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다니면 술을 자제해야해서, 벼르고 벼르다가 드디어 차가운 새벽을 가봤습니다.

남부시장 2층 청년몰에 있는데요, 1층인줄알고 찾다가 시간을 좀 썼네요.

밖은 이렇습니다.

유명한 어른의 아이스크림

사진을 찍고 기세좋게 문을 열었습니다만..!

꽉 차있었습니다.

SNS에 공지가 있듯이 겨울철에는 라임나무가 안에 있어서 5석으로 운영된다고..

문앞에 있는 안내대로 카카오톡에 연락을 남겼는데.. 빨랐습니다.

뭐 그사이에 주변 두리번두리번..

그리고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들어가면 설명을 해주십니다. 원하는 칵테일이나 맛을 말씀해주시면 만들어드립니다~ 등등.

버스에서 내려 꽤 걸은 저는 상큼한게 먹고싶어졌어요.

그래서 만들어주신 럼 베이스의 드렁큰 세일러. 라임을 으깬 것도 괜찮냐고 물어보셔서 흔쾌히 그렇다고 했어요.

바카디 카르타 블랑카와 다른 다크럼.. 이 들어간 것 같은데 잘은 못봤네요.

저 동잔은 쇼와시대에 만들어진 잔이라고 합니다. 가게에 2개밖에 없다고 하셨던거같네요. 상큼하고 쌉싸름하면서도 알콜 향미가 꽤 괜찮습니다.

두번째는 뭔가 위스키 향을 느껴보고 싶다고 하니까 주신 노아즈밀.
밸런스가 잘 잡힌 위스키라고 하십니다. 스몰 배치 버번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네요. 경험해본 위스키가 조니 블루와 짐빔 화이트밖에 없어서...
도수가 57? 쯤 된다고 하셨습니다. 먼가 바닐라같은 향이랑 다른 향들이 올라오는데 잘모르겠네요..ㅠㅠ 여러가지를 마셔보는 것보다는 한 향에 익숙해지고 그것을 기준으로 점점 넓혀가는것이 좋다고 하십니다.

세번째는 깔루아가 들어가거나 커피향이 나는 칵테일이 먹고싶어져서 말씀드리니 에스프레소 마티니 괜찮냐고 하십니다.
마티니면 뭔가 마시기 힘들것같다는 인상이 있었는데(안마셔봄)
에스프레소의 맛으로 시작해서 달콤한 맛으로 이어지다 알콜이 깔끔하게 마무리해주는 맛이 환상이었어요. 앱솔루트 컬러스 보드카였나? 무지개색깔 병에 들어있던 보드카를 베이스로 했습니다.
커피는 콩까지 즉석으로 직접 갈아서 만들어 주시네요. 향도 엄청 좋습니다.

그다음은... 리큐르 이야기 하다가 마신 찰스톤. 과일 젤리를 녹인 술같습니다. 엄청 달고 복잡한 과일향이 나요. 향이 진하고 마시면 뭔가 행복해지는 것 같은 느낌...!

그리고 차가운 새벽에 왔으니 아이스크림은 먹어봐야겠다, 해서 주문한 어른의 아이스크림. 올라가있는건 토피라고, 달고 바삭바삭한 과자(?)입니다. 버터와 설탕 등등으로 만든다는데, 버터스카치 캔디를 깨트린 맛..? 아이스크림 옆에 있는 리큐르도 버터스카치. 진짜 그 버터스카치캔디 향이 납니다. 살짝살짝 부어서 녹여먹으면 맛있어요.
다 먹으면 소주 1.5잔 정도의 알콜을 섭취하는것같답니다.

연거푸 마시고 좀 조용해졌다 싶었는데, 좀 쉬었다가 마시라고 하시며 차를 서비스로 주십니다.
알디프 사에서 나온 루이보스 가향차라고 하셨던거같은데, 차는 잘 몰라서...ㅠㅠ

그리고 속이 좀 허해서 시킨 게살크림고로케. 이건 바가 입점해있는 청년몰의 다른 음식점에서 배달해주십니다. 바 자체에는 안주를 따로 팔지 않아요. 일본의 위스키, 치타를 베이스로 한 하이볼입니다. 역시 튀김류에는 하이볼이죠.

이제 럼, 보드카, 위스키는 마셔봤으니.. 진이랑 브랜디는 집에서 마시니까 테킬라 베이스로 부탁드렸습니다. 마르가리타입니다.
도수가 꽤 높은것같은데, 소금이 다음 한모금을 마시게 하는 칵테일입니다. 역시 이것도 처음이라 한쪽에는 소금을 조금 묻혀 주셨습니다. 소금은 테킬라 전용 소금을 쓰신다고 하네요.

그리고 마지막.. 마틴 밀러 웨스트본 스트렝스...? 이름이 기네요. 진입니다. 사실 기억은 잘 안나요.. 아직 향도 잘 모르겠고.. 흑흑 술알못... 시트러스랑 그래스였나..?

다 마신 잔은 어떻게 하느냐고 여쭈어보니, 보통은 이렇게 올려두고 다 마신후에 나 이만큼 마셨다! 하는 인증샷을 찍는다더라구요. 그래서 찍어봤습니다.

사실 더 먹고 싶었는데.. 은근슬쩍 찔러도 보고 대놓고도 더주시면 안돼요? 졸라보기도 해봤는데.. 단호하십니다. 위에 찰스톤 사진 보시면 만취금지 팻말이 있는데, 뒷면은 너님금지입니다. 아직까진 너님금지를 써보신적은 없다고 하시네요. 여튼 적당히 마시는게 좋습니다.

생각보다 조용하지만 조용하지는 않습니다. 따로 음악은 없지만 옆 가게에서 부르는 음악이 있고, 사장님께서도 말을 잘 걸어주시고, 무엇보다도 술에 대한 열정이 보이는것같습니다.

바는 처음이었는데, 처음 경험하는 바로는 아주 좋은 바 같네요. 설명도 잘 해주시고, 칵테일 종류를 잘 몰라도 즐길 수 있었습니다.

P.S. 주류 갤러리 보고온거 들켰습니다.

P.S.2 긴 후기는 잘 못읽는다고 하시..는데 이건 읽으시려나?

여튼 다음에도 계속 들를것같네요. 다음에는 유즈뮬을 먹어봐야..!