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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ㅃㄱㅁㅇ)공연장 안내도우미의 공연장 미스테리 이야기-두번째

ㅇㅇ(61.75) 2017.07.17 17:00:02
조회 2519 추천 41 댓글 24

바발들 안녕? 잊을만 하면 또 나타나는 전직 공연장 안내도우미야

매번 글에 바발들의 댓글에 너무너무 놀라고 고마워하고있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내 이야기에 공감하고 귀기울여줄줄 몰랐거든. 

특히 지난번에 그냥 심심해서 올려 본 무서운경험담에 그렇게 많이 무서워할줄은 몰랐어! 

오늘은 날도 너무 덥고 관극도 없는 월요일이라 공연도우미 하면서 겪은 일 중 저번처럼 좀 미스테리한 썰을 몇개 풀어볼게.


참고로 말하자면 나는 신기가 있다거나 그렇지는 않아. 그런데 기는 좀 센편이라 무당들도 날 좀 무서워해

그들의 말로는 내가 기가 워낙 세고 그래서 귀신들이나 잡귀들이 함부러 못한다고하고, 무당들이 자기가 데리고 있는 신들이 겁내하니까 어서나가라고

쫒겨난 적도 있었어. 사실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영감이 좀 있으셨는데, 그 영향이 아주없다고 할 수는 없어. 

실제로 내가 이상한 존재를 봤다는 공연장에서 나같은 경험을 하거나 이상한걸 본 사람은 거의 없었어. 있다고 해도 조명이 갑자기 꺼진다거나 분명 세팅해 둔 세트가 부서졌다거나 그정도? 거기서 10년 넘게 근무한 감독님도 나랑 있으면서 그런 일을 겪어본거지 그전까지는 귀에 들리거나 본적은 없었다더라고. 

짧은 서두는 여기까지 하고, 오늘 당장 생각나는 세 가지 이야길 풀어볼게. 


그리고 다음 이야기는 100%실화야.. 나도 이게 거짓이었으면 좋겠다..할 정도로 트라우마에 시달릴정도거든. 

다만 이렇게 이야기하고 다함께 나누면 좀 나아지더라고. 이 이야길 듣고 무더위가 조금은 식혀지길 바랄게^^


1.아줌마 어디가요?

나의 주 업무는 사무직이었지만, 대공연장 공연일정이 잡히면 전날에는 공연장 객석 정리를 했어. 뭐 대단한건 아니고 1천석 가까이 되는 의자를 하나하나 보면서 튿어진 것이 있는지, 쿠션이 꺼지지 않았는지 일일이 보는 작업이었지. 보통 나를 포함해서 4,5명의 직원이 함께 보는데, 하필 그날 사람들마다 중요한 외근과 업무가 많아서 부득이하게 나 혼자 그 좌석들을 하나하나 다 보게 되었어. 무대에서는 무대조명과 음향 등을 체크하고 있었고, 나는 객석정리를 하니까 객석에 불을 켜달라고 했지. 조명 감독님은 조명 검사를 같이 해야하니까 중간에 객석쪽 불이 몇 번 꺼질수있다고 미리 말씀을 해주셨고. 나는 1열부터 의자에 일일이 앉아보면서 쿠션감이 안좋은 좌석, 손잡이가 없는좌석 등등 체크하고 있었어. 그러다가 '불꺼집니다'고 감독님이 말했고 5초간 불이 꺼졌다가 켜졌어. 그런데 켜지자 마자 그 순간, 1층 내 대각선 가장 끝 좌석에 웬 아줌마가 앉아있는거야. 불이 꺼지기 전엔 없었어. 미동도 없이 가만히 앉아있더라고. 뭐지? 싶어서 한참을 보다가 다시 암전 후 불이 켜지자 아줌마는 없었어. 청소아줌마인가 싶어서 나는 하던 일을 계속했지. 그러고 또 암전이 되고 불이켜지자, 이번엔 그 아줌마가 그보다 2,3줄 앞 좌석에 가만히 앉아있는거야. 그러고 또 암전 후 사라지고. 그렇게 4,5번 되었나? 그 아줌마가 맨 뒤에서 슬슬슬 앞으로 오더라고. 6번째 되었을때는 A,B,C구역 중A구역에 있던 아줌마가 B구역 같은 열에 있고.. 그때까지도 그냥 심심한 아줌마인가 했어. 감독님들도 별 이야기 없으셔서 관계자가 무대 시야를 보려고 움직이는갑다 했지.. 그런데... 그 다음순간에 나는 감독님한테 뛰쳐올라갔어

왜냐고?


또 다시 암전이 되었는데 이번에는 암전이 좀 길었어... 나는 그 아줌마가 궁금해서 그쪽을 봤지... 어둠에 좀 익숙해지니까 그 실루엣이 보이는데... 그게.. 

보통 사람들이 움직이면 몸이 움찔거리잖아? 근데 그 아줌마는 쇄골부분까지만 스윽-하고 무빙워크에 이동하듯이 슬슬슬 옆으로 가더니.. 복도쪽에 다다르자 형태가 사라졌다가 다시 옆 구역으로 스륵 움직여서 가만히 있는거야. 좌우로 목을 까딱거리면서, 마치 이곳에 눌러앉겠다는듯이. 

웃긴건 그 움직임이 꼭 오뚜기같았다는 거야. 보통 사람이 앉으면 어깨가 살짝 올라가고 엉덩이가 의자에 닿으면 약간의 움직임이 있잖아. 

근데 그것은.. 머리, 목, 쇄골 밑에 오뚜기처럼 되있는듯이 좌우로 바이킹처럼 왔다갔다하더라고. 

무대 위 감독님들한테 저 아줌마 누구냐고 하니까 아무도 못봤대. 오히려 나보고 왜 허공을 보고 자꾸 놀래냐면서, 너 보니까 우리가 무섭다고 웃으시더라.. 

그 후로는 혼자 가더라도 꼭 객석 조명이랑 무대조명 다 켜지고 나서야 공연장에 들어가게 되었어. 


2. 데굴데굴 탁!

이건 뭐가 보인건 아닌데, 좀 신기했던 이야기야. 대공연장 2층객석을 청소하고 있었어. 그날은 1층에는 다른 직원 두 명이, 2층엔 나랑 다른 직원이 맡아서 하고 있었어. 그러다가 다른 직원이 화장실이 급하다고 나갔지. 나랑 그 직원은 청소할 때 가끔 라디오나 OST를 들으면서 일해. 그날은 살리 오슷을 들으면서 쿠션 터진곳을 꿰매고 있었는데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거야. 

"도록도록 탁, 데에에에지익 딱"

처음에는 오슷에서 나는 소린가 싶었는데, 그때 내가 듣던 넘버가 셩악장님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였거든. 그전에도 수백번 들었는데 그런 소리는 들어본적이 없었어. 

다시 집중해서 의자를 꿰매는데 또 다시 소리가 들리는거야. 근데 이게, 처음에는 '도록도록 탁, 데굴데굴 탁'이랬는데, 좀 더 집중해서 들으니까 이 소리가

"도드드드드득 따악, 지익지익 따닥" 이런 소린거야. 마치 금고 다이얼 돌리다가 맞추는 소리같기도 하고, 뒤에 소리는 치수가 큰 슬리퍼를 끄는 소리 같았어.  

그래서 오슷 소리를 조금씩 줄이니까 그 소리가 점점 크게 나더라고. 근데 그 소리가 막 울릴정도는 아니었어. 내가 귀가 워낙 예민한 편이라 오슷을 끄고 그 소리가 나는 쪽을 봤어. 2층 꼭대기에 여분석이 몇 개 있었는데 거기서 나는 소리더라고. 공연장 객석 ㅇ의자가 영화관처럼 쿠션 접이식이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소리가 그 의자를 접었다 펼때 나는 소린거야. 내가 2층 제일 앞에 있었고 그 소리는 저 멀리서 나는거라서 그 의자가 접었다 폈다는 안보였던거야. 냉큼 올라가서 그 소리가 나는 좌석에 갔는데 의자가 반쯤 접힌 상태에서 '탁탁탁탁탁'하면서 한뼘정도 틈을 두고 계속 왔다갔다 하더라고. 마치 금방까지도 누가 앉았다가 일어난것처럼. 

근데 더 웃긴건.. 쿠션을 탁 내려놨는데 엉덩이 부분이 완전 손으로 뜯어놓은것처럼 실밥이 다 플려 있었어. 분명 이 좌석은 화장실 간 직원이 꿰맨곳이었는데 말이지. 

화장실로 가서 그 직원을 찾으니까 내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나한테 '언니 나 찾았어요?"라고 하더라고. 응 왜? 말하니 그 직원 하는 말이

"나 방금 화장실에 있는데 탁탁 소리가 나더니 슬리퍼 끄는 소리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언니가 나 찾다가 못찾은줄알고 나 여기있다고 했는데 언니가 그냥 가더라고요"

근데.. 난 그때 운동화를 신고 있었어. 직원은 분명 슬리퍼를 질질 끄는 소리었다면서 난리고. 결국 그 직원이 더 무서워할까봐 그 일은 더 말하지 않았지.


3. 아저씨/

이 이야기 듣기 전에.. 나는 이 경험이 있고 난 후 한동안 책상 밑, 침대틈을 못봤어. 공연장 밑에 뭐가 떨어지면 옆사람한테 주워달라고 할 정도로 트라우마가 좀 심했어 ㅠ


저번에 그 막대기 같은 이상한 정체를 본 소공연장에서 있었던 일이야. 공연이 끝난 직후였는데, 무대 위에서는 배우들이랑 사진촬영이벤트가 있었고, 나는 객석을 둘러보면서 분실물이 있는지 보고있었어. 4열쯤 봤을때였어, 빛이 반짝 거리더라고. 휴대전화를 누가 떨어뜨렸나 싶어서 객석 밑을 보다가....

발과 다리가 보이더라고. 검정 슬리퍼에 회삭 정장양말, 그리고 듬성듬성한 털. 나는 '어머 되게 센스없는 아저씨다'하고 피식 웃다가 고개를 들었는데.. 객석앞에 아무도 없는거야. 고개를 암만 둘러봐도 아저씨는 커녕 전부 여자 관객뿐이었고. 별일이다 싶어서 또 객석 구석구석을 살피는데 또 불빛이 나는거야, 또 봤는데 그 발이랑 다리가 또 있었어. 

바발들 그거 아니. 너무 놀라면 소리가 안나는거... '억'하고 바로 고개를 들었는데 관객들은 다 나가고 배우들도뒷정리를 하고 있었어. 어느 누구도 그런 차림의 사람은 없었어. 

이제는 좀 무서워지더라고. 그 불빛이 뭔지도 모르겠고. 조명불빛이라면 계속 그 불빛이 나야는데, 특정 몇몇장소에서만 나는게 더 기분이 나쁜거야. 

마음을 추스르고 나서 대충훑어보고 나가자고 생각했어. 마지막열을 보는데.. 또 불빛이 나는거야.. 설마 아닐거야- 하고 봤는데 역시나.. 그 발과 발목이 그대로 있었어 

결국 참지못해 뛰어나왔어. 

그런데, 이 일의 후일담이 있어. 


집에 오는 길에도 계속 그것 생각이 나더라고. 간신히 떨쳐내면서 내가 맞게 봤다고 해도... 그래 의자에 앉아있던 '멀쩡한' 귀신이건 뭐건... 그래 귀신이어도 공연 되게 보고싶던 아저씬갑다 싶었지... 그러다가.. 불현듯 두 가지가 떠올랐는데..

하나는.. 내가 그 발목을 보았던 곳이.. 공교롭게 그날 빈 공석이었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 열을 봤을때...


그 공연장 마지막 열은 밑이 뚫린 의자가 아니고 뒤가 다 막힌 의자였다는거........ 그럼 그 발과 발목은... 내 바로 앞에 서있었다는 것.. 이지..




 





출처: 연극, 뮤지컬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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