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링크: http://archiveofourown.org/works/482474
제목: Timing
작가: azriona
존은 식탁의자에 앉아, 지난 2주간 밀린 생활비를 계산하고 있었다. 그닥 즐거운 일은 아니었다. 옆에서 건장한 성인 남성 하나가 2살짜리 꼬마처럼 굴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랬다.
“지루해!”
존은 가볍게 무시하며 돈을 “제 때 깔끔히 갚아야하는 돈뭉치” 와 “몇 주정도 더 미루다 내도 될 돈뭉치” 로 나누고 있었다. 첫 번째 뭉치가 압도적으로 컸다.
“차!”
존은 첫 번째 뭉치로 손을 뻗어 먼저 전기세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상당히 오랫동안 밀려있던 요금부터 내야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다 센 돈을 조심스레 뭉치에 내려놓았다.
“존, 차타줘!”
다음은 통신 요금 차례였다. 다행히 다른 요금들보다는 적은 양에 존은 마침내 문자 이용내역서(셜록이 보낸 문자기록들로 가득한)에 사인을 하고, 나름 안심하는 표정으로 가계부를 꺼냈다.
존이 가계부를 적고 있는 동안 셜록의 핸드폰에서 전화 알림음이 부르르 울렸다.
“전화왔어!!”
“너 폰이야.” 존이 올려다보지도 않고 대답했다.
“응, 그래서 전화기가 어딨는데?”
“내가 어떻게 알아.”
전화기는 계속 울렸다: 셜록은 종이 더미와 배개를 사방으로 내던지며 수색을 진행하다가 마침내 냉장고 안에서 핸드폰을 발견했다. 존은 이제 핸드폰이 저런 장소에서 발견되는 것 정도야 하나도 이상하지 않다고 믿기로 했다.
“레스트레이드 경감이야.” 셜록이 희망찬 목소리로 말했다.
“저런, 어떡해. 또 누군가가 죽었을지도 몰라.” 존이 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흥미로운 사건일 경우에만 말씀하십시오.” 셜록이 ‘과연 레스트레이드가 흥미를 끌만한 일을 찾아낼 능력이 될지 의심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레스트레이드가 말하는 동안 플랫에서는 잠시 정적이 일었다. 존은 인터넷 사용 요금을 쭉 훑어보며 셜록의 전화 내용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다.
약 30초정도 간략한 사건 설명이 끝나자, 셜록은 이 이야기를 “지루하다“고 판단하기로 했다.
존은 그만 실망으로 식탁에 머리를 박을 뻔했다.
“오 잠깐만요, 그 디테일까지는 말한 적 없었잖아요,” 그리고는 셜록이 확연히 흥미를 보이는 얼굴로 말했다. “그럼 한 시간 반 후에,”
셜록은 전화를 끊고 폭팔하듯이 “좋았어!”리고 크게 소리치며 주먹을 허공에 쥐고 흔들었다. 존의 가슴도 함께 훌쩍 뛰었다.
“알고보니 지루한 사건이 아니었나보네?”
“하나도 지루하지 않아, 존. 4명의 여성이 정확히 같은 시각에 각각 도시의 다른 곳에서 완전히 똑같은 무기로 살해됐다고. 이건 환상적이야, 너무 멋지다고, 내가 며칠간 바래왔던-”
존은 한숨을 쉬고는 계산기를 찾으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지막으로 책상에서 봤던 거 같았는데-
“잘됐네. 나는 한 시간 후에 진료보러 나가야하는데.”
“이번에는 너 없어도 돼. 이정도 사건이라면 내일 저녁 먹기 전까지는 완전하고 깔끔하게 해결돼있을 꺼라 장담하지.” 셜록이 신나게 말했다. 그가 식탁 근처를 춤추듯 한 바퀴 돌고는 코트를 낚아챘다. “그 돈 계산하던 거나 마저 해, 존. 나 기다리지 말고.”
그리고 세 가지 일이 일어났다, 그것도 한꺼번에 말이다.
존은 계산기를 찾았고,
셜록은 목도리 매듭을 지었으며
아무런 경고도 없이, 마치 매일 그런다는 듯이 셜록이 신나서 존의 어깨를 붙잡고 그에게 입을 맞췄다.
진짜, 제대로.
그것도 입술에다가.
존이 솔직하게 인정하자면, 그것도 상당한 솜씨로 말이다.
셜록은 어깨를 놓아주고는 깡충깡충 즐거운 발걸음으로 플랫에서 나갔다. 닫히는 문 뒤로 계단을 쿵쾅쿵쾅 울리며 뛰어 내려가는 셜록의 발자국 소리만 울려퍼졌다.
한편으로 존은 책상에서 굴러 떨어져, 몇 분 동안이나 방금 일어난 일을 진지하게 생각해보았다. 이쯤 되면 사람들이 사방에서 튀어나와서 “서프라이즈!”라고 외칠 때도 됐는데.
그리고 그때 계단에서 요란하던 발소리가 갈수록 점점 잦아들고는 반 쯤 가자 아예 멈췄다. 발소리는 조심스럽게, 훨씬 조용하게 다시 계단을 올라왔다. 문이 열렸고 반대편에 셜록이 서있었다. 그리고 존은 셜록의 당황하고 충격받은 표정이 자신의 표정과 똑 닮아있을 꺼라 믿었다. 적어도 그의 현재 상태와 닮아있었으니까.
“내가 방금 너한테 키스했어.” 셜록이 말했다. 몸에 맞는 옷을 입어보는 것처럼 단어 하나하나를 시도해보는 마냥 조심스럽게 말이다.
“그래, 그랬지.” 존이 대꾸했다.
“옛날에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는데.”
“그래, 그랬겠지”
“흠..” 셜록이 말했다. “한꺼번에 벌어진 4건의 살인사건으로 급격히 분비된 아드레날린에 의한 일종에 반사작용일까?”
“그랬다면 조금은 덜 좋을꺼야,” 존이 대답했다.
“맞아.” 셜록은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양 손가락의 끝을 맞대어 입을 툭툭 두들겼다. “음..그러니까..어..어떤 부분 때문에 조금..덜 좋았..을거라는 거야?”
존은 생각해보았다. 조금 오래 걸렸다. “타이밍.”
“아, 그렇구나,” 하고 셜록이 말했다. 그리고 열린 문을 다시 닫았다. 이번에는 훨씬 느리고 조심스럽게. 다시 계단을 내려갔다.
존은 발자국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아까처럼 발소리는 반 쯤가서 멈추고 다시 올라왔다.
“그럼 타이밍 말고 키스 그 자체만 봤을 때, 그건 괜찮았어?”
“응, 그런 것 같아.” 존이 말했다. “근데 막상 할 때는 키스에 대해 많이 생각하려하지 않았어.”
“오, 왜?”
“글쎄, 타이밍?”
셜록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문을 닫았다. 이번에는 발걸음이 멈추기까지 반도 가지 않았다. 세 번째로 문이 열렸을 때 존은 셜록이 말을 꺼낼 때까지 기다리지도 않았다.
“아, 정말 넌 못말리는-” 그리고 존은 두 걸음만에 방을 가로질러 셜록에게 다가가, 입을 맞췄다.
제대로.
완전히.
심지어 혀까지 써가면서.
“오,” 셜록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서 가서 사건이나 해결해,”존이 말했다. “나는 돈을 계산해야하니까,”
“알았어,” 멍한 셜록이 대답하고 존을 셜록의 등을 억지로 돌려 문 밖으로 밀어냈다. 그리고 문을 잠궜다.
셜록은 예상대로 다음 날 저녁까지 사건을 다 해결했고, 셜록이 돌아왔을 때 존은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전 날 일로 용기를 얻은 셜록은 넓은 보폭으로 방을 가로질러 코트를 바닥에 내팽게치고는 존을 뒤집어 세워서 키스했다.
제대로.
완전히.
존이 어깨에 손을 얹고 더 가까히 끌어당기는 행동으로 답장을 하자 셜록은 이루어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
키스는 꽤 오랫동안 이어졌고, 결국은 공기가 부족해 입을 때었다.
“타이밍 어땠어?” 셜록이 간절한 눈빛으로 물었다.
“전보다는 나아,” 존이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근데 넌 지금 얼굴을 찌푸리고 있잖아. 왜 찌푸리고 있는 거야? 이번에도 뭔가가 잘못된 거야?”
“응” 존이 셜록을 침실로 끌고 들어가며 말했다. “장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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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안녕! 며칠 전에 온 뉴비야! 서툰 번역 읽어줘서 고맙고 지적은 환영이야!
앞으로 이렇게 자주 번역 올리러 찾아오고싶은데 혹시 괜찮을까..? 조용한 갤에 피해나 끼치는거 아닌가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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