의 관계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불안해 함. 왜냐하면 부모라는 가장 중요한 첫 인간관계에서, 자신을 사랑하고 보호해주는 사람은 동시에 자신을 공격할 것이라는 관념이 박혀버렸기 때문임. 그래서 계속 상대의 마음을 의심하고 시험하려 하고, 상대방이 조금이라도 자신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품으면 거기에 대해 엄청나게 예민하게 반응함. 아무리 사이 좋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인간인 이상 가끔 서로한테 짜증낼 수도 있고 싫어할 수도 있는건데, 이걸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지.


모호한 선악 개념과 극단적인 애정결핍. 비담을 구성하는 주요 캐릭터성인 이 두가지 특징은 일관되지 못한 양육태도를 가진 부모 밑에서 학대받은 아동에게서 나타나는 징후와 놀랄 정도로 일치함.

문노는 비담이 어린시절 저지른 엄청난 행동+비담이 미실의 친자라는 사실 때문에, 비담의 모든 행동에 예민하게 반응했고, 제자의 행동을 교정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채 그냥 비담을 외면하거나 억압하려고만 했어. 이런 문노의 심정이 아주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성인이 될 때까지 비담의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는데 일조했지...


이런 성격장애는 정신질환 중에서도 정말 치료하기 까다로운 케이스래. 상담자에게도 일방적으로 집착했다가 상대가 자신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켜주지 않으면 혼자서 실망하고 상대방을 원망하고, 다시 집착적으로 사랑하고 이짓을 계속 반복하기 때문.

그런 의미에서 비담을 변화시킨 덕만은 정말 대단한거야. 처음 선덕여왕을 봤을 때는 어떤 상황에서도 비담을 끝까지 믿어주고 사랑했던 것만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보니 쌍방 이루어지기 이전의 덕만도 정말 사람 다루는 재주가 있었던 것 같음. 공주 시절에 덕만은 비담이 뭘 잘하거나 하면 엄청 칭찬해주고 우쭈쭈 해주는데, 반대로 (객관적으로 봐도) 혼날 만한 짓을 하면 정말 엄하게 대함. 그리고 그렇게 혼낸 뒤에는 깔끔하게 끝내고, 또 칭찬 받을 짓 하면 칭찬해주고, 애가 너무 괴로워보이면 걱정도 해주고 위로도 해주고, 애정(이 때는 주군으로서의 애정이지만)도 줌. 비담의 결핍이 아주 오랜 세월동안 쌓인 상처의 결과물인 것처럼, 그게 온전히 치유된 것도 짧은 시간 나눈 덕만과의 사랑 뿐만이 아닌, 보다 긴 시간동안 형성된 믿음과 관계의 결과라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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